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은 빅 브라더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하려고 애를 썼다. 60년대쯤이라 생각했지만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물론 당의 역사에서는 혁명의 아주 초기 때부터 빅 브라더를 지도자로 혁명의 수호자로 그렸다. 그의 뭐 같은 공적은 차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더니 마침내는 이상한 원통형 중절모를 쓴 자본가들이 번쩍이는 승용차나 옆 유리창이 달린 마차를 타고 런던의 거리를 달리던 30년대나 40년대의 화려했던 시대로까지 넓혀간 지 오래다. 그의 전설 같은 업적이 진실한 건 얼마나 되는지, 꾸며낸 건 얼마나 되는지 알 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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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말에 따르면 골드스타인이나 그의 지하군대에 관한 이야기는 그저 당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 낸 쓰레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믿는 척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셀 수 없이 많은 당 대회와 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석하여 그 사람들 이름도 모르고, 그들이 의심받는 죄를 저질렀다고 믿지도 않았지만, 그 사람들을 처형하라고 소리, 소리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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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를 특징짓는 모든 신념, 습관, 취향, 감정, 정신자세는 당의 신비로움을 지속하도록 그리고 오늘날 사회의 진정한 모습을 알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현실적인 반란이나 초보적인 저항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노동자 계급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내버려 둔다면 노동자들은 반란을 꾀할 엄두를 못 낸 채, 그리고 세상이 현재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이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 세기에서 다음 세기로 계속해서 일만 하며 자식이나 키우다가 죽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에 산업 기술의 발달로 인해 노동자들에게 더 높은 교육이 필요하게 되면 그때는 위험하게 되는 것이다.

<b>권력의 독주를 경계하는 조지 오웰의 걸작<br/>현대사회마저 비판하는 신랄한 묘사</b><br/><br/>『동물농장』과 함께 70년 넘게 회자되는 조지 오웰의 『1984』는 1949년에 쓰인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1984년 세계는 세 열강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동아시아로 나뉘고 오세아니아에 속한 에어스트립 원은 그전에는 영국이었다. 에어스트립 원의 런던 시민들은 영국 사회주의당이 창조한 ‘빅 브라더’라는 신적 존재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당에서는 텔레스크린으로 시민들을 감시하며 모든 언행을 통제한다.<br/><br/>당은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과거의 사건을 수정해서 유포하고 어휘를 간결하게 손본다. 과거 날조는 비교 대상을 없앰으로써 자신이 처한 상황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게 한다. 또한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모든 체계를 이룩한 당이 최고라는 인식을 심는 데 목적이 있다. 자신이 실제로 기억하는 것과 당이 역사라고 내놓는 것의 괴리감을 이겨내고 당에서 말하는 것이 사실이라 믿는 것을 작중에서는 신어로 ‘이중사고’라고 한다. 윈스턴은 진리부 기록국에서 과거를 수정하는 일을 하다 ‘이중사고’에 부닥치면서 당에 반발심이 생긴다.<br/><br/>당에서는 신어라는 새로운 형태의 언어를 유포한다. 있는 어휘 안에서 짧고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역사를 수정하고 단어를 과하게 축약하면 당이 얻는 이득은 사람들이 단순해진다는 것이다. 빅 브라더 같은 절대적인 존재의 말만이 옳으며 골드스타인의 주장은 반국가적이고 사회질서를 혼란스럽게 하는 사보타주가 된다. 당에서 언론을 통제함으로써 국민의 실생활까지 당의 지침이라는 테두리 안에 가둔다.<br/><br/>윈스턴이 형제단으로부터 입수한 골드스타인의 책 “과두제 집단주의의 이론과 실재”는 『1984』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당에서 ‘왜’ 그러는지는 작중에서도 밝혀지지 않는다. 작중 당의 통제는 독재 자체를 경계하는 조지 오웰의 특성을 보여주는 수단이자 오늘날 시민들을 향한 경고이다. 빅 브라더 역할을 대신하는 것들을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