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총각 ‘돌쇠’의 고민
신라 총각 돌쇠에게는 지금 커다란 고민이 하나 있단다. 그 고민이 뭐냐구? 바로 자기 이름을 어떻게 적는지 모른다는 거야. 돌쇠는 얼마 후에 있을 혼인을 위해 동네 사람에게서 초가집 한 채를 사기로 했단다. 그런데 왜 고민을 하냐고? 집을 사고파는 서류에 자기 이름을 쓸 수 없어서야. 돌쇠는 한자에 대해서는 완전히 까막눈이거든. 돌쇠는 용기를 내서 동네 근처에 있는 불국사로 갔어. 돌쇠는 전부터 친하게 알고 지내던 또래 스님에게 말했어. ‘밤골’이라는 동네 이름과 ‘돌쇠’라는 자기 이름을 적을 수 있도록 한자를 가르쳐 달라고 말이야.
--- pp.26~27, 한글 이전에 우리 말을 어떻게 적었을까
향찰과 이두
향찰이 우리말 노래인 향가의 문장 전체를 적기 위해 만들어졌다면 이두는 관청의 서류나 계약서와 같은 실용문을 적기 위해 만들어졌어. 향찰과 이두는 한자의 소리와 뜻을 사용한다는 점은 똑같지만 어떤 종류의 글에서 사용했는지가 차이가 나.
--- pp.34~35쪽, 한글 이전에 우리 말을 어떻게 적었을까
한겨울에 태어난 한글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어. 세종대왕은 분명히 1443년에 새 글자 훈민정음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곧장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야. 세종대왕은 그로부터 삼 년이 지난 1446년에야 새 글자를 세상에 널리 알리게 되지. 왜 그랬는지 궁금하지?
--- pp.42~43, 한글은 언제, 누가 만들었을까
비밀리에 진행된 문자 제작 작업
한글이 최초로 만들어진 1443년의 기록에는 언문을 세종대왕이 만들었으며 모두 스물여덟 자라는 사실만 아와 있단다. 새 문자를 만든 사실만 적어 놓았을 분 그 문자들의 모양은 적어 놓지 않았어. 그러다가 한글이 세상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1446년(세종 28년)이야. 이 해에 새종대왕과 집현전의 학자 여덟 명은 새 글자와 이름이 똑같은 《훈민정음》이라는 제목의 책을 만들었단다. 이 책은 새로 만든 문자인 훈민정음의 모양과 글자를 만든 원리, 각 글자의 특징과 사용 방법 등을 자세히 풀이해 놓았어.
--- p.48, 한글은 언제, 누가 만들었을까
중국 글자가 한글?
그런데 우리 한글도 다른 나라에서 쓰일 뻔한 적이 있었어. 100여 년 전쯤, 중국의 위안스카이라는 정치인이 있었어. 중화민죽의 첫 번째 대통령이 된 위안스카이는 한자를 배우기 어려워하는 중국 국민들이 늘 안타까웠단다.
--- p.62, 한글을 만든 목적은 무엇일까
하루 아침에 배우는 글자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한글은 멋진 별명이 하나 있어. 바로 ‘아침 글자’야. 이 말 속에는 무슨 뜻이 있을까? 한글은 배우기가 쉬워 하루아침이면 모두 익힐 수 있다는 의미야. 그 정도로 빨리, 손쉽게 배울 수 있다는 말이겠지
--- p.64, 한글을 만든 목적은 무엇일까
자식 글자, 어머니 글자
현재 사용하는 우리 한글이 모두 몇 글자인지 아니? 닿소리 바탕글자 열네 자와 홀소리 바탕글자 열 자를 합해 모두 스물네 글자야. 모든 닿소리는 반드시 홀소리가 ‘닿아야’ 소리가 난단다. 홀소리는 소리가 ‘홀로’ 나는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야. 그런데 왜 닿소리가 ‘자식 소리’라는 뜻의 ‘자음’으로 불리는 걸까? 닿소리는 반드시 홀소리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야. 어머니 없이 태어난 자식이 없듯이 말이야. 그래서 ‘ㄱ, ㄴ, ㄷ…’은 자식 글자, ‘ㅏ, ㅑ, ㅓ, ㅕ…’는 어머니 글자가 되는 거란다.
--- p.79, 한글은 어떤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가획, 선을 더하자-닿소리 원리
기본 바탕 글자의 소리보다 더 거세거나 복잡한 소리는 기본 글자에 선을 긋는(획을 더하는) 방법으로 새 글자를 만들었던거야.
--- p.100, 한글은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을까
합성, 글자를 합하자-홀소리 원리
세 개의 홀소리 바탕 글자에서 만들어진 글자에는 두 종류가 있단다. ‘초출자(ㅗ, ㅏ, ㅜ, ㅓ)’와 ‘재출자(ㅛ, ㅑ, ㅠ, ㅕ)’가 그것이야. 이들 글자를 만들 대에 합성의 원리가 적용됐어.
--- p.102, 한글은 어떤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서로 어깨동무를 한 글자-모아쓰기 원칙
첫소리를 가운뎃소리의 위쪽이나 왼쪽에 써야 한다는 세종대황의 원칙에 따라 쓰인 글자를 보면 낱글자들이 네모난 공간 안에 서로 사이좋게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그래서 이렇게 쓰는 것을 ‘모아쓰기’라고 한단다.
--- pp.104~105, 한글은 어떤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핸드폰 문자 메시지의 원리
‘천지인’과 ‘나랏글’은 현재 우리나라 휴대전화에 쓰이는 가장 대표적인 한글 입력 방식들이야. 두 가지 모두 한글 11,172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훈민정음 창제의 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어. 이들은 옛것을 잘 익혀서 새로운 것에 적용한 ‘온고지신’의 훌륭한 본보기란다.
--- p.104, 한글은 어떤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십 원짜리의 예스러움
요새는 십 원짜리 구경하기가 꽤 어려워. 혹시 주머니에 십 원짜리 동전이 있으면 한번 꺼내 보렴. 여기에 글자 중에는 요즘 우리가 쓰는 글자와 다르게 보이는 글자가 있어. 어떤 글자인지 알 수 있겠니? 바로 ‘원’이라는 글자야.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꼼꼼하게 살펴보렴. 그러면 분명히 다른 게 보일 거야.
--- p.114, 한글 모양과 이름은 어떻게 바뀌어 왔을까
‘기, 니. 디’와 ‘기역, 니은, 디귿’
‘기역, 니은, 디귿…’과 같은 이름이 생겨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480여 년 전이야. 조선 시대 중기의 학자 최세진이 1527년에 만든 《훈몽자회》라는 한자 교과서에 처음으로 ‘기역, 니은, 디귿…’과 같은 이름이 나타났단다.
--- p.125, 한글 모양과 이름은 어떻게 바뀌어 왔을까
한글날의 원래 이름은 ‘가갸날’
북한의 한글날은 우리와 전혀 다르단다. 북한의 한글날은 1월 15일이야. 역사 기록에 따르면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이라는 글자를 만든 날은 1443년 음력 12월이야. 이 1443년 음력 12월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1444년 1월쯤이 된단다.
--- p.175, 한글은 지금까지 어떻게 자라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