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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곤충의 오랜 동행
중고도서

나무와 곤충의 오랜 동행

: 야생의 오랜 친구, 나무와 곤충의 소리 없는 전쟁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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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1009g | 170*223*30mm
ISBN13 9788996160496
ISBN10 899616049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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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부희
산에서 언덕이 피어나는 땅, 부여에서 나고 자랐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에서 곤충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산골 오지 산 아래 시골집에서 어린 시절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며 자연 속에서 묻혀 살았다. 세월이 흘렀어도 자연은 저자의 ‘정신적 원형(archetype)’이 되어 삶의 샘이자 지주이며 곳간으로 늘 함께하고 있다.

30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전국의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자연에 눈뜨기 시작한 저자는 이때부터 우리 식물(특히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식물을 공부했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새와 버섯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생태공원인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 자원 봉사를 하며 자연과 곤충에 대한 열정을 키워 나갔고, 우리나라 딱정벌레목의 대가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석사학위를 받고 이어 박사 과정에 입학한 저자는 ‘버섯살이 곤충’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고,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한국의 버섯살이 곤충들을 정리할 원대한 꿈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산 거저리과의 분류 및 균식성 거저리의 생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최근까지 거저리과 곤충과 버섯살이 곤충에 관한 논문을 20편 넘게 발표하면서 연구 활동에 왕성하게 매진하고 있다.

한국응용곤충학회, 한국곤충학회, 한국균학회, 한국생태학회의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 활동을 했고, 한양대학교, 건국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영남대학교 동물계통분류연구실에서 박사후국내연수 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 등에서 주관하는 전국환경조사, 자생종 발굴사업, 전국해안사구 정밀조사, 각 종 환경평가 등에 참여해 곤충 조사를 해 오고 있다.

왕성한 연구 작업과 동시에 곤충의 대중화에도 큰 관심을 가진 저자는 각 종 환경 단체 및 환경 관련 프로그램에서 곤충생태에 관한 강연을 하며 ‘곤충사랑 풀뿌리운동’에 힘을 보태는 일에 힘쓰고 있다. 『월간 불교』 등에 글을 쓰면서 아름다운 자연과 신비한 곤충을 널리 알리고 있다. 저서로는 『곤충의 밥상』, 『곤충의 유토피아』가 있고, 학술지로는 한국 생물지 발간 연구사업에 참여하여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거저리아과)가 출간 되었고, 현재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르위스거저리아과, 썩덩벌레아과)』의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 「회양목과 회양목명나방」에서
땅속에서 겨울잠을 잔 애벌레는 봄이 되면 회양목 줄기를 타고 기어 올라와 새잎이 달린 줄기를 차지합니다. 연한 새잎을 찾아도 곧바로 먹지 않고 딴 짓을 합니다. 가슴다리로 잎들을 끌어당기면서 머리를 왼쪽 오른쪽, 위아래로 움직이며 새잎을 중심으로 둘레에 일종의 ‘명주실 천막’을 얼기설기 칩니다. 언제 어디서 천적이 들이닥칠지 모르니 ‘천막’을 치고 그 속에서 새잎을 편안히 먹으려는 것이죠.

- 「사철나무와 노랑털알락나방」에서
엄마 노랑털알락나방은 자신이 낳은 알을 털로 덮어 보호합니다. 알 하나를 낳은 뒤 배를 알에 대고 비벼 털이 알에 붙도록 합니다. 알이 산란관을 통과할 때 끈적끈적한 물질이 알을 흥건하게 적십니다. 산란관을 빠져나온 알은 그 물질 덕에 줄기에도 잘 붙고, 엄마가 덮어 주는 털도 잘 붙습니다. 어미 한 마리가 낳은 알을 언뜻 세어 보니 100개가 넘습니다. 그 많은 알에다 일일이 일종의 ‘털 이불’을 덮어 주다니! 사람이든 곤충이든 자식 사랑은 똑같은가 봅니다.

- 「물푸레나무와 루이스큰남생이잎벌레」에서
이때 또 다른 수컷이 걸어옵니다. 다가오자마자 짝짓기 하는 두 녀석을 막무가내로 덮칩니다. 괴한이 따로 없군요. 괴한 수컷은 성페로몬을 맡고 찾아온 것 같습니다. 순간 짝짓기 현장이 아수라장이 됩니다. 신랑 수컷과 괴한 수컷이 암컷의 등을 놓고 자리다툼을 합니다. 괴한 수컷이 신랑 수컷의 옆구리 쪽으로 파고들며 암컷 등을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밀리는가 싶던 신랑 수컷이 힘을 모아 괴한 수컷을 밀어내니 괴한 수컷이 암컷 등에서 떨어져 잎에 나뒹굽니다. 안심한 신랑 수컷이 자세를 고쳐 잡으려고 하는데 또다시 괴한 수컷이 달려듭니다.

- 「팽나무와 왕오색나비」에서
알을 깨고 알 밖으로 나오려는 애벌레가 여럿 보입니다. 알 속에서 검은 머리가 꼬물꼬물 움직입니다. 숨죽이고 들여다보니 큰턱으로 알껍데기 위쪽을 깡통 뚜껑 따듯이 둥글게 사각사각 베어 먹는데, ‘뚜껑’을 완전히 따지 않고 270도 정도 따다가 멈춥니다. 드디어 까만 머리로 ‘뚜껑’을 밀어내고 나옵니다. 천천히 알 벽을 타고 알 속에서 기어 나와 머리를 잎으로 내뻗으니 기다란 몸도 딸려 나옵니다. 갓 깨어난 녀석의 몸매는 완전히 가분수입니다. 머리가 굉장히 커 망치를 보는 것 같군요.

- 「등칡과 사향제비나비」에서
등칡 꽃 속은 곤충에게 지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꽃 속으로 들어가긴 쉬워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꽃가루를 실컷 먹고 꽃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문제는 통꽃이 구부러져서 꽃 입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꽃을 탈출하려고 어찌어찌 통꽃 벽을 타고 꽃 입구까지 올라와도 트럼펫처럼 구부러진 부분으로 뚝 떨어지고, 또 오르다가 뚝 떨어집니다. 사람 같으면 빠져나오느라 죽을 고생한 꽃에 다시는 가지 않겠지만, 중매 곤충은 모두 잊고 또다시 등칡 꽃을 찾아 꽃 속으로 들어갑니다.

- 「참마와 주홍배큰벼잎벌레」에서
그런데 수수께끼가 하나 있습니다. 암컷이 알을 낳는 동안 수컷이 암컷 등에 업혀 있습니다. 알을 낳느라 암컷이 약간씩 움직이는데도 수컷은 암컷을 꼭 잡고 떨어지지 않습니다. 잠자리목 식구들은 짝짓기 한 뒤 암컷이 알을 다 낳을 때까지 암컷을 꼭 붙잡고 날아다닙니다. 수컷의 이런 행동을 ‘경호산란’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주홍배큰벼잎벌레 수컷은 지금 왜 이러는 걸까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곤충들을 관찰하면서 주홍배큰벼잎벌레 수컷처럼 알 낳는 암컷 등에 올라타고 있는 곤충 수컷을 본 적이 없습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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