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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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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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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36g | 152*210*22mm
ISBN13 9788952247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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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는 기본적으로 비극적인 시대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것을 비극적으로 취급하지 않으련다. 이미 대변동이 일어났다. 우리는 폐허 한가운데 있으며 새롭게 작은 집을 짓기 시작했고 작은 희망을 가슴에 품기 시작하고 있다. 꽤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제 미래로 향한 순탄한 길은 없다. 우리는 돌아가거나 장애물을 기어오른다. 그 어떤 재난이 닥치더라도 우리는 살아야만 한다.
--- p.8

코니는 래그비 저택을 향하여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집, 말하자면 ‘가정’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었다. 가정이라! 그 단어는 그토록 거대하고 지친 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 따뜻한 말이었다. 코니에게 사랑, 기쁨, 행복, 가정, 어머니, 아버지, 남편과 같이 모든 위대하고 역동적인 단어들이 이제는 빈사 상태에 빠져 소멸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가정은 그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사랑은 우리가 그 단어에 푹 빠져 즐길 수 없는 것을 뜻할 뿐이었다. 기쁨은 선량한 찰스 메이 같은 사람에게나 어울리고 행복은 다른 사람들에게 허세를 부리기 위해 사용하는 위선적인 말일 뿐이었다. 아버지란 자기 자신의 삶만을 즐기는 사람을, 남편이란 함께 살면서 정신적인 것이나 나누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위대한 말, 즉 섹스라는 것은 사람을 잠시 기운 나게 만든 뒤 다시 전보다 더 비참한 지경에 빠지게 만드는 일시적 흥분을 가리키는 칵테일 같은 말일 뿐이었다. 닳아서 너덜너덜해진 것들! 그것은 마치 사람이 싸구려 재료로 만들어져서 결국 닳고 닳은 뒤 무(無)로 돌아가는 것과 같았다.
--- pp.90~91

그녀는 자신이 약하고 의지가지없다고 느꼈다. 그녀는 밖에서 그 어떤 도움이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이 세상 그 어디에서도 도움은 오지 않았다. 사회는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무서울 뿐이었다. 문명화된 사회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돈과 이른바 사랑이 두 개의 커다란 광기였고 그중에서 돈이 으뜸이었다. 개인은 돈과 사랑이라는 이 두 가지 양태에 자신의 무분별한 광기를 쏟아붓고 있다. 마이클리스를 보라! 그의 삶과 활동은 광기 그 자체이다. 그의 사랑도 일종의 광기이다.
--- p.138

“다 마찬가지 운명이오. 용기(勇氣)란 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요. 자동차, 영화, 비행기가 그들의 마지막 한 방울의 용기까지 빨아먹고 있으니까. 모든 세대들이 점점 더 토끼 같은 세대들을 낳고 있소. 창자 대신 고무 튜브를 달고 양철로 된 다리와 양철로 된 얼굴을 가진 인간을 낳고 있소. 오로지 돈, 돈, 돈! 하고 외칠 뿐, 인간다운 것은 모두 말살하고 있소. 세상의 남근을 모두 잘라내면서 거기다가 돈, 돈, 돈을 지불하고 인간을 기계로 만들고 있소. 마지막 진정한 인간이 죽고 모두 길이 들게 될 거요. 백인인건 흑인이건 황색인이건 모두 마찬가지요. 모두 비정상적인 인간이 되는 거지. 건강함의 근원은 바로 불알에 있으니 말이오.”
--- p.261

남자! 그녀의 몸 위에 있는 남자의 이상한 힘! 그녀는 아직 약간 두려워하면서도 그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신의 아들이 인간의 딸과 함께 있었다. 오, 얼마나 아름다우며 얼마나 순수한 조직인가! 그녀의 손이 그의 등을 쓰다듬으며 엉덩이까지 내려가 어루만졌다. 오,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름다움! 오, 아름다움!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반감을 느끼던 이 몸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니! 이 따스하고 생생한 엉덩이의 감촉!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아름다움! 생명 속의 생명! 순수하고 따뜻한, 강한 힘을 지닌 사랑스러움! 그의 두 다리 사이에 있는 이 둥근 것의 이상한 힘! 오, 얼마나 신비한가! 두 손에 담긴 이 부드럽고 묵직한, 참으로 신비스러운 이 무게여! 모든 것의 뿌리, 사랑스러운 것의 뿌리, 완전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모든 것들의 원초적 뿌리!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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