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8살 난 소녀 리즈는 멋쟁이 엄마와는 달리 겉모습 단장하는 일에 도통 흥미가 없다. 대신 조용히 세월을 보내며 늙어가는 할머니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리즈는 나중에 할머니들에 대한 책을 쓰겠다는 꿈을 가지고, 매일 공원에서 할머니들을 관찰하길 좋아한다.
공원 근처에 사는 키가 큰 리타 할머니. 리타 할머니는 78살이나 먹어 뼈가 약하긴 하지만, 무기력하거나 아들들의 눈치를 보지는 않는다. 리즈는 키가 너무 작다고 염려하는 엄마에 의해, 리타 할머니는 뼈가 약해서 성격이 고집스러워진다고 염려하는 아들들에 의해 같은 병원에서 만나게 된다.
외모가 아닌 서로의 내면을 본 리즈와 리타 할머니는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리즈가 리타 할머니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질투한 리즈의 엄마는, 리즈를 일류 모델을 길러내는 소녀 기숙사에 집어넣는다. 절친한 친구를 잃고 나날이 퉁명스러워진 리타 할머니는 아들들에게 외면당하고, 양로원에 들어가게 된다.
리즈의 엄마와 리타 할머니의 아들들의 방해로 연락조차 하지 못하는 리즈와 리타 할머니.
2장
예쁘게 꾸미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기숙사 소녀들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리즈. 무기력하고 생기 없이 시들어가기만 하는 양로원 노인들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리타 할머니. 둘은 불행하고 슬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짓궂은 소녀들을 피해 기숙사 구석 창문 쪽으로 간 리즈는, 양로원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 리타 할머니를 발견한다. 기숙사와 양로원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었던 것이다!
재회한 리즈와 리타 할머니. 둘은 기숙사와 양로원을 가로막는 철조망을 자르고, 자유롭게 만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곧 들켜서 새 철조망이 세워지고, 리즈와 리타 할머니는 다시금 헤어지게 된다. 아이들과 노인들이 왜 서로 떨어져서 만나지도 못하는지 의문을 품은 리즈는, 리타 할머니와 서로 자리를 바꾸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 리타 할머니는 소녀들과 친해지고, 노인들은 리즈와 친해진다. 소녀들과 노인들은 서로를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을 떼어내기로 결정하고, 모두를 위한 공동 정원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