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5대 영양소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무기질이라고 했지? 다른 동물도 생명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는 비슷해. 다만 초식 동물의 경우 장속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풀을 소화해 영양을 섭취할 수 있고, 육식 동물은 에너지를 지방이나 단백질에서 얻고 꼭 필요한 포도당은 간에서 합성하는 등 각자 먹고 사는 방식과 몸의 구조는 조금씩 다르게 진화되어 왔지.
--- p.18
다른 원자들과 손을 잡을 수 있는 팔을 4개 가진 탄소는 원자 세계에서 협력의 왕이라고 할 만한 존재야. 탄소는 무엇보다 다른 탄소와 손잡기를 좋아해. 탄소와 탄소들이 손을 잡고 늘어서서 다양한 길이와 모양의 분자 사슬을 만들지. 우리가 앞으로 알아볼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도 탄소 사슬을 뼈대로 가진 물질이야. 그뿐만 아니라 차에 넣는 휘발유와 같은 온갖 종류의 연료들, 비닐봉지나 일회용 용기와 같은 온갖 플라스틱도 모두 탄소 구슬이 줄줄이 연결된 분자란다.
--- p.29
‘탄수화물’은 영어 ‘carbohydrate(카르보하이드레이트)’를 한자어로 옮긴 것이지. 이 이름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보면, 먼저 ‘탄’은 ‘탄소(carbon)’라는 의미이고 ‘수화물’은 ‘물을 포함하고 있다(hydrate)’는 뜻이야. 풀어 쓰자면 ‘물을 포함한 탄소’가 되겠지?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탄수화물을 원소로 분해했을 때 탄소와 수소와 산소가 1:2:1의 비율로 나왔기 때문이야.
--- p.39
단백질을 목걸이에 비유하자면 아미노산은 하나하나의 구슬이라고 할 수 있지. 먼저 아미노산 분자를 앞에서 말한 공과 막대기 모형을 가지고 나타내면 아래와 같아. 가운데 있는 탄소의 팔 4개가 뭘 잡고 있는지 보자. 왼쪽에 질소와수소 2개로 이루어진 부분을 ‘아미노기’라고 해. 오른쪽에 탄소와 산소, 수소로 이루어진 부분은 ‘카르복실기’라고 하고. 이름이 어렵긴 하지만 이런 것들을 ‘분자의 작용기’라고 해.
--- p.64
우리가 고기나 두부, 달걀과 같은 음식을 먹으면 그 안의 단백질은 위와 소장을 거치면서 잘게 분해돼. 위 속의 염산은 아미노산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 단백질의 가닥을 풀어 헤쳐 놓지. 그러면 위와 췌장에서 분비된 여러 가지 소화 효소가 사슬을 짧은 가닥으로 자르고, 하나하나의 구슬로 분해해. 이때 각 소화 효소마다 잘라 내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소화 효소가 필요해.
--- p.77
왜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이 맛있을까? 인류의 역사 대부분 동안 사람들은 거의 굶주린 상태였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음식으로부터 충분히 얻기 힘들었어. 늘 부족했지. 그러다 보니 열량이 많은 음식, 즉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좋아하도록 입맛이 진화되었을 거야.
--- p.89
모든 물질은 온도에 따라서 고체, 액체, 기체 중 한 가지 상태를 갖고 있어. 온도가 낮으면 분자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상태로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 이런 상태가 바로 고체야.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들이 열에너지를 받아서 들뜨고 이리저리 진동하거나 움직이지. 그러면 분자들 사이의 결합이 느슨해지면서 물질은 형태 없이 이리저리 흐르는 액체가 돼. 온도가 더 올라가서 분자를 하나로 묶어 주고 있던 결합을 끊을 만큼 에너지가 많아지면 각각의 분자들이 떨어져 나가는 기체가 되는 거야.
--- p.97
1906년에 영국의 생화학자 프레더릭 홉킨스가 이런 영양소들을 따로따로 분리한 다음 적정량을 섞어서 생쥐들에게 먹이는 실험을 했어. 생쥐들은 병에 걸리고 죽거나 제대로 자라지 못했어. 그런데 생쥐들에게 우유를 한두 방울 추가해서 먹이자 다시 잘 자랐지. 이 결과를 보고 홉킨스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외에 인간(동물)의 생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더 있으며 그것은 아주 소량만으로도 커다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는 이것을 ‘보조적 식품 인자’라고 불렀는데, 훗날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물질이었어.
--- p.120
마그네슘의 60% 정도는 뼈나 치아를 구성하고 있어. 나머지 마그네슘은 이온 상태로 존재한단다. 이렇게 우리 몸 안에서 이온 상태로 존재하는 원소를 ‘전해질’이라고 해. 우리 몸에는 소듐(나트륨), 포타슘(칼륨), 염소, 마그네슘, 칼슘이 전해질로 존재하지. 전해질은 전기의 흐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경 자극의 전달과 근육의 수축, 이완에 중요한 역할을 해.
--- p.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