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은행의 정기예금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은행의 정기예금은 6개월, 1년, 2년, 3년. 이런 식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지급할 이자를 명시합니다. 예를 들어서 6개월이면 3%, 1년이면 4%, 3년이면 5% 이런 식으로 이자 지급을 명시합니다. 채권도 은행의 정기예금과 마찬가지입니다. 채권 만기가 1년짜리인 채권을 샀다면 1년 정기예금에 가입한 것과 같습니다. 채권 이자가 4.5%였다면 이 채권에 투자한 경우 이자가 4.5%인 1년 정기예금에 가입한 것과 같습니다. 실제 채권을 살 때는 기간이 1년 단위로 딱 떨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1년 2개월 남은 채권을 5%에 샀다면 이자가 5%인 1년 2개월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습니다. 채권에 투자하면 은행 정기예금에 비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만일 채권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원래 예상했던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 채권 가격이 내리면 팔지 않고 만기에 상환받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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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팔계는 손오공에게 1천만 원을 빌리려고 합니다. 평소 돈을 잘 갚지 않는 저팔계이기 때문에 손오공은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때, 옆에 있던 사오정이 혹시 저팔계가 돈을 갚지 않으면 자기가 대신 갚아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오정도 역시 돈을 빌리면 잘 갚지 않는 자였습니다. 그래서 손오공은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때 삼장법사가 나타나 만일 저팔계가 돈을 갚지 않으면 자신이 대신 갚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삼장법사는 한 번 약속하면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 손오공은 삼장법사의 말을 믿고 흔쾌히 돈을 빌려줍니다. 손오공이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은 저팔계의 신용이 아니라 삼장법사의 신용이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항상 발행자의 신용보다 더 높은 신용을 갖춘 자가 보증자가 되어야 합니다. 발행자의 신용보다 보증자의 신용이 낮으면 이는 보증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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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의 계산 방법으로는 단리와 복리가 있습니다. 단리와 복리의 개념을 저는 중학교 1학년 수학 시간에 배운 것 같습니다. 단리는 일정 기간이 지나는 동안 원금에 대해서만 일정 비율만큼 수익이 더해지는 방식이고 복리는 일정 기간 경과하며 발생한 이자가 원금과 함께 재투자되어 추가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방식입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1만 원을 5%의 단리와 5%의 복리로 예금하는 경우입니다. 단리의 경우는 매년 500원씩 이자가 붙습니다. 그래서 1년 뒤에는 10,500원, 2년 뒤에는 11,000원, 3년 뒤에는 11,500원. 이런 식으로 계속 흘러갑니다. 하지만 복리의 경우는 다릅니다. 첫해에는 똑같이 10,500원입니다. 하지만 다음 해에는 11,000원이 아닌 11,025원이 됩니다. 이자 500원에 대해서 또 이자가 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9년이 지나면 단리의 경우는 25,000원에 불과하지만, 복리의 경우는 43,219원이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격차는 더 커지는 것이지요.
--- p.94~95
2021년 8월까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0.5%에 불과했습니다. 금리가 낮다 보니 대출이자에도 부담이 없었고 그래서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22년 11월 3%대에 달하자 시중금리도 급등하여 대출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났고 그래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금리의 변동은 개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손오공은 5억짜리 집을 사면서 3억을 대출받았습니다. 3% 이자와 만기 10년으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은 2,896,822원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6%로 뛰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은 3,330,615원입니다. 무려 433,793원이 늘었습니다. 1년으로 하면 5,205,516원입니다.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사는 것이 월급쟁이 숙명인데 이렇게 1년에 갚아야 하는 금액이 520만 원이나 늘어나면 정말 난감하지요. 당장 먹을 것도 아껴야 하고, 아이들 학원도 못 보낼지 모릅니다. 흔히 기준금리가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우리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p.111
듀레이션은 채권 투자자금의 평균회수기간을 말합니다. 듀레이션이 1년이라면 1년 뒤 채권 투자자금이 회수된다는 뜻입니다. 0.5년이라면 6개월 뒤에 채권 투자자금이 회수된다는 뜻입니다.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 각 시점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 총현금흐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중치로 사용하고 이를 채권의 현금흐름 시점에 곱하여 산출한 현재가치로 환산된 가중평균 만기를 의미합니다.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홍길동에게 돈을 1만 원 꾸어주었습니다. 그리고 3년 뒤에 돈을 받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사이에 1년에 한 번씩 10%의 이자를 주기로 했습니다. (중략) 원금은 3년 뒤에 받기로 했지만 중간중간 이자도 받고 해서 평균회수기간을 따지면 2.7년이 나오는 것이지요.
--- p.143~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