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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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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

이옥금 | 봄싹 | 2023년 06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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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25*200*10mm
ISBN13 9791197947421
ISBN10 1197947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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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꽃은 색이 바래 말라가고 시들다 흩어진다. 그렇기에 시들지 않는 꽃 때문에 하루도 쉴 수 없는 삶이 있다면 진짜가 아니거나 진짜가 아니라고 믿고 싶은 삶이다. 하얀 쌀 속에서 나온 검은 머리카락 한 올이 언니의 넋이 되기도 하는 삶이다. 그렇게 아팠지만 침묵으로 앉아있는 산에 속아 아픈 줄도 몰랐을까. 세상은 돌 하나 뺄 수 없게 이를 딱딱 맞추어 놓은 담 너머에만 머물고 그래서 정자 마루에 빈 병처럼 앉아 방금 떠난 남자만 무연히 바라보았을까. 무엇도 끝나지 않았고 무엇도 시작 못한 삶의 다섯 시 반 무렵.
- 김병호 (시인, 소설가)
‘하루도 쉴 수 없’었던 요인들을 생각해 본다. 신자유주의 에토스 속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통째로 내어 준 현대인은 초 연결 사회의 거대한 거미줄 속에서 하루를 편히 쉬기 어렵다. 성취 서사와 진력 질주가 예찬 되는 세계는 쉬는 마음을 단 하루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한 시절에, ‘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는 이옥금 시인의 고백은 낯익고도 낯설다. 시들지 않는 ‘조화造花’를 난전에서 팔고 있는 우리네 삶은 낯익다. 조화인 줄 알면서도 무용하고 아름다운 것들에서 차마 ‘자리를 뜰 수 없는’ 우리네 삶은 곡진하다.

그러한 사연들을 따라 독자들을 감전시키는 시들을 우리는 신뢰한다. 우리가 이 땅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비록 ‘조화’뿐이라 할지라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임이 분명하고 시는 지킬 만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주억거리면서 말이다.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그저 시인이 디딘 땅과 발등에 수북이 ‘감사 비료’를 부어줄 일이다.
- 노지영 (문학평론가)
오래 전 안국동 지하 카페 〈시인학교〉. 옹기 집 담 모퉁이 분꽃 같은 노을을 깔고 앉아 고요히 칼질하던 모습처럼 홀연히 나타난 그의 문장들. 평소 잘 드러내지 않았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자연에서 흙과 문장을 일구는 구도자 같은 성정性情 속에 내가 찾던 그가 있었다. 이옥금 시인의 첫 시집 『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 속에는 “엄마가 해 줬던 걸 더듬어 찾아가고…” 있듯 내가 찾아가고 싶은 세상이 있었다. 찔레꽃 향기처럼 은근히 스며드는 문장, 울컥 가슴 저미는 정념의 문장이 가득한 그의 청량淸凉한 세상. 시인의 ‘몸속에 쌓여 있던 깨우지 못한 시간’은 이제 없으리라.
- 박재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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