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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히 낯선 도시를 걷는 여행
중고도서

마음 편히 낯선 도시를 걷는 여행

: 언젠가 다시 떠나게 될 거야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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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52g | 148*210*15mm
ISBN13 9788998690526
ISBN10 899869052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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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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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스비치에 들를 것이다. 와인과 식료품을 사고 재즈를 들으며 ‘시티 라이츠’ 서점에서 책을 읽고 카페 ‘트리에스테’에서 에스프레소를 홀짝이기 위해. 아니면 이곳에서 살기 위해. 오래전 몽고메리 골목에는 예술가와 혁명가가 살았고, 텔레그래프 힐에는 ‘비트’라 불리는 보헤미안이 살았다. 그들은 노스비치의 완만한 비탈길에 서식하던 길고양이였고, 수없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낸 문화 그 자체였다.
--- p.8

힐로의 아침은 일찍 시작된다 .카페나 식당은 이른 아침 5시면 문을 연다. 그 시간에 모닝세트가 자랑인 ‘베어스 커피’의 주방에서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양상추나 허브를 깨끗한 샘물에 씻어 식사를 기다리느라 북적이는 테이블로 차례차례 내주고 있었다. 해변 슬리퍼를 따닥따닥 소리 내며 힐로에 사는 주민들이 카페로 향하는 활기찬 아침이다.
--- p.28

영화를 보고 돌아가는 길에 우디 앨런의 단골집이던 ‘에레인즈’를 찾아보기로 했다. 마치 종이인형극 장면처럼 바뀌는 풍경을 바라보며 뉴욕 거리를 하릴없이 걷는다. 책을 사고 커피를 마시고 점심을 포장해서 공원에 가고 거리를 걷다 보면 하루가 끝나는 뉴욕. 내일이 기다려지는 것도 바로 이곳이 뉴욕이기 때문이다.
--- p.57

파리에는 신간과 중고책을 취급하는 서점이 정말 많다. 얼마 전에 소르본 부근의 호텔에 묵은 적이 있는데 어디든 학교와 서점이 있었다. 중고책 서점만 가지고 리스트를 만들어 보니 17세기 문학에서 초판본이나 한정판, 원고와 편지, 신문과 잡지기사 등등, 전문 장르가 많았고 범위를 어떻게 정해야할지 고민스러웠다. 유명한 것은 센 강변에 있는 중고책 노점이었다. 진귀한 책을 찾는 재미는 조금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는 서점이다.
--- p.67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자동차로 버클리를 향하는 도중 베이브리지를 건널 때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캘리포니아의 태양이 찬란하게 부서지는 항구를 내려다보며 가속페달을 밟아 부릉부릉하고 속력을 내기 시작하면 어느새 마음은 영화 〈졸업〉의 더스틴 호프만.
--- p.84

자연이나 풍경의 특징만을 가지고 지금 내가 있는 ‘장소’를 설명할 수 있을까. 실은 얼마 전 ‘센스 오브 플레이스(장소 감각)’라는 생태 지역주의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문해 보았다. 그것을 더듬더듬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깨닫는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나카메구로를 다시금 걷게 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 p.116

얼마 전에 버클리의 서점에서 구입한 한정판이 있다. 장정에 활판인쇄를 사용한 20페이지 정도 되는 작은 책자로 단편소설 한 편이 수록되어 있다. 세련된 디자인의 표지가 아름다운 책이었다. 그 한정판을 만들고 있는 클로버필드 프레스가 실버 호수 근처에 있다는 것을 듣고 연락을 해 보았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책을 만들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 p.181

타이베이 거리를 걷다 보면 거리 이곳저곳에 카페가 줄지어 들어서 있고 아침부터 밤까지 손님들로 북적인다. “대만 사람은 카페를 좋아해요. 틈만 나면 카페에 들어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죠.” 그렇게 말하는 대만 친구의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밖이 더워서 그런지 당연히 파리처럼 오픈 카페는 찾아볼 수 없지만 파리에 지지 않을 정도로 대만의 카페는 사람들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 p.234

여행지에서 가장 먼저 찾는 것은 편안한 카페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릴없이 그저 멍하니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를 머물고 있는 숙소 근처에서 찾게 되면 행복하다. 그런 카페는 아침, 점심, 저녁, 매일이라도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단골손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지역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거나 정신없이 수다를 떨면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 p.238

여행자에게 런던은 미로와 같은 곳이다. 길 이름이 골목마다 달라서 복잡하기 때문이다. 익숙해지면 이게 더 편리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곧장 걷기만 하는데도 길 이름이 자꾸 바뀌니 살짝 당혹스럽기도 하다. 그 복잡한 길 때문에 런던에서 택시운전기사 면허를 따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 p.251

문을 열고 한 걸음만 나오면 여행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생활이라는 것은 여행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깝든 멀든, 여행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걷고, 보고, 듣고, 느끼고, 만나고, 관찰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을 것. 그것은 평소 우리들의 일상 그 자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기본이기도 하다. 여행에 종류가 있다면 어딘가의 공간으로 가는 것과 시간으로 가는 것의 차이 정도가 아닐까.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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