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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야 하는 밤
중고도서

내가 죽어야 하는 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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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60쪽 | 542g | 135*200*29mm
ISBN13 979116220588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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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만나서 반가워요. 딱 한 가지만 물을게요. 당신의 삶을 바꿔놓을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준비되셨나요?”
벤은 끄덕였다. 그런 다음 다이아나의 요구를 알아차리고 얼른 ‘예’를 터치했다.
“고마워요, 벤. 자, 그럼 물을게요. 자유롭게 딱 한 명을 죽일 수 있다면 누구를 죽이고 싶으세요?”
벤은 스마트폰을 내리고 주위를 살폈다.
그사이 지상으로 올라온 지하철은 각자 자기 일에 바쁜 사람들로 가득했다. 대부분은 그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몇몇은 책이나 신문을 읽고 있었고 몇몇은 발끝이나 천장 광고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를 쳐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그를 관찰하지 않았다. 설령 관찰했다 하더라도 아무도 그의 속마음을 짐작할 수 없었으리라. 겉보기에 벤은 아직 태연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거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진짜일 리 없어!
다이아나는 벤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말했다.
“벤, 정말로 진지하게 묻는 거예요. 장난이 아닙니다.” --- p.72

그는 모두 무시하고 곧장 8N8 웹사이트를 열어, 오늘처럼 비쩍 마르기 전에 찍었을 아레추의 사진을 클릭했다.
그는 두 번을 더 클릭하여 사냥 포럼의 아레추 헤르츠슈프룽에 관한 정보 페이지로 들어갔다.
맙소사.
조작된 수치가 아니라면 약 100만 명이 이 페이지에 접속했고, 그들 중 1만 8,000명이 아레추에 관한 정보에 ‘좋아요’를 눌렀으며, 448명이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FredFarwell23’은 특별 스레드까지 만들어, 아레추에 관한 정보들을 모아 두 개의 범주로 분류해놓았다. A) 신상 정보, B) 현재 위치 정보.
벤은 신상 정보 페이지에서 첫 번째 내용을 읽었고,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 p.177

“그들이 어떻게 이 거짓말쟁이 여자를 촬영했냐고요?”
슈바르츠가 어깨를 으쓱했다.
“몰라요! 당신들을 사냥하려는 무리가 온갖 정보를 모아 열심히 올리고 있어요. 대다수는 그렇고 그런 내용들이지만, 아주 자극적인 것들도 더러 끼어 있죠. 지금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는 이 동영상처럼 말예요. 8N8 사이트뿐 아니라 거의 모든 SNS에서 이 동영상을 볼 수 있어요. 몇 분 전부터는 소위 진지한 뉴스 매거진과 텔레비전 방송 웹사이트의 첫 화면에서도 볼 수 있고요.”
(중략)
벤은 눈을 감았다. 모두 무의미했다. 어떤 해명을 내놓아도 의심은 자라났다. 누구를 탓하랴. 제니퍼조차도 남편을 믿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들이 결국 이혼한 것이 “나를 만졌어요”라는 이 한 마디 때문이 아니라고, 벤조차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다.
벤은 소파로 터덜터덜 돌아와 풀썩 주저앉았다.
“젠장. 이제 누구를 겨냥할지 더 확실해졌겠군.”
벤은 혼잣말을 했지만, 너무 크게 말해서 아레추와 슈바르츠도 함께 들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밖에는 1,000만 유로를 노리는 미치광이만 있는 게 아니야. 그들은 나를 죽어 마땅한 변태라고 생각해.” --- p.209

“이 동영상의 가치가 얼마일지 생각이나 해봤어? 8N8 사냥감을 차에서 끌어내는 폭도! 「대시 익스트림」이 얻게 될 새 구독자를 일단 제외하더라도, 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순간 너는 광고 수익만으로도 새 차를 살 수 있어.”
광고 영상, 그러니까 본 영상 전에 자동으로 재생되는 광고는 사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기업은 흥분한 폭도들이 택시 보닛에 올라가 난리를 피우는 장면 앞에 그들의 세제, 컴퓨터, 휴가 광고가 나가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또한 유튜브는 어떤 광고가 어떤 동영상 앞에 나가도록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특정 프로그램이 광고를 무작위로 동영상 앞에 붙인다고공식적으로 광고주에게 알렸다. 그러나 만약 보안 시스템 광고가마침 주거지에서 일어난 잔인한 폭동을 촬영한 흔들리는 휴대전화 동영상 앞에 나오면, 보안 시스템 마케팅 부서는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광고 영상으로 수십만 유로를 벌 수 있겠지만, 니콜라이에게 그것은 기껏해야 수익 창출 3순위였다. 여러 각도에서 촬영된 아레추의 생존 전투야말로 압도적으로 가치가 높았다.
“ARD, ZDF, RTL, CNN. 우리는 전화만 몇 통 돌리고 어느 방송사가 제일 비싼 값에 동영상을 살지 기다리기만 하면 돼.”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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