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초1)는 매사 너무 느려서 걱정이에요. 행동도 느리지만 모든 게 또래보다 느려요. 딱히 선생님께서 별말씀은 안 하시는데, 제가 보고 있으면 답답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아이를 채근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아이는 힘들어하고, 그걸 보는 저는 더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실 저도 두 아이를 키웠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 어머니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한 번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꽃이 늦게 핀다고 앞서 핀 꽃들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하나요? 아니면 불안해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면 때라는 것이 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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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신기한 역설은 내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할 때 내가 변화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처럼 아이도, 부모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할 때 변화와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달라서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만의 강점, 역량, 달란트를 계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세요.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고 인정의 말을 아이에게 들려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보답이라도 하듯 잘 자랍니다. 적당히 물만 줘도 잘 자라는 콩나물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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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 중 어떤 아이가 가장 안타까울까요? 학습이 부진한 아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 아닙니다. 바로 무기력한 아이입니다. 아이의 무기력은 어른의 무관심에서 비롯됩니다. 공부를 못해서, 특별한 장기가 없어서, 학습 태도가 별로여서, 그러다 보니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특강을 나간 저까지도 무관심하다면 어떨까요?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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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소년은 정말 힘든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입니다. 목적도 목표도 나아가 꿈도 없는 상태에서 끝없는 경쟁으로 내몰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부모가 정해준 꿈이 마치 아이의 인생 전부를 결정하는 대단한 것인 양 대단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비단 이 이야기는 아이에게만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부모에게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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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모, 아이 진로 상담을 할 때, 꼭 ‘습관’에 대해 묻습니다. 그러면 아이도 부모님도 쉽게 답하지 못합니다. 특히 고쳐야 할 습관, 유지할 습관 이렇게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대부분 당황해 합니다. 이 책을 보고 계신 여러분은 어떤가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아마도 한 번도 없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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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강의 현장에서 만나는 엄마들에게 자신을 챙기지 않고, 자녀에게만 신경 쓰는 일은 그만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기계발을 위해 자녀에게 쓰는 돈의 반 정도는 자신에게 쓰라고 합니다. 엄마가 당당하고 자신감이 있어야 아이를 믿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내가 너한테 모든 걸 투자하는데, 넌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라고 말하는 건 희생도, 사랑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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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를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겨우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90%는 결국 아이의 선택에 따른 엄마의 보살핌과 케어일 뿐입니다. 그래서 아이의 10%만 컨트롤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명한 처신입니다. 너무 많은 기대로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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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부모 말을 안 들으면, 부모인 내가 권위가 없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권위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간섭 대신 관심과 공감으로 아이를 대하되, 책임과 권리를 제대로 알게 하는 부모가 훌륭한 권위를 가진 부모입니다.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간섭만 한다면 아이와의 관계는 좋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멀어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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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화를 잘하는 방법의 하나로 ‘미러링’을 얘기합니다. 이 방법은 마치 거울을 보듯, 아이 말 그대로를 따라하는 것입니다. 즉, 앵무새처럼 “네가 그랬구나”하고 아이가 표현한 감정이나 상황을 그대로 입으로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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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오해할까 말씀드리지만, 학업은 등한시하고 추억 만들기를 위한 놀이와 체험만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공부가 있으면 학원도 가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긍정적인 감정 기억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학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쉽고 학교생활도 잘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무조건적인 학업 성취 이전에 긍정적인 감정 기억 쌓기에 먼저 공을 들여야 합니다. ---p.125
확언을 하는 것도, 거울을 보고 오늘 하루를 다짐하는 것도, 국가대표 펜싱 선수였던 박상영 선수가 “할 수 있다”를 되뇐 것도 긍정 마인드를 장착하는 방법입니다. 이제 어른들 차례입니다. 조바심을 버리고, 그래 한 번 해보자, 다시 한 번 해보자,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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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감정은 아이 그 자체입니다.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허용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 것은 물론이고 머지않아 부모님에게도 마음을 닫습니다. 자녀의 억울함, 분노, 슬픔, 수치, 미안함, 상처, 모든 감정을 안아 주시고 그 마음에 공감해 주셔야 합니다. 그러려면 부모님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수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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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은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에서도 한 번 얘기했지만 한 번 더 반복하자면, 작은 성취라도 해볼 수 있게 도와주고, 또 그에 맞는 인정을 해줘야 합니다. 꼭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피아노, 태권도, 그림 등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그걸 얻기 위한 수고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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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붓는 소나기에도 잘못 놓인 그릇에는 물이 차지 않습니다. 보슬보슬 가랑비에도 제대로 놓인 그릇에는 물이 차오릅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내 자녀가 안되길 바라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런데 마음 그릇이 늘 바르게 놓이고 좋을 수만 있나요. 그래서 말씀드립니다. 자녀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일단 자신에게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요.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아이의 학원 시간표나 일타 강사의 스케줄이 아니라 엄마의 마음 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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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을 통한 효율성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타인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든다는 관점에서 자기계발 콘텐츠 수요가 많은 편입니다. 계속해서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바꾸어야 사회가 불러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게 자꾸 강조되다 보니 세상(타인)이 원하는 방향의 자기계발만 있고, 내가 좋아하고 내가 즐겁게 하는 자기계발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왜냐면,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돈이 안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처럼 ‘나’가 빠진 채 세상의 요구에만 맞추는 자기계발은 나를 지치게 하고 ‘자기계발 무용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성 없는 사람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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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방에 큰 아이는 아빠의 좋은 점을, 아빠는 작은 아이의 좋은 점을, 작은 아이는 엄마의 좋은 점을, 엄마는 큰 아이의 좋은 점을 연달아서 릴레이 하듯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날 카톡방은 한마디로 불꽃이 튀는 공간이 됩니다. 좋은 의미에서의 불꽃입니다. 저는 이를 습관으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매주 한 번씩, 아니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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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언은 계속해서 내 머릿속으로 어떤 것을 상기시키고 나중에 무의식에서도 그걸 떠올리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야 화가 끝까지 나서 아이에게 퍼붓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잠시 멈출 수 있고, 도망간 이성을 다시 불러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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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이렇게 (도전)했어.” “힘들었지만, 조금 나아져서, 엄마는 기분이 좋아.” “엄마는 내일도 똑같이 반복하고 도전할 거야.” 이런 대화를 통해서 엄마의 한결같음을 보여주고, 그것이 만드는 변화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일 잔소리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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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족끼리 ‘실패담 이야기 하기’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저녁 먹으면서 혹은 저녁 먹고 나서, 엄마 아빠가 먼저 사소한 실수도 좋고 정말 후회했던 일도 좋고, 자신의 실패 경험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럼 가만히 듣고 있던 아이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더라도, 엄마 아빠도 저렇게 실패를 많이 하면서 지금까지 살았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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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간은 완벽한 사고가 어려운 시기입니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정상적인 생각이란 게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러니 이런 아이들을 설득하는 데 논리적인 해법이 통할 수 없습니다. ---p.259
아이를 사랑하고 믿고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지만, 행동에는 분명한 원칙이 필요합니다. 즉, 따끔한 훈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분명한 원칙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가르쳐야 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 자녀와의 싸움을 피하려고 원칙 없이 오케이를 남발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랬다가는 오히려 더 큰 싸움이 납니다.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룰을 정하고, 그 룰을 위반했는지 안 했는지를 묻고, 어겼을 때는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다시 묻고, 이런 과정을 거쳐야 서로 싸우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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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언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갈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러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과 노력의 태도를 가르쳐 줍니다. 나로부터 비롯되는 선한 동기와 에너지가 선순환의 과정을 거쳐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게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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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안다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내려놓을 것과 비울 것을 아는 성찰의 과정과도 같습니다. 이 과정이 바로 마음챙김입니다. 나를 알고서, 그래서 나와 관계된 아이가 어떤 존재인지 좀 더 명확히 인지한다면, 아이와 관계된 일에 있어서도 평정심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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