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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중고도서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안대근 | | 2017년 10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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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92g | 128*188*20mm
ISBN13 9791158160647
ISBN10 115816064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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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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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오래 보고 싶은데 너무 금방 돌아서는 것들. 잠시라도 관심을 거둘라치면 기회는 이때다 하고 나로부터 도망치는 것들. 사람들. 비 오는 토요일 같은 것들. 말라버린 대파 한 단 같은 것들이 사람을 얼마나 외롭게 하는지. 또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는 가슴을 얼마나 서늘하게 하는지.
--- 「대파 한 단」중에서

음악 들어야지, 하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정신없이 다른 일을 하다가 그제야 휴대폰에 이어폰을 꽂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문득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정도의 자기방어. 귀를 닫지도 않고 열지도 않고 마음을 닫지도 않고 열지도 않고. 나를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고. 이렇게 살다가 죽겠지.
아무 소리도 없는 음악이 귀에다 말해주고 갔어. 편안했어. 조금은 슬펐어.
--- 「일 인분의 자기방어」중에서

나보고 어른이 되었냐고 묻는다면, 사실 대답하기 망설여진다. 분명한 어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중간쯤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소중히 여겨서 나는 믿음직스러운 어른이 되고 싶다. 거절의 슬픔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어른이 되면, 아껴둔 고백도 할 수 있겠지. 약해빠진 이 마음도 길가에 심어 멋진 어른의 상록수를 나는 피우겠지.
--- 「어른이 된다는 것」중에서

타인에게 무작정 쏟아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제대로 울어야 한다는 말. 제대로 울지 못하고 적당히 강한 사람이 되었으니까 나는 지금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요즘엔 말이다. 슬픔도 슬픔까지 가기 전에 알아서 잦아든다. 제대로 슬픔이 되지 못한 슬픔들이 들어차 마음에 쌓이다보면 나는 나한테 많이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적당히 강한 사람」중에서

사실 어릴 적부터 알고 있었다.
많이 커버린 나를 등에 업고 아빠를 마중 나갈 때
엄마도 힘에 부쳐 긴 걸음을 못 내딛고
다섯 걸음에 한 번씩 나를 둘러업던 것을.
그 리듬을 자장가 삼아 잠이 들었다.
--- 「엄마의 리듬」중에서

우리는 얼음과 물 같았대. 닮은 구석이 많아서 좋았지만 분명 다른 상태로 존재하는. 그것마저도 영원한 게 아니라서 함께 있는 순간이 그만큼 애틋하게 느껴졌었나봐. 얼음이 물을 닮아가거나 물이 얼음을 닮아가는 건, 내가 나를 잃어가거나 네가 너를 잃어가는 거니까 더이상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수 없는 사이가 되는 거잖아.
--- 「상태의 차이」중에서

내가 너를 좋아했던 이유는 말이야. 겉보기에 말괄량이고 걱정거리 하나 없는 사람일 줄 알았는데, 성실하게 살고 있는 하루를 보았을 때 참 멋있어 보였어. 어떤 책임의 무게를 짊어진 어른처럼 보였어. 그리고 틈틈이 보이는 모습, 손가락 사이의 햇살처럼 삐져나오는 따뜻함에서 넌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구나 느껴져서 좋았어. 좋은 어른들 밑에서 좋은 모습으로 자랐다고 느꼈거든. 네 앞에서는 나도 우리 가족을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 「순간들의 최선」중에서

맞은편의 속도에 맞춰가면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 다 먹지 못하고 남게 된 팝콘, 혹시나 해서 갈아신은 양말, 더 먹을 수 있는데도 남겨놓은 한 숟가락의 음식, 극장에서 봤지만 한번 더 보는 영화, 화장실 변기 위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고민하는 마음, 가지고 있어도 쓰지 않는 할인쿠폰.

좋아하는 마음은
무엇보다 강하다는 걸 믿고 있어.
--- 「좋아하는 마음」중에서

내가 어떤 사람을 가졌다고 생각했을 때, 행복에 겨웠을 때, 좀더 살고 싶다고 느꼈을 때, 어김없이 불안이 찾아온다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정들이 줄어든다는 걸 알고 있어서.
--- 「소중한 건 흐릿해져」중에서

너도 알아? 눈은 몇십억 년 전부터 내렸을 텐데, 사람은 일 년이라는 시간을 만들고, 그 365일을 열두 개로 쪼개고, 그 시간에 갇힌 눈의 ‘처음’에게 첫눈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 번거로운 일을 내가 좋아해. 매일 해오던 이불을 덮고 자는 일도 너와 하는 처음. 계절이 바뀌면 서점에 가는 일도 너와 하는 처음. 처음의 의미를 붙이는 이 번거로운 일. 너와 하는 처음.
--- 「내 처음인 사람에게」중에서

우리는 지금을 겨우 살아내고 있고, 지금의 시간이라는 건 쏜살만큼 빠르지도 않아서, 시간은 쉽사리 약이 될 수 없다.
다만 나는 오늘 하루를 견디기. 너무 잘하려고도 말고, 힘들면 힘든 대로, 서운한 마음이 들면 서운한 마음이 드는 대로, 솔직한 하루하루를 쌓아서 나 스스로 단단해지기.
--- 「솔직한 하루하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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