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순간 당신은 당장 캠핑과 사랑에 빠질 것이다! ☆☆☆☆☆’ … 라고, 마치 어느 영화 포스터에 박힌 문구처럼 가슴이 웅장해지는(?) 리뷰를 쓴다면 강렬할지는 모르겠지만, [퇴근 후 캠핑]은 그런 책은 아니다. 불타오르는 캠핑 열정을 지피기에는, 이성과 감성이 너무나 절묘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캠핑을 시작하면 당신의 삶이 달라질 거라고 속삭이는 대신, 꽤 번거로운 취미 생활이니 일단 가까운 캠핑장에 단출한 소풍부터 나가서 궁합을 따져보라고 한다든지, 우중 캠핑의 낭만과 대처법을 동시에 이야기 한다든지.
방송이든 책이든 작자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의 성정이 고스란히 녹아들게 되어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전 직장 선배이자 십년지기 친구인 글쓴이의 사려 깊고 정갈한 ‘결’이 느껴져 포근한 기분이 들었다. 장담컨대 작가는 이 책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로맨틱하고 캠핑을 예찬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풍부한 감성을 유려하게 펼치기보다는 정제해서 들려주고, 필요한 정보들을 추려서 차곡차곡 끼워 넣은 것은,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떻게 해야 가장 도움이 될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글을 썼기 때문일 테다. 캠핑의 힐링 이미지만 잔뜩 풀어내 초보자들의 캠핑 욕구를 ‘펌프질’만 했다가는, 덥석 뛰어들었다가 큰 비용과 귀찮음에 포기하게 되기 쉽고, 그렇다고 빽빽한 준비물과 주의사항 위주로 늘어놓았다가는, 시작할 엄두도 못 낼 가능성이 크니까 말이다. 나 또한 캠핑을 즐기는 편이라 캠핑 서적을 둘러보곤 하는데, 주로 감성 위주의 에세이 아니면 정보 위주의 안내서로 확실하게 나뉘는 경우가 많은 데 반해 [퇴근 후 캠핑]은 그 둘을 조화롭게 품고 있어 캠핑을 막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더욱 안성맞춤이지 않을까 한다.
[자이언트 펭TV]에서 펭수도 친구 범이랑 당일치기 캠핑을 떠난 적이 있다. 원터치 텐트를 대충 펴고 누워있다가, 탕후루를 해 먹고, 영화를 보는 지극히 단조로운 캠핑이었다 .사실, 촬영본만 보고 너무 소소해서 임팩트가 없는 거 아닌가 고민을 했는데 시청자분들은 이 에피소드를 생각보다 훨씬 사랑해주셨다. 캠핑이 역시 힐링은 힐링인가 보다 새삼 느꼈다. 당장 캠핑에 흥미를 붙일 생각이 없더라도, 캠핑의 사계절이 흐르는 [퇴근 후 캠핑]을 읽는 것만으로 답답한 요즘 시국에 마음이 조금은 트이는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거라 감히 확신한다. 나는 어떤 유형의 캠퍼일지 가늠해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것이다. ‘먹방’ 혹은 ‘쿡방’ 파일지, ‘눕방’ 파일지, ‘버라이어티’ 파일지. (다소 TMI이지만 나는 ‘눕방’ 파인데, 이 책의 캠핑 요리 사진들에 매료돼 올가을 캠핑 때는 ‘쿡방’에 도전해볼까? 마음먹게 됐다) 그럼, 이 책에 대한 진짜 한 줄 평과 함께 추천사를 마감해볼까 한다.
‘캠핑과 따뜻하고 오래가는 우정을 나누고 싶어지는 책’
- 이슬예나 (EBS[자이언트 펭TV]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