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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언니만 좋아해

엄마는 언니만 좋아해

: 얄미운언니가 없었으면 좋겠어! 까칠한 자매의 따뜻한 소통 이야기

팜파스 어린이-09이동
박현숙 글 / 최해영 그림 | 팜파스 | 2014년 03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23건 | 판매지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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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250g | 173*225*20mm
ISBN13 9788998537425
ISBN10 8998537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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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말대로 언니와 나는 많이 다르다. 일단 외모부터 완전 반대다.
나는 머리가 길고 언니는 짧다. 나는 머리를 위해 영양제를 바르고, 비싼 머리핀도 마음에 들면 덥석 사고 본다. 언니는 머리 영양제 같은 건 단 한번도 발라 본 적이 없다.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머리핀? 그런 거 꽂을 만큼 머리를 길러 본 적도 없다.
옷 입는 것도 반대다. 언니는 유치원을 졸업한 이후 5학년인 지금까지 단 한번도 치마를 입지 않았다. 유치원 때는 원복이 치마라서 할 수 없이 입었는데 아침마다 바지를 입겠다고 울었다. 언니는 바지도 꼭 입던 것만 입는다. 그게 편하다고 했다. 운동화도 신어 봐서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딱 하나만 떨어질 때까지 신는다. 너풀너풀한 운동화를 질질 끌고 다니는 걸 길에서 보면 정말 우리 언니라고 말하기 싫을 때가 많다.
--- p.14

언니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올랐다. 엄마가 야단을 치는지 언니는 가만히 전화기를 들고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걸 지금 말하면 어쩌냐, 애가 그렇게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할 거야 등등, 숨도 안쉬고 말하는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울상이 되어 입술을 잘근잘근 깨무는 언니를 보자 아주 고소했다. 언니도 엄마한테 야단맞을 때가 다 있군!
(중략)
“응, 엄마.”
엄마가 내가 아닌 언니 때문에 화가 났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훨훨 날아오를 것 같았다. 목소리도 저절로 높게 올라갔다.
--- p.33

“매일 바지만 입고 다니고 운동화만 신고 다니면서 이런 거는 왜 입는다고 난리야? 아까 화장실에서 손 씻고 원피스에 닦았다면서? 강당에서 원피스를 입고 바닥에 앉아 있는 것도 다 봤다고. 남의 것을 빌려 갔으면 깨끗하게 입었어야 할 거 아니야?”
나는 발로 함지박을 차며 악을 썼다. 언니는 괜히 머리카락만 만지작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돈도 많으면서 분홍색 옷 하나 사지 그랬어? 돈은 어디다 쓰려고 숨겨 두고 내 원피스를 이렇게 만드느냐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언니를 보자 더 화가 났다. 물론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도 화가 나겠지만 말이다.
--- p.44

“너 뭐해?”
그 때 하필이면 언니가 들어왔다. 나는 너무 놀라 방바닥에 봉투를 떨어뜨렸다. 그 바람에 봉투에서 돈이 쏟아져 흩어졌다.
“뭐하는 거냐고?”
언니가 얼굴을 찌푸렸다.
“후, 훔치려고 그런 거 아니야. 저, 정말이야. 그냥 보기만 한 거라고.”
나도 모르게 마구 말을 더듬었다. 언니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분명 나를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언니 돈을 훔쳐 가려는 도둑으로 말이다.
“아니라니까 왜 그래?”
--- p.74

“뭐?”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나는 믿을 수 없어 두 손으로 귀를 박박 문질렀다.
“선물 사서 가라고. 나미 생일파티 간다면서?”
언니가 말했다. 나는 언니가 내민 돈을 가만히 바라봤다.
(중략)
“이정아.”
운동화를 신는데 언니가 불렀다.
“나, 아까 감동 받았다. 아파도 볼 거는 다 봤거든. 구급차 안에서 내 손을 잡고 죽지마라고 했잖아. 막 울면서.”
“누가 울었다고 그래?”
참 쑥스럽게 그런 말은 왜 하고 난리람. 나는 뜨거워지는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숙이고 얼른 현관문을 열었다. 밖으로 나오는데 자꾸 웃음이 나왔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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