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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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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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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48쪽 | 720g | 140*210*36mm
ISBN13 9788947547284
ISBN10 894754728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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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면 기억이 날지도 몰라요. 이게 피해자의 몸 위에 있었어요.”
투베손은 비닐 파일에 넣은 사진을 한 장 내밀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파비안은 낙원의 섬은 어디에도 없음을 즉각 깨달았다. 그 사진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그가 아는 사진이었다. 의무 교육이 끝나는 마지막 해인 9학년 때 같은 반 학생들이 모여 찍은 사진이었다. 학급 전체가 함께 찍은 마지막 사진이었다. 파비안은 두 번째 줄에 있었고 예르겐 폴손은 파비안의 바로 뒤에 있었다. 사진에서 예르겐 폴손의 얼굴은 검은 마커로 완전히 지워져 있었다.
--- p.18

파비안은 지금도 애원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던 멜비크의 눈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때 파비안은 비누 때문에 눈을 뜰 수 없는 것처럼 두 눈을 감아버린 일을 똑똑히 기억했다. 파비안은 겁쟁이였고 다른 남자아이들처럼 그 상황을 피해버렸다. 멜비크는 어떠한 소리도 내지 않았다. 소리 내어 울지도 않았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만하라고 애원하지도 않았다. 그저 입을 꾹 다물고 그 많은 주먹과 발길을 참아냈다. 샤워기를 틀어 뜨거운 물이 몸으로 쏟아져 내릴 때에야 비로소 멜비크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때로부터 30년도 더 흐른 지금, 바로 그 샤워실에서 예르겐의 잘린 손이 발견됐다. 이 세상에 예르겐을 죽일 마음을 가장 강하게 먹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클라에스 멜비크여야 했다.
--- p.75

피해자의 아내를 사랑하다!
〈아프톤블라데트〉의 헤드라인이 날카로운 채찍처럼 가혹하게 파비안에게 날아들었다. 기사에서는 파비안이 의무 교육 학교 때 리나 폴손을 좋아했다고 하면서 파비안이 판단력을 잃은 이유가 아직도 남은 그 사랑 때문은 아닌지 묻고 있었다. 기자가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는 그 누구에게도 리나에 대한 감정을 털어놓은 적이 없었다.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수년 동안 그 생각을 단 한번이라도 해본 적이 없었다. 기자는 리나를 만난 것이 분명했다. 그것 말고는 이 기사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내가 리나에게 내 감정을 이야기한 적이 있던가? 파비안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예르손을 선택했고 파비안은 아무도 자신의 감정을 찾을 수 없도록 아주 깊은 곳에 묻어버렸다.
--- p.216

파비안이 물을 찾으러 가려 할 때 바로 뒤에서 타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왠지 연기가 나는 것 같고 몸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만 같았다. 그는 재빨리 몸을 돌렸다. 하지만 연기가 날 만한 것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걸까? 혹시 지금 집에서,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는 것은 아닐까? 타닥거리는 소리는 이제 그의 귀 바로 뒤에서 들렸고, 갑자기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제야 파비안은 자신이 불에 타고 있음을 알았다.
--- p.309

파비안은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몇 초 뒤에 눈을 뜬 파비안은 아들의 방을 둘러봤다. 오후에 집에 왔을 때 테오도르가 여기 있었을까? 그때도 마릴린 맨슨이 끔찍한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파비안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테오도르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영화를 보고 나와 여객선을 타고 덴마크에 다녀온 날임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화요일에 마지막으로 본 것이다. 오늘은 금요일이었다. 두 사람은 사흘 동안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소냐는 아들에게 전화하라고 잔소리를 했다. 물론 그는 전화를 했다. 하지만 테오도르는 단 한 번도 전화를 받지 않았고 두 사람은 문자만 주고받았다. 파비안은 그 정도로 만족했다. 아들 목소리를 한마디도 듣지 못했는데 아들이 문자를 보낸다는 사실에만 안도했다. 그의 머리에는 온통 수사 생각밖에 없었다. 파비안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테오도르가 그저 가출한 것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는 가출보다 훨씬 끔찍한 일이 벌어졌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 pp.5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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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두꺼운 책이지만 내려놓기가 불가능하다. 한자리에 앉아서 모두 읽었다.”
- 오케 에드바르드손 (『10번 방(Room No. 10)』의 작가)
“강력하게 사로잡는다. 첫 장부터 발길을 옭아매고 결코 놓아주지 않는다.”
- 미카엘 요르트 & 한스 로센펠트 (『세바스티안 베르그만(The Sebastian Bergman)』 시리즈 작가)
“지난 10년간 북유럽의 그 어떤 스릴러보다도 훌륭하다. 단언컨대 그는 스웨덴 최고의 범죄 스릴러 작가다. 요 네스뵈보다 더 매혹적이고, 스티그 라르손보다 더 심오하며, 헤닝 만켈보다 더 강력하다.”
- 토니 파슨스 (『살인자(The Murder Man)』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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