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목사의 설교선집은 설교구어체로 된 친절한 성경 강해설교의 전범(典範)입니다. 『믿음』에서는 인간의 실존적 곤경과 하나님 은혜의 압도적인 권능을 찬양합니다. 『교회』에서는 지상의 현실교회에 실망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교회의 진면목, 참된 자리를 자세히 살핍니다. 하나님의 권능에 찬 구원 은혜에 의존하는 신앙도상의 신자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며 상처를 주고받으며 자라가는 곳이 교회입니다. 불완전한 교회에 다니는 것도 하나님의 구원 은혜에 붙들릴 때만 가능합니다. 『성화』는 구원받은 신자들이 하나님 나라를 향해 순례하는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거룩한 품성 변화를 다룹니다. 여기서 교회는 신자들만을 위한 자폐적 친교권이 아니라, 사회와 세상 안에서 하나님의 구원 은혜와 다스리실 의지를 대변하는 증언공동체이자, 세상을 위해 그리고 세상을 향하여 파송된 증인공동체입니다. 기독교회의 사회적 책임은 신자 각각의 성화를 필연적으로 요구합니다. 『자유』는 하나님이 인간의 믿음과 순종을 지극히 귀하고 소중한 결단으로 봐 주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시선을 다룹니다.
이 설교선집의 네 가지 특장(特長)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숙하고 자애로운 설교자의 복음전도, 복음초청의 음성이 설교선집 전체를 이끌어 갑니다. 복음을 전할 때 사용하기에 매우 유익합니다. 둘째, 지상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신자들에게 위로가 됩니다. 이 설교들은 질책하기보다 어루만지는 어조가 완연합니다. 셋째, 사후구원이나 탈세계적인 천당의 한자리를 얻고자 애쓰며 교회 안에서만 신앙을 소비하려는 자기만족적인 신자들에게 사회와 더 넓은 세상을 품도록 시야를 넓혀 줍니다. 마지막으로, 신앙 여정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유라는 존엄한 선물을 바르게 사용하여 하나님과의 동행을 잘 마치도록 권고합니다. 자유는 성령에 붙들린 신자들에게는 하나님을 애타게 갈망하도록 만드는 거룩한 속박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설교가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중심에 두고 이루어지는 성도의 교제임을 깨달을 뿐 아니라, 기독교 신앙이 하나님과 더불어 걷는 감미로운 동행이자 부단한 교제의 세계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불완전하고 비틀거리는 자신의 신앙에 지나치게 절망하지 않으며, 흠결이 있는 지상의 기구적 교회에서 만나는 또 다른 불완전한 동료 신자들에 대해서도 좌절하지 않을 덕성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 김회권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한국교회 강단의 걸출한 설교자들 가운데서도 박영선 목사는 남다른 목소리를 가진 설교자입니다. 그 목소리에는 영웅이나 사람의 실력이 아니라, 하나님과 그분의 은혜만을 전하려는 결기가 서려 있습니다. 쉬운 대답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한 대답 대신, 치열한 고민과 갈등의 몸부림을 통해 깊은 곳에서 건져 낸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모범적이고 양순한 소위 ‘잘 믿는’ 신자의 시각보다는, 의심하고 거부하는 ‘삐딱한’ 관점으로부터 비롯된 통찰이 녹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그리고 설교자로서 그가 평생 붙들고 씨름했던 주제를 따라 선별한 이 설교선집은 자기 믿음과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위로와 해답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의심하고 회의하는 청중을 둔 설교자들을 위한 안내서 역할도 하리라 믿습니다.
- 조광현 (고려신학대학원 설교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