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놀랐다.
서울 밤하늘을 불꽃놀이처럼 수놓은 총격전에.
너무나 무방비 상태인 서울 하늘에.
시민들의 머리 위에서 총격전을 감행한 짐승 같은 수경대에.
수경대원 한 명 사망! 한 명 의식불명 상태! 중경상 12명! 수경기 한 대 파손! 민가 3채 전소! 차량 20여 대 파손! 민간인 20여 명 중경상! 그리고 김현 도주!
고려일보는 김현 관련 특종기사를 냈고,
야당은 시가전의 원인이 된 경찰특공대의 작전실패와 도심지 발포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정부는 관련자 모두를 징계했다.
대부분의 신문에선 육 ∙ 해 ∙ 공 모두 대형사고가 터지더니, 탈주범으로 인해 청계천 지하와 도심까지 재난의 중심이 되었다며 유언비어 성 기사들로 정부를 비난했다.
고려일보만은 김현의 과거와 과도한 수경대 임무 그러한 임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수경대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는 등… 차별화된 기사로 연이은 특종을 터트렸다.
기사의 파급효과는 대단한 것이어서, 현 시국에 불만을 갖고 있던 많은 국민들의 암묵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고려일보의 김관용 기자는 도심 상공에서 총격전을 펼친 김현과 수경대에게, ‘야후(Yahoo)’라는 표현을 썼다.
서울 상공에 ‘야후’ 출현!!
...
“건배!”
“위하여!”
“진짜 엿 같지 않냐구? 이래저래 사기 친 놈들은 떼돈 벌고, 나 같이 살아보려고 하는 놈은 별이나 달고!”
“맞습니다, 형님! 형님 곗돈 훔쳐 야반도주해 사채할 때, 사기로 처음 들어갔잖아요. 그게 왜 사기냐구요? 어차피 은행가서 돈 못 빌리는 것들, 우리가 돈 빌려주고 이자 좀 먹었는데.”
“이 새끼가! 누가 야반도주해, 인마?! 기차 편이 그때 밖에 없었다니까! 씨바, 청운의 꿈을 안고 비둘기호에 몸을 실었건만, 남은 건 별 다섯!”
“아까 포장마차에서 형님 이야기 들으니까 정말 열 받더구만요.”
“동생!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나 한이 많은 사람이야!”
“저도 못지않다 아닙니까?”
“아까 첨 보는데, 느낌 팍 오더만~.”
“부모에게 버림받고, 고아원 뛰쳐나와 안 해본 거 없이 졸라 굴렀지만, 결국 중국집 주방보조로 끝나게 생겼어요.”
“야~ 동생, 기막힌 스토리를 갖고 있었구만!”
“자식 버리는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어?”
“세상사는 거 재미도 없고, 될 대로 되라 예요, 요즘은.”
“그라믄 되나? 한창 팔팔한 남자가?”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뭘 하다니? 사회 기강을 바로 세우는 거지!”
“네?”
“내가 빵에서 나올 때 결심한 게 있다. 이 세상에 복수하는 것!”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