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에게 공간은 도구에서 목적 그 자체가 되었다. 양질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많아지면서 오프라인 공간의 수준은 상향 평준화되었다. 게다가 소비의 주축이 되고 있는 MZ세대는 오감으로 느끼는 ‘경험’을 중요시하고, 경험 소비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다. 이제는 어떤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고민하고 실현해내는 공간이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목적’이 되는 공간은 어떤 공간일까?
--- p.6, 「들어가며」중에서
콩치노 콩크리트에서 음악을 듣는 일은 마치 영화관의 ‘아이맥스’ 상영관에서의 영화 감상을 연상시킨다. 아이맥스 상영관은 일반 스크린 대비 10도 정도 시야각이 넓고 굴곡이 있는 아이맥스 스크린을 통해 극장 내 어느 좌석에 앉더라도 동적인 세계가 눈앞에 쏟아진다.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는 세 개 층의 어디에 있더라도 압도적인 음향을 느낄 수 있다. 일찍이 아이맥스(eye-max)를 경험한 인류가 ‘이어맥스(ear-max)’ 상영관에 들어선 듯한 기시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대형 스피커들은 1920~30년대 미국과 독일에서 만들어진 극장용 오디오 시스템들(‘웨스턴 일렉트릭’, ‘클랑필름’)이다. 역사의 흐름상 세계 어딘가에서는 더 나은 스크린보다 더 나은 음향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을 우선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 p.12, 「압도적 경험을 선사하는 유일무이 음악감상실, ‘콩치노 콩크리트’ 이야기」중에서
Q. 펠른이 다른 카페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미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러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나요? 펠른의 기획 의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A. 많은 한국인이 식사 후 커피를 찾아요.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았죠. 우리의 커피 문화가 언제, 어디에서 시작됐으며, 어떻게 소비, 발전되고 있는지 생각해봤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커피는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빠른 제조, 테이크아웃을 기반으로 한 빠른 소비에 최적화되어 있더라고요. 커피의 원재료, 제조, 소비에 새로운 문화를 제안하고 싶었어요. 커피라는 음료를 하나의 dish로, 바리스타라는 사람의 역할을 master로 새롭게 규정했어요. 더욱 깊고 세분화된, 그리고 전문적인 커피 문화를 주도하고 소비자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제안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펠른의 시작이에요.
--- p.38, 「전문적인 커피 문화를 주도하는 커피 파인다이닝, ‘펠른’ 이야기」중에서
묘목을 심으며 미래의 울창한 숲을 기약하는 사회혁신 비즈니스가 있는가 하면, MGRV처럼 맹그로브가 상징하는 이미지를 도심으로 가져와 주거 솔루션을 제안하는 비즈니스도 있다. 열대 지역에서 자라며 여러 동식물의 보금자리가 되고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는 유익한 나무 같은 공간을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
--- p.88, 「따로 또 같이 사는 곳,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이야기」중에서
(‘1인 가구수와 비친족 가구 수‘ 증가율 그래프와 함께) 해가 거듭할수록 1인 가구 수는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는 경제난, 고령화, 개인주의 확산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그래프를 보면 친족 이외에 친구나 연인 등으로 구성된 5인 이하 비친족 가구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홀로 집을 구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셰어하우스, 코리빙하우스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p.95, 「따로 또 같이 사는 곳,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이야기」중에서
Q. 공간의 콘셉트와 스토리가 독특한데 어떻게 기획을 하시나요? 공간을 만들면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콘텐츠들을 공간 이곳저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도록 배치한 것도 인상적이에요.
A. 저는 원래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인지 시나리오를 쓰듯이 공간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잠을 자는 숙소이지만 일반적인 숙소 느낌보다는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누군가 진짜 살 것 같은 집. 그리고 거기에 사는 인물을 상상하며 시놉시스를 쓰죠. 실재하지는 않지만 어딘가 존재할 것 같은 인물이길 바랐어요. 로텐바움에서는 그 대상이 조르그라는 이름을 가지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죠. 공간을 구상하면서 써 두었던 텍스트들이 조르그를 이루는 바탕이 되고 있어요.
--- p.112, 「숙소에 머무는 것이 여행이 되는 시대의 숙소, ‘웻에버&로텐바움’ 이야기」중에서
대개 신문의 ‘사회면’은 어둡다. 가끔 보는 사람들도 한숨을 쉬게 만든다. 그런데 ‘공동 사회면’이라는 게 있다면, 거기에는 어떤 소식들이 담길 수 있을까? ‘코사이어티(Cociety)’는 우리가 필연적으로 소속된 사회(society)가 아닌, 공동 사회(Co-Society)를 지향하며 출발했다. 2019년 서울숲점, 2021년 제주 빌리지점을 오픈했고, 어느 지역에서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성장하기를 독려한다.
--- p.222, 「모두가 누군가의 영감이 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라운지, ‘코사이어티’ 이야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