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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옳다
나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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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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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1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96쪽 | 222g | 142*210*15mm
ISBN13 9791156756309
ISBN10 115675630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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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이나 떠오르면, 그게 출발선이다. 거기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된다. 상대가 허접스러운 자수성가풍의 이야기를 원하면 후루룩 지어서 말해주면 된다. 그럴 때면 나는 갑자기 멀리 떨어진 차터 스쿨의
우등생이 되었고(실제로도 나는 우등생이었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엄마는 나를 학교까지 데려다줄 기름값이 없어 쩔쩔매는 사람이 되었다(실제로는 나 혼자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다녔다). 상대가 체제 비판적인 이야기를 원할 수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갑자기 잘 모르는 병에 걸린 아이가 되었다(엄마는 데이트하던 개자식들 이름을 따서 아무렇게나 병명을 지어냈다. 토드-티천 신드롬, 그레고리-피셔 질환). 그리고 엄마는 내 치료비를 대느라 파산한 사람이 되었다. --- p.10

사람들이 흔히 주고받는 질문을 나도 받을 때가 있다. “무슨 일 하세요?” 그럼 이렇게 대답해준다. “고객 서비스업에 종사해요.” 사실이니까. 나로 말하자면, 많은 사람을 웃게 해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솔직한가? 하지만 사실이다. 사서가 되어도 좋겠지만 도서관은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책이라는 건 일시적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거시기는 영원하다. --- p.15

전반적으로 위험 부담이 컸는데, 비베카의 고객은 대부분 상위 중산층이거나 하위 상류층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계급의 사람들은 쉽게 빈정이 상한다. 슬픔에 찬 부유층 주부가 제니퍼 어쩌고한테서도 자신의 운세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마당에, 손목을 다친 성실한 전직 성 노동자에게 운세를 듣는다는 건 더더욱 안 될 말이지.
외모가 모든 것을 말한다. 이들은 화려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도심에서 살려고 갖은 애를 쓰면서 교외 생활의 여유도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가게 안내 데스크를 포터리반 광고처럼 꾸몄다. 나도 거기에 맞춰 그럴싸하게 입었다. --- p.19~20

하지만 참 너무하지 않은가. 이들은 도심에 큰 저택을 가지고 있고, 이들의 남편은 아내를 때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아이들 키우는 것도 도와주며, 일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늘 북 클럽에 다니며 책을 읽는다. 그런데도 슬프다니. 그들의 말은 항상 이렇게 끝났다. “하지만 난 슬퍼요.” 슬프다는 건 대개 시간이 남아돈다는 뜻이다. 진짜다. 내가 자격증 있는 상담사는 아니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슬프다는 건 대체로 시간이 너무 많다는 뜻이다. --- p.21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냄새는 무엇인지, 기운은 어떤지 묻는다. 그러면서 게임에 빠져드는 거다. 그런데 수전은 언짢아하며 말을 돌렸다. “무례한 말로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음…… 아무래도 이건 저한테 안 맞는 것 같아요.”
나는 수전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공감하면서 침묵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아직 잘 사용할 줄 모르는 좋은 무기 중 하나다. --- p.27

그 집은 숨어 있었다. 줄줄이 늘어선 네모난 요즘 집들 사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빅토리아 시대의 저택. 그래서인지, 과거가 살아 숨 쉬는 듯 생생하고 빈틈없는 모습이었다. 건물 정면 전체가 정교하게 조각된 석조물이었다. 꽃과 가늘게 세공된 무늬들, 우아한 나뭇가지와 펄럭이는 리본. 게다가 대문은 실제 사람 크기로 조각된 두 천사에 에워싸여 있었다. 천사들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감명을 받은 듯 황홀한 얼굴로 서 있었다. --- p.35~36

“엄마.” 아이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밝고 천진한 미소가 금세 떠올랐다. “보고 싶었어요.”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아이, 잭. 마일즈는 동생과 똑같이 행동하고 있었다.
마일즈는 수전을 안으러 다가왔다. 걸을 때도 어깨를 살짝 구부리고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잭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했다. 마일즈는 양팔을 벌려 엄마를 감싸 안고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수전은 마일즈의 어깨 너머로 나를 바라보았다. 두 뺨이 붉어지고, 입을 앙다문 모습이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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