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종종 불안한 ‘경보 모드’로 들어가는 탓에, 아이들의 수많은 행동을 ‘즉시 저지해야 하는 위협’으로 보고는 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해서 섣불리 ‘잘못’되었다고 여기며 불편해하지 말자. 이를 확실히 염두에 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학습을 하며, 스스로 “나 그거 안 할래!”라고 말할 권리가 있다. 그때 부모가 먼저 침착함을 유지하면 아이들은 이를 보고 배우게 된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우리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또한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즉각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도 없다.
--- p.85, 「우리 손으로 짐을 내려놓아야 한다」 중에서
모든 엄마가 출산 후 8주 만에 원래의 체형을 되찾을 수 있을까? 모든 아빠가 풀타임으로 일하며 커리어를 쌓으면서 자녀들과 알차고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그럴듯한 요리를 만들고,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동시에 직장에서 인정받으며 일하는 생활을 시종 밝게 웃으면서 지속할 수 있을까? 현대인이라면 이 정도는 거뜬히 해내야 하지 않나? 인정하자. 실제로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모두를 해낼 필요도 없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아이와 짧지만 알찬 시간을 보내는 건 동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불가능은 없다고 부추기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만연하다. 하지만 가족과 자신을 끊임없이 주변 환경에 맞출 수는 없고 맞출 필요도 없다. 이를 반드시 염두에 두고, 시대적 흐름과 환경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각자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 p.103~104, 「우리 가족에게 맞는 목표 정하기」 중에서
우리는 낯선 이에게, 제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라며 고함을 치지는 않는다. 또한 아이가 유리컵을 넘어뜨리거나 유리창을 깨뜨렸다고, 낯선 사람이 우리 아이에게 큰소리를 치도록 놔두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가 아주 오랫동안, 자녀에게 크고 높은 목소리로 격렬하게 문책하는 걸 자신의 마땅한 권리라 여겼다. 이렇게 매번 야단을 맞는 아이들이 과연 강인하고 건강한 성품을 지닐 수 있을까? 아이들이 번번이 “너 때문에 정말 못 살겠다” 같은 말을 들으며 스스로 충분치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부모가 늘 부끄러워하고 억누르려 한다면, 건강한 내면을 형성할 수 있을까?
--- p.134~135, 「기다리자, 강요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중에서
아이들은 (나이에 따라 각기 다르게) 리모컨, 레고 블록, 신발, 음식, 책 등을 던진다. 지금까지 우리는 아이가 무슨 행동을 하든 침착하게 바라보며 아이 말에 경청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럼 이런 상황에서는 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일단, 당신과 당신 아이를 위해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둬야 한다. ‘아이들은 근본적으로 협동을 원한다’는 원칙에 기초하여 아이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에 더해 ‘아이는 아직 학습 과정 중에 있는 선한 인간이며 도움이 필요한 존재’임을 가정하고 시작하면 전혀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 예의 있게 굴도록 단단히 혼내줘야겠어’ 같은 생각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 p.191,「‘아이의 협동심을 이끌어내는 말」 중에서
개인적으로 나는 여러 놀이 가운데 ‘권력 전환’ 놀이가 많은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놀이 안에서 아이가 주인공이 되고 강자의 역할을 맡도록 우리가 판을 깔아주는 것이다. 권력 전환 놀이는 아이들이 무슨 놀이를 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앞서 소개한 심리학자 알레사 솔터는 각 아이마다 무조건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약 30분 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를 직접 정하여 주도적으로 놀게 해주라고 권한다.
--- p.232, 「하루 동안 아이에게 모든 걸 결정할 권력을 주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