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 공화주의는 중세 후기와 근대 초기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의 정치 경험을 통해 성장하였지만, 그 영향력은 17세기와 18세기 영미 정치 사상에서도 감지되었다. 고전적 공화주의는 새로운 세계로 그 영향권을 뻗어나갔지만, 고전 시대 특히 고대 로마와 긴밀히 연관되었다.

이처럼 공화주의가 과거와 친화성을 갖게 된 데는 지리적, 문화적, 정치적인 이유가 있었다. 고대 로마는 공화제 정부 형태를 채택하였고, 이는 당시 적절한 체제였다. 더욱이 그들의 지적 문화는 14세기와 15세기에 대두된 고전 학습 부흥 운동의 핵심을 이루었다. 16세기 초의 고전적 공화주의는 마키아벨리와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는데, 자유의 정치적 중요성에 대한 그의 논의는 파두아의 마르실리우스와 사사페라토의 바르톨루스의 논의들과 관련하여 살펴야 할 것이다.

정치적 자유에 대한 고전적 공화주의의 이해는 대체로 고대 로마인들의 그것과 비슷하다. 개인의 자유에 초점을 맞추었던 이론가들과 달리, 고전적 공화주의자들은 개인의 자유를 국가의 자유와의 관련 속에서 다루었다,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국가는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다. 곧, 국가는 다른 국가나 통치자의 통제를 받지 말아야 하며, 한 사람 또는 '군주'가 아니라 시민들이 통치해야한다. 바꿔 말하자면, 자유는 독립 공화국의 독특한 특징이다. 이러한 점과 그것이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에 적용된 예는 마르실리우스와 바르톨루스의 저술에서 분명히 언급되고 있다. 이들은 군주제가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아퀴나스의 주장을 거부하였으며, 또 작고 자립적인 실체들은, 바르톨루스가 지적하듯이, '인민들의 연합체 위에' 세워진 공화정 형태의 정부가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자유를 국가의 기초로 여기는 근거는, 자유가 인민 전체에 의지하는 정부 형태, 그리하여 상호 적대적인 집단들이 장악할 수 없는 정부 형태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정치란 어느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편적인 무엇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랜 역사를 거쳐 시행착오를 겪어 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우리는 정치의 근원과 그 역사를 통해 현재를 확인하곤 한다. '정치학'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은 어떠한가. 아마도 어느 누구도 재미있다거나 신선하다는 것보다는 무겁다. 따분하다라는 말을 할 것이다.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br/><br/>존 모로의 『정치 사상사』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정치 사상의 여러 쟁점들(정치의 목적, 정치 권력의 소재, 정치 권력의 행사, 정치적 권위에 대한 도전)을 쉽고 간명하게 잘 정리하여, 초심자들도 정치 사상의 여러 쟁점들을 따라가면서 생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정치 사상의 쟁점별로 장을 나누어 소개하고 논의한다는 점이다. 또한 책의 주제별 구성을 위해 저자는 많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끼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 마키아벨리, 홉스, 로크, 루소, 마르크스, 밀 등과 같은 저명한 사람들과 그들의 사상과 그 발생 배경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