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장, 바로 그 자리에서 필요한 무언가에 더 끌린다. 지방과 설탕을 좋아한다.(이런 것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세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일이다.) 정글짐에서 노는 아이들을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켜본다.(정작 아이들 건강을 더 크게 위협하는 요인은 무시하면서.) 그러면서도 치명적이지만 저기 멀리 있는 것에는 여전히 무관심하다.
--- p.30
전 지구적 위기의 진짜 문제는 무수히 많은 고정된 ‘무관심 편향’과 맞닥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기후, 홍수와 산불, 이주와 자원 부족 등 기후변화에 따르는 재난들 중 상당수는 생생하고 개인적이며 상황이 악화되어 가고 있음을 암시하지만, 이들을 다 합쳐 놓으면 영 다르게 느껴진다. 점점 강력해지는 서사라기보다는 추상적이고, 멀고, 고립된 현상으로 보인다. 이는 기후변화가 투표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한 가지 이유이다.
--- p.32
나는 우리 가족이 정당한 몫보다 열배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음을 알고, 탐욕스러운 생활 방식을 대표한다는 것도 알고, 이런 생활방식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도 안다. 이런 집에서 내 후손이 내 얼굴을 움켜쥐고 “뭔가 해야 해요!”라고 고함치는 광경을 상상할 수도 있다. 그래도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믿음이 생기지는 않는다.
--- p.36
“사람들을 동원하려면 감정에 호소해야 한다.” 우리 행성을 구하려는 노력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시즌 중 원정경기 정도로 여긴다면 우리는 파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p.43
기후변화와 싸우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로 가장 많이 추천된 것들 중에 재활용과 나무 심기가 있지만 사실 효과는 크지 않다.
행동이라기보다는 감정이다.
--- p.75
“우리가 물리 법칙을 자유롭게 깨뜨리지 못하듯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었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자신을 구하고, 그들을 구할 능력이 우리 손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 p.94
─ 개인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활동 네 가지 66는 다음과 같다. 채식 위주로 먹기, 비행기 여행 피하기, 차 없이 살기, 아이 적게 낳기.
─ 위의 네 가지 행동 중에서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과 이산화질소에 즉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채식 위주의 식사뿐이다.
--- p.119
스티븐 호킹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지구를 떠나야 합니다. 지구는 우리에게 너무 작아지고 있고, 우리의 물리적 자원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 우리는 우리 행성에 기후변화라는 재앙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 p.147
진짜 화나는 일은 내 친구가 작가이고 심지어 열정적인 환경운동가인데, 내 책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관하여』를 읽지 않겠다는 거야. 친구라서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생각이 깊고 자연 보호에 관심이 많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화가 나. 그런 친구가 먹을거리와 환경의 관계를 알려고도 하지 않는 판에 수억 명의 사람들이 평생에 걸친 습관을 바꾸리라 희망할 수 있겠느냐고?
--- p.181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을 일종의 자살로 본다면, 우리의 자살은 그로 인해 죽게 될 사람들이 아마도 우리가 아닐 거라는 사실 때문에 더 소름끼친다.
--- p.222
기후변화에 대한 반응은 체념 아니면 저항, 딱 두 가지뿐이다. 죽음을 맞기로 결심할 수도 있고, 삶을 강조하기 위해 죽음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이용할 수도 있다.
--- p.244
십 대 때 할머니는 나치를 피해 도망치면서 자기 자신만 구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 어머니, 내 형제들, 나, 내 자식들, 내 조카들, 그리고 우리 뒤에 올 모든 사람을 구하셨다. 생명은 항상 추상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특정한 의미에서 필요불가결하다.
--- p.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