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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어루만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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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어루만지면

박영란 | 창비 | 2023년 10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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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28g | 140*210*10mm
ISBN13 9788936457235
ISBN10 8936457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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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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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나를 그곳으로 이끌어 준다. 처음 그 집에 발을 들이던 날, 그 순간으로.
--- p.7

노란 아침 햇살이 비쳐 들기 시작했다. 햇살은 테라스 쪽으로 난 안방 창문에 가장 먼저 닿았다가 점차 2층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 p.12

“1층에 누가 살아. 분명히 봤어.”
--- p.18

준은 세상 모든 일을 자신이 읽은 과학책에 빗대어 해석하기 일쑤인데, 준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 역시 생각지도 못한 공상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 p.20

노란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가 기어드는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
“여기, 우리 집이에요.”
--- p.24

찰나의 흐름 속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탐색하고 측정하면서 매 순간 변화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금방이라도 습기 입자들 속으로 흩어져 버릴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
--- p.34

“숨겨 주자는 말이야.”
“숨겨요?”
“그래. 숨어 있는 건지도 모르니까.”
--- p.62

일정한 간격으로 짧은 리듬을 타는 소쩍새 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면 우주 저 먼 곳에서 오는 신호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 곰곰이 듣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서 오는 신호 같기도 하다.
--- p.103

갑자기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두려운 마음을 다잡을 시간. 하지만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기란 쉽지 않았다.
--- p.109

“아무 걱정 하지 말래.”
“누가?”
“할머니가. 그리고 장희 오빠가.”
“정말?”
“정말.”
--- p.119~120

맑게 갠 밤하늘 아래 퍼지는 새소리를 준이, 할머니가, 장희 씨가, 자작이, 종려가, 듣는다. 엄마도 듣고 나도 듣는다. 멀리 있는 아버지도 들을 것이다.
--- p.132

‘집은 잘 있어?’
라고 묻는 건 떠나온 시공간에 전하는 준만의 통신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 p.149

오래된 이곳은 누군가가 살던 자리였다. 그리고 누군가의 삶이 무너진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다른 누군가는 다시 시작한다.
--- p.15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고등학생 ‘나’는 동생 ‘준’, 그리고 엄마와 함께 단독주택의 2층으로 이사 왔다. 세상에 회의감을 느낀 아버지는 얼마 전 고향 장원으로 떠나고, 가족들도 모두 장원으로 오길 바라지만 엄마는 나의 입시 문제로 아버지의 제안을 거절하고 남매와 함께 도시에 남았다. 갑작스런 변화로 집안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반면 양자역학에 푹 빠져 있는 초등학생 준은 한 공간에 다른 차원의 존재들이 동시에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명랑함을 잃지 않는다. 어느 날 나는 집에서 들리던 미약한 종소리와 쇳소리가 1층에 숨어 사는 이들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들은 ‘서백자’라는 할머니, 그리고 ‘자작’ ‘종려’라는 이름을 가진 할머니의 어린 손주들이었다. 이들은 어떤 사정으로 1층에 숨어 있던 것일까?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책장을 넘기는 순간 초록빛 무성한 낡은 집으로 초대되고, 주인공들과 함께 낯선 소리와 냄새에 이끌려 그 집에 깃든 비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오래된 이곳은 누군가가 살던 자리였다. 그리고 누군가의 삶이 무너진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다른 누군가는 다시 시작한다.”
이 소설은 얼핏 ‘나’와 동생 혹은 ‘자작’과 ‘종려’의 가족 이야기로 읽힌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나면 그들에게 머물 곳을 제공해 준 시공간이 주인공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인물들은 그 시공간에서 몸과 마음이 자라고 또 다른 시공간으로 갈 용기를 얻는다. 이 책을 읽을 독자들과 함께.
- 김중미 (소설가)
위기를 맞은 어느 가족이 갑작스럽게 머물게 된 집에서 또 다른 가족을 만난다. 이 낯선 조우를 통해 인물들은 저마다 혼란했던 시기와 사건을 넘어 새로운 성장을 향해 나아간다. 마음속에 품었던 두려움을 내려놓고 ‘사건의 지평선’을 넘도록 이끄는 것은 서로에 대한 사랑이다. 삶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도 우리는 무언가 선택할 수 있음을, 무너진 곳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알게 해 주는 이야기다. 이 소설을 읽는 여러분이 믿음과 용기로, 우리를 어루만져 주는 시공간에 끝내 닿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조인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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