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안하는 맞춤 레시피를 통해 변화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재료들로 예쁜 도시락을 10분 만에 가뿐하게 만들고, 냉장고에 붙인 제철 채소 목록을 살펴보면서 오늘의 계절을 느끼고, 집에 남은 식재료를 떠올리며 경제적으로 장을 보고, 가까운 친구를 불러 능숙하고 여유 있게 요리 하나를 만들고, 동료의 어제 무얼 먹었냐는 질문에 입꼬리를 슬쩍 올리는 하루를요.
--- pp.7~8, 「프롤로그: 한 사람만을 위한 우편 레시피 처방전」
도시락은 아침에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른 새벽에 일어나 요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한숨이 저절로 나오죠. 그래서 저는 전날 저녁에 미리 해둘 수 있는 음식으로 도시락을 싸는 걸 추천해요. 반찬이나 토핑을 미리 만들어두고 아침엔 밥만 해서 담는 방식으로 말이죠. 흩뿌림 초밥도 이렇게 만들기 때문에, 하루가 바쁜 분들께 적극 권해드리고 싶어요.
--- p.27, 「아침에 요리할 시간이 없어요」
매 끼니 준비로 일주일 내내 고생했다면, 일요일은 좀 쉬어주면 좋잖아요? 크레프는 그럴 때 느긋한 냄새가 나는 풍경을 만들어주는 음식이랍니다. 한 사람이 크레프를 굽고 있으면 나머지 가족들은 냉장고 속 재료를 몽땅 꺼내 좌르르 늘어놓기만 하면 되는걸요.
--- p.47, 「식성이 다들 달라서 아주 골치입니다」
친구들이 깜짝 놀랄 만큼 근사하면서도 만들기 쉬운 음식을 찾는다는 사연에, 아주 좋은 요리가 떠올랐습니다. 오븐이 있다면 미니 크루아상이라든가 작게 자른 키슈(프랑스식 파이)를 만들면 되지만, 오븐이 없을 땐 빵 위에 이것저것 발라내는 ‘타르틴’이나 ‘브루스케타’가 최고예요.
--- p.52, 「친구들이 감탄할 만한 집들이 요리를 하고 싶어요」
조리 공간 확보는 요리 생활을 평화롭게 만드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라면 하나를 끓이는 것도, 프렌치 정통 풀코스 요리를 하는 것도 일단 조리대를 확보하고 나서 시작해야 해요. 맛있고 화려하고 깔끔한 요리는 좋은 도구, 기기 없이도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 그렇지만 적당한 조리 공간 없이는 라면 하나도 평화롭게 끓이기 힘들어요.
--- p.66, 「주방이 너무 좁아서 요리하기 힘들어요」
냉장고 지도를 한번 그려보면 ‘이렇게 많은 식자재가 숨어 있었다니’ 하고 놀라게 될 거예요. 평소 자주 먹는 재료가 무엇인지, 자주 버리는 채소는 무엇인지가 한눈에 파악되어서 식단이나 장볼 목록을 작성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요리할 시간이 부족한 분들은 냉장고 지도를 그려두면 메뉴를 정하는 데 시간이 훨씬 줄어들어서 좋아요.
--- p.122, 「냉장고는 가득 차 있는데 먹을 게 없어요」
금귤류 샐러드는 바게트를 곁들여 전식 메뉴로 먹어도 훌륭하고, 간단한 와인 안주로도 그만이에요. 그렇다고 비싼 자몽이나 천혜향을 일부러 살 필요는 없어요. 겨울에 귤이나 오렌지를 한가득 사두고(가끔 한 박스가 선물로 들어오기도 하죠) 먹다 보면 조금 질릴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이렇게 샐러드로 만들면 색다르게 과일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 p.138, 「색다른 맛의 샐러드를 만들고 싶어요」
저는 ‘오늘의 나는 어제 내가 먹은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라는 말을 믿어요. 여기에서 ‘오늘의 나’는 ‘오늘도 잘 살아가고 싶은 나’를 줄인 말이에요.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잘 살아갈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음식을 소중하게 대하고 싶은 거죠. 그 음식을 누가 만들었는지, 어디서 누구와 나누었는지, 어떤 맛이었는지를 오래 기억해두고 싶어서 매일 식사 일기를 씁니다.
--- p.202, 「매일 하는 식사가 즐겁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