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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스러운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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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스러운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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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99g | 152*210*14mm
ISBN13 9788958076186
ISBN10 895807618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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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제이슨 레이놀즈
메릴랜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레슬리 대학교에서 청소년 창작문예를 가르치고 있다. 그의 작품 『When I was the greatest』는 2015년 코레타 스콧 킹/존 스텝토 신인상을 수상했고, 최신작인 『Ghost』는 2016 전미도서상 청소년소설 부문 후보에 올랐다. 『나의 사랑스러운 장례식』은 미국 청소년도서관협회에서 선정한 10대 소설 중 하나이며 아브라함 링컨 도서상의 2017년 마스터리스트에 꼽혔고, 캔자스 주와 텍사스 주에서 청소년을 위한 도서 목록에 선정되는 등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역자 : 변예진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영문학을 수료하고 뉴욕 메다이 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캐나다에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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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일부였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건 정말 이상한 경험이다. 그 사람과 동시에 사라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요리하는 냄새, 배경으로 깔리는 릭 제임스, 프랭키 비벌리, 아이슬리 브라더스의 노랫소리. 주전자 물이 끓으며 나는 휘파람 소리, 부엌 개수대에 흐르던 물소리…….엄마는 언제나 부엌 개수대 앞에서 스텝을 밟았다. 엄마 목소리, 엄마 목소리……. --- p.36

아빠는 토스트 긁기를 멈추었지만, 나를 보지는 않고 그저 반은 까맣고 반은 갈색인 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마음먹은 대로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바라는 대로 아빠가 정신 차리게 할 수 없었다. 이렇게나 절실히 원하는데도 말이다. 왜냐면 우리는 둘 다 만신창이고, 상처받았고, 너무 힘든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이러는 건 단지…… 심술일 뿐이다. --- p.63

얼리샤의 목소리는 초콜릿 빛깔의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에 가려 사라졌다. 그녀는 종이를 작은 사각형으로 접어 자리로 돌아가면서 관 속에 넣었다. 자리에 앉자 그녀의 어머니가 사랑하는 마음을 전부 끌어 모은 듯 그녀를 감싸 안았다.엄마의 장례식에서 목사님은 나에게 지금 나처럼 고통스러운 사람은 없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얼리샤와 나이트 부인을 보니 그들도 그때의 나와 같았다. 이 교회 안에서 그들만큼 슬픈 사람은 없다. 다시 한 번, 나는 만족감을 느꼈다. --- p.82

나 자신도 인정하기 힘든 진실은, 내가 장례식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크리스에게 이 얘길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왜 장례식에 푹 빠졌는지 알기 때문이다. 내가 괴물이라서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유가 아예 없지는 않다. 지금은 알 수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견디는지 보고 싶었다. 물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즐기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나에게만 이런 고통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면 기분이 나아졌다. 결코 다시 가질 수 없는 것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 봐. 이유가 있잖아. --- p.91

“내가 이길 때도 있고” 아저씨가 카드를 자기 쪽으로 치웠다. “내가 질 때도 있지.” 아저씨는 또 다른 카드를 뒤집었다. 2번 카드였다. 이번에는 내가 퀸을 뒤집어 이겼다. “그리고 가끔은,” 아저씨가 또 다른 카드를 뒤집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이유도 모른 채 계속 질 때도 있지. 그래도 카드를 뒤집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언젠가는 이기겠지. 계속 뒤집을 카드만 있다면 괜찮아. 그게 인생이니까.” 내가 이긴 판의 카드들을 내 쪽으로 밀면서 아저씨가 말했다. --- p.124

“괜찮아.” 그녀는 닭고기의 껍질을 벗기며 말했다. “다 지난 일이야.”
“그래도 상처는 아물지 않지.” 내가 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엄마의 표현을 빌리자면 입에서 설사가 나오는 것 같았다.
러브―아, 달콤한 그 이름!―는 닭고기를 씹으며 내가 방금 한 말을 되새기듯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입을 떼기 전에 음식을 삼켰다. 그런 다음 포크로 나를 가리켰다.
“상처가 아물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렇지. 하지만 나는,” 그러더니 그녀는 완두콩 몇 개를 집어 입가로 가져갔다. “완전히 다 나았어.” --- p.154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로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슬픔을 겪고 있는 걸 보면, 나는…… 덜 외로워져. 나만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겪는 게 아닌 거 같아서.” --- p.238

그 사진은 나를 울게 만들던 오래된 가족사진 옆에 두었다. 사진 두 장을 보고 있자니 뱃속이 간질거리며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나는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이불을 뒤집어쓰고 하품을 했는데 몇 달간 쌓인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것 같았다.이런 하품은 처음이다. 입을 다물고 나니, 나는 어느새 다시 엄마의 장례식이 열렸던 그 교회에 있었다. 이번에는 아무도 없었다. 목사님도, 울고 있던 조문객들도, 아빠도, 관도 없었다. 맨 앞줄에 앉아 있는 나와 엄마뿐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껴안고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아무 말 없이 교감하고 있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다들 어디로 사라졌을까. 장례식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이미 끝나 버렸거나.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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