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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83쪽 | 478g | 140*200*30mm
ISBN13 9788971847992
ISBN10 897184799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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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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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양억관
전문 번역가이다. 옮긴 책으로 『베드 타임 아이스』, 『120% COOL』, 『탐정 갈릴레오』, 『아빠는 가출 중』, 『프리즌 호텔』, 『한밤중에 행진』, 『우리가 좋아했던 것』, 『용의자 X의 헌신』, 『슈퍼마켓 스타』, 『중력 삐에로』, 『러시 라이프』, 『69』, 『나는 공부를 못해』, 『스피드』, 『남자의 후반생』, 『교양으로 읽어야 할 중국지식』,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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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쓴 우산_ 뜻밖의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게 된 에미의 이야기
열한 살 생일에 새 목발을 선물 받은 이즈미 에미가 주인공이다. 하굣길에 갑작스레 비가 내리면서 같은 반 친구 다섯 명이 에미의 우산 속으로 뛰어든다. 에미는 비좁은 우산 속에서 몸이 젖는 것이 내심 속상했지만 친구들의 환심을 사는 게 싫지 않아서 참고 걷는다. 그러다가 신장병 때문에 학교에 잘 나오지 못하는 유카를 발견하고, 유카의 우산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을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졸지에 목발 신세를 지게 된 에미는 모든 것이 친구들 때문이라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는다.
“유카, 네가 모르는 거 같으니까 좋은 거 하나 가르쳐 줄게.”
“응.”
“미안하지만 그거, 반은 네 탓이야.”
스스로도 놀랄 만큼 말이 술술 흘러나왔다. 너는 그 기세로 사고 직전의 일을 단숨에 설명했다. 유카는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을 찡그렸다. 난 왜 이리 한심할까. 너는 생각한다. 내 멋대로 친하지도 않은 주제에 우산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뿐인데. 유카는 아무 잘못도 없잖아. 그런 생각을 하니 오히려 말이 더 잘 흘러나온다.
“네 탓이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p.26


꼬인 위치_ 갑작스런 라이벌의 등장으로 골치가 아픈 후미의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에미의 남동생인 후미. 후미는 모든 분야에서 일등을 놓치지 않는 말 그대로 ‘엄친아’이다. 그러나 새로 모토가 전학을 오면서 최강자였던 후미의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반 아이들은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은근히 즐기면서도 둘의 실력을 끊임없이 비교한다. 후미는 그런 모토가 밉기만 하고, 어떻게든 그를 이기려고 든다. 사진을 한 장만 더 찍자면서 누나가 손가락으로 정글짐을 가리키며 말했다.
“둘 다 내가 말하는 위치로 올라가 봐.”
너와 나카니시는 입체 격자 모양의 모서리 부분에 앉았다. 서로 외면하고 있는 형상으로, 단도 줄도 다르다. 누나가 ‘꼬인 위치’라고 가르쳐 주었다. 중학교 수학에 나오는 용어라고 한다.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두 개의 직선이 평행은 아닌데 교차하지 않아. 어긋나 있다고 할까, 공간의 안쪽 깊이가 다르다고 할까……. 아무튼 지금 너희 같은 관계를 꼬인 위치라고 해.”--- p.77


카멜레온을 만나다_ 친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개인기를 연마하는 호타 이야기
어느 무리에나 잘 섞이는 성격 좋은 호타. 화려한 언변과 개인기로 항상 반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호타는 자신만의 ‘비밀 노트’를 갖고 있다. 중학교 입학 이후, 개정판을 거듭한 비밀 노트는 사실 반 여학생 열아홉 명의 친밀도를 분석한 표이다. 호타는 누구누구가 친하고 또 누구누구가 앙숙인지를 매일매일 분석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성격 때문에 카멜레온이라는 비난을 받고 따돌림을 당한다. 쉬는 시간, 혼자 화장실에 갈 때의 그 허전함과 창피함을 잊지 못한다. 혼자 묵묵히 집으로 돌아갈 때의 쓸쓸함이나, 그걸 엄마한테 들킬까 봐 불안해 했던 기억은 아직도 가슴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마리는 진짜 ‘전쟁’을 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힘을 모두에게 과시하기 위한 제물이 한 명 필요했을 뿐이다. 너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분했다. 자신이 제물 정도의 존재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몹시 분하고, 한심하고, 서글펐다. 결국 너는 네 역할을 대신할 대역을 만들었다. 그것도 동시에 두 명이나.--- p.97~98


가위바위보_ 뭐든 남들보다 뒤처지는 미요시의 이야기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무엇 하나 잘 하는 것이 없는 미요시는 후미와 초등학교 때 둘도 없는 단짝 친구였다. 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어색해진다. 「꼬인 위치」에서 라이벌로 등장한 후미와 모토는 어느새 절친한 친구가 되어 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미요시의 마음은 헛헛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미요시는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이 후미와 얼마나 친했는지를 강조하다가 그만 말실수를 하면서 후미를 위기에 빠뜨린다. 나 후미하고 친해, 하고 말해도 처음에는 아무도 믿어 주지 않는다.
“진짜야. 거짓말이 아니라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였던 친구들이 증인이다. 가능하면 저학년 때 한 반이었을수록 좋다.
“야, 나 후미하고 친했던 거 맞지? 진짜 친해서 학교 끝나고 집에 갈 때도 항상 함께였잖아, 우리.”
증인도 수긍해 줄 거다.
“불알친구이기도 하고. 개구쟁이 시절부터 알았으니까 뭐, 친구라기보다 쌍둥이 형제 같은 사이라고 할 수 있지. 굉장하지? 깜짝 놀랐지? 꿈에도 생각 못했지?”
너는 득의양양하게 말하고 히히히, 웃는다. 거짓말은 아니다. 초등학교 3학? 때 두 사람은 우정을 맹세한 사이였으니까.
“우린 진정한 친구야.”
지금도 딱히 절교를 한 건 아니다. 다만 소원해졌을 뿐이다. 요즘은 예전처럼 어울리지 않을 뿐이다.
“친구라지만 너하고 후미는 레벨이 다르잖아.”
누군가 그렇게 말한다면 아무 대꾸도 할 수 없다는 것뿐이다.--- p.126


고양이 눈_ 단짝 친구가 연애에 빠져 쓸쓸한 하나 이야기
중학교 2학년인 하나는 시력 이상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안과에 가서 진료를 받아 보아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 하나에게는 시호라는 친구가 있는데, 시호는 현재 토가와라는 남자 친구에게 푹 빠져 있는 상태다. 시호는 하나에게 늘 입버릇처럼 우리는 평생 친구라고 말하지만, 토가와를 만나지 못하는 날만 하나를 찾는다. 하나의 증세는 점점 더 심각해져 가고, 우연찮게 자신의 병명이 심인성 시력 장애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유카가 없어서 쓸쓸하지 않니?”
에미는 운동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설핏 웃은 다음 입을 열었다.
“별로 외롭지 않아.”
“……친군데?”
에미가 또 웃었다. 너는 정색을 하고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단짝이라면 적어도 떨어져 있을 땐 쓸쓸한 거 아니니?”
여전히 묵묵부답. 너는 더욱 발끈하고 말았다.
“친구가 된다는 건…… 그 애랑 쭉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래서 친구가 되는 거 아니야? 그런 애를 친구라고 하는 거잖아? 그게 단짝이잖아?”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는데 갑자기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올랐다. 분하고, 쓸쓸하고, 서글픈 감정이 뒤섞이다 가슴을 타고 오르며 눈두덩에 쌓여 갔다.
“……미안한데, 에미 넌 너무 냉정해.”--- p.191~192


마지막 밸런타인데이_ 잘난 후배 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토
중학교 시절의 마지막 밸런타인데이. 사토는 초콜릿을 은근히 기대하지만,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건 축구부 후배인 후미와 모토이다. 두 사람은 학생회에서도 회장과 부회장을 하고 있고, 축구나 다른 운동에서도 사토보다 월등한 실력을 자랑한다. 그 모습을 아니꼽게 여기던 사토는 후미와 모토에게 정식으로 대결을 제안한다. 너는 후미에게서 눈을 돌리고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몸을 흔들며 말했다.
“너, 날 우습게 보는 거지?”
“……아닙니다.”
“그럼 왜 가와노한테 고자질했어?”
후미는 아! 하고 입을 벌리더니 순간 겸연쩍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날 우습게 보는 게 아니고 뭐야, 어?” 하고 내가 노려보았을 땐 이미 예의 그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p. 208~209


종이학_ 집단 따돌림의 상처를 극복하려 애쓰는 니시무라 이야기
새로 전학을 온 니시무라는 유카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반 아이들에게 종이학을 접어 병문안을 가자고 제안한다. 다른 아이들은 좋은 일이라며 종이학 접기에 동참하지만 단 한 사람, 목발을 짚고 다니는 에미만은 냉담하다. 하지만 우르르 몰려들었던 아이들은 하나 둘 종이학 접기에 흥미를 잃고, 니시무라만 종이학 접기에 열을 올린다. 사실 니시무라에게는 종이학에 얽힌 남모를 비밀이 있다. 전학을 오기 전 반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담임선생님이 반 아이들이 반성하는 의미에서 접은 거라며 종이학 천 마리를 선물로 가져왔다. 늦은 밤, 니시무라는 병실에서 몰래 종이학을 펼쳐보다가 그 안에 쓰인 온갖 저주의 말을 보게 된다.
“……혹시 초등학교 때 왕따라도 당한 거니?”
너는 망설임을 떨쳐 버리고 말했다. 에미는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표정은 그대로였다.
“난 ‘모두’를 싫어해. 모두가 ‘모두’로 있는 동안은 친구가 아냐, 절대.”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은 아니었다. 생뚱맞은 한 마디. 하지만 그 말은 신기할 정도로 매끄럽게 네 귀를 거쳐 가슴속으로 스며들었다.
“넌 친구를 많이 갖고 싶어 하잖아?”
에미는 그렇게 물은 뒤 네가 대답하기도 전에 “난 아냐.”라고 말했다.
“내 곁을 떠나도 평생 기억되는 친구 한 명이면 충분해.”--- p.265


그림자 밟기_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헷갈리는 모토 이야기
모토의 입장에서 그려진 후미와 모토의 이야기. 초등학교 때부터 라이벌인 후미와 모토는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여러 방면에서 늘 경쟁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서로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는 적이자 동지인 이들에게 여자 친구 미키가 끼어들면서 둘 사이엔 미묘한 감정의 기류가 형성된다.
“오늘 연습에 나올 거지?”
후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후미는 안심한 얼굴로 “그럼 먼저 가 있을게.”라며 뛰어갔다. 너는 멀어지는 후미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
“신경 쓰지 마! 난 벌써 깨끗이 정리했으니까.”
후미가 뒤를 돌아보며 브이 사인을 보냈다. 너도 오른팔을 쭉 뻗어 엄지손가락을 똑바로 세우고 웃어 주었다. 후미의 등이 사라졌다. 너는 웃는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져도 분하지 않은 상대, 이 녀석이라면 져도 괜찮다고 생각되는 상대……. 그래서 더더욱 지고 싶지 않은 상대였다.--- p.277


복슬강아지 구름_ 사랑하는 친구를 떠나보내는 에미만의 방법
신장병이 악화된 유카는 점점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 많아지고, 에미는 고등학교 시험을 준비한다. 입학 시험을 보러 가는 날, 에미는 지하철 역 계단을 오르다가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혀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유카의 병실은 텅 비어있다. 유카의 빈 침대에 누운 에미는 자신이 유카를 위해 그려 준 복슬강아지 구름을 바라보며, 정말 소중한 것은 유카와 보낸 지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괜찮은 거지? 유카짱, 죽는 건 아니지?”
너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호타는 빨간 눈에 눈물을 그득 담고서 오른손을 내밀며 말했다.
“악수해 줄래?”
“……왜?”
“넌 문병 가잖아. 나랑 악수한 손으로 유카짱의 얼굴이든 손이든 발이든 어디든 좋으니까 만져 줘. 난 그걸로 됐어. 네가 대신 마음을 전해 주면 되니까. 그래도 유카짱한테 꼭 말해 줘. 빨리 건강해지길 빈다고…….”
너는 목발 손잡이에서 오른손을 들어 악수했다. 호타가 두 손으로 네 오른손을 감싸고 로션을 바르듯 손바닥을 문질렀다.--- p.338


너의 친구_ 그리고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에미의 사진전이 열리는 날. 동시에 에미의 결혼식 날이기도 하다. 전편에 등장한 모든 인물들은 이제 어른이 되어 유카를 축하해 주기 위해 속속 갤러리로 모여든다. 그리고 잠시 뒤 웨딩드레스를 입은 에미가 등장한다. 에미는 그들과 인사하며 자신의 친구였던 유카에 대해 이야기한다.
“논리나 이유 따윈 아무 상관없어, 친구라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컴퓨터의 궁합 진단으로 친구가 정해진다면, 아마 세상에는 영화나 소설, 만화 같은 건 필요 없을 것이다.
언젠가 에미가 말했다. 유카하고 친구였던 이유에 대해.
“마음이 맞고 안 맞고 뭐 그런 문제가 아니야. 목발을 짚은 나랑 굼벵이인 유카의 걷는 속도가 같기 때문이었을 거야.”
그러고는 차갑게 한 마디 덧붙였다.
“단지 그것뿐이야.”
나는 에미의 그 말이 진심이라고 생각했다.
--- pp.368~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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