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은 우리가 뭔가를 주거나 받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성격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녀들에게 영향을 준다. 우리를 밤늦게 집에 데려다주고 우리를 장시간 깨어 있게 하는 것은 우리의 성격이다.
--- p.13
우리는 인생을 계속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의 특질을 지닌 우리가 되었다. 우리가 나이를 먹는 방식, 규칙적으로 수행하는 패턴, 이미지의 양식이 우리의 성격을 보여준다. 성격이 나이듦을 이끌기 때문에 나이듦에서 성격이 드러난다.
--- p.16
나 역시 나이깨나 먹었다는 사람들이 바리바리 짊어진 도덕적·감상적·급진적 보따리를 짊어졌다. 글쓰기는 짐, 글쓰기는 모험, 글쓰기는 폭로다.
--- p.24
노년을 존재의 ‘상태’로 바라보고 ‘늙음’을 그 자체의 신화와 의미가 있는 원형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것이 더 대담한 도전이다. 죽음의 형이상학이나 신학에서 가치를 빌려오지 않고 나이듦의 가치를 발견하겠다는 도전 말이다. 시체에서 해방된, 나이듦 그 자체를 보련다.
--- p.28
육체나 정신은 동일성을 유지하지 않는다. 육체도 정신도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지속되었다고 볼 만한 것은 나를 타인들과 구별되는 존재로 나타내주는 일관된 심리적 구성 요소들, 즉 개인의 성격이다. 성격이 나의 동일성이다.
--- p.40
마지막 시간은 사랑, 아픔, 절망, 습관을 시로 바꾼다. 마지막 시간은 마침표를 찍어주고, 전진 운동을 중지시키며, 생을 생 자체에서 끌어올린다. 이것이 바로 초월이다. 마치 신들이 우리 생의 한가운데 난입한 것처럼, 우리는 뼛속까지 동요하게 된다.
--- p.80
나이듦은 ‘오래됨’의 문을 열고 노년은 그 문을 좀 더 활짝 열어젖힌다. 그게 나이듦의 핵심일 것이다. 우리 자신이 나이 들기 전에도 세상의 오래됨을 알 수 있거나 그 어떤 사물의 성격에 깊이 들어갈 수 있는가? 노인이 지혜를 짊어지고 있다는 말은 노인은 그 자신이 오래됐기 때문에 이 오래된 세상의 이치를 안다는 뜻이다. 노인과 세계는 동일한 존재 상태에 있다.
--- p.102
참을성과 조급증은 노년에 속하는 대립적인 두 힘으로 이루어진 한 조다. 나이가 들면 인간 본성의 오만 가지 모순들이 불거진다. 인격을 구성하는 강박 관념들이 바구니 밖으로 튀어나온다. 당신은 예측 불가능한 히드라, 일곱 난쟁이가 된다. 잘 웃고, 시끄럽고, 기분 좋고, 불평 많고, 화 잘 내는 사람이 된다.
--- p.175
노년의 에로틱한 환상을 단지 징후나 보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환상은 사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 나아가 사회에도 유익한 것이 된다.
--- p.192
성격은 나이듦이라는 실험실에서 정련된다. 처음부터 그럴듯한 것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루하루는 이 혼합 비율을 너무 뻣뻣하지도 않고 너무 매가리 없지도 않게,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 텁텁하지도 않게 맞춰나갈 기회를 준다. 이러한 기회 덕분에 나이든 캐릭터는 거친 정신의 부드러움으로 축복을 베풀 수 있게 된다.
--- p.272
성격은 내가 모든 일을 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모든 일에 부딪히게끔 강요한다. 내가 남들과는 다르게끔 강요한다. 나는 인생을 특이하게 산다. 나 말고는 아무도 이렇게 살지 않고, 이게 바로 나의 용기, 나의 품위, 나의 온전함, 나의 도덕성, 나의 몰락이다.
--- p.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