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미 무어라고 합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스파텐버그에서 왔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5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권장 식단을 여러 해 동안 따랐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2004년 1월부터 저탄수화물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저에게 효과가 있었어요. 저는 186kg에 고지혈증과 고혈압이 있었어요. 나이 서른둘에 몸매가 눈뜨고 보기 힘든 수준이었죠. 그런데 통념에서 벗어나 정부가 권장하는 건강 지침을 던져 버리자 삶과 건강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저는 단지 저만이 아니라 저의 블로그와 라디오 프로(팟캐스트)의 수많은 독자와 청취자를 대신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의 조언과는 달리 지방을 더 먹고, 탄수화물을 덜 먹고, 지칠 때까지 심혈관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생을 바꿀 수 있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조언은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야 여기에 계신 패널들이 진정한 전문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말로, 전 미국인에게 제공되는 권장 식단이 한 종류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수의 식단과 선택안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신발 사이즈가 제각기 다르지 않나요? 저는 305mm를 신지만, 모든 사람이 305를 신나요? 아니죠. 식사법도 마찬가지입니다. 개개인의 인체 대사에 맞는 식단이 필요합니다. 비만이든 당뇨가 있든, 개인의 요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한다면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5년 후에 지금과 동일한 증인들이 똑같은 이익단체의 진정서를 들고 여러분 앞에서 진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무엇이 바뀌어 있을까요? 아마도 비만율이 더 높아지고, 당뇨는 더 악화되고, 심장병도 더 늘었겠죠? 그때 저는 여러분에게 이렇게 물을 것입니다. “왜죠?” --- p. 11~12
먼저 케톤 상태를 정확히 정의해야 할 것 같다. 케톤 상태는 극저탄수화물, 중단백, 고지방 식사를 했을 때 발생하는 대사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는 인체의 주 에너지원이 포도당에서 케톤으로 바뀐다. 케톤은 인체가 지방을 태울 때, 그리고 포도당이 없을 때 포도당을 대신해 케톤을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때 생성된다. 바꾸어 말하면, 인체가 당질 연소기에서 지방 연소기로 바뀌는 것이다. 현재의 식단과 식생활에 따라 케톤에 적응하는 데는 며칠 혹은 몇 주,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케톤 상태는 몸이 지방을 태우는 상태이다. 인내와 끈기가 케톤 상태로 만드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당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 그렇다. 이는 완전히 정상적인 대사 상태이다. 소아과 의사인 매리 뉴포트에 의하면, 모유만 먹은 신생아는 태어나서 12시간 이내에 케톤 상태가 된다. 케톤은 아기의 에너지 요구량의 25%를 공급한다. 실제로 임신 기간을 다 채운 산모의 모유의 지방 10%는 MCT(중간사슬중성지방)로 구성되며, 간이 이를 케톤으로 전환한다. 실제로 시중에서 파는 모든 이유식이 MCT와 코코넛유를 함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기름들은 모유의 지방을 흉내 낸 것이다. 뉴포트는 태어날 때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케톤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한다. 잠을 잘 잔 후에 아침을 거른다면 아마 극미량의 케톤이 생성될 것이다. 탄수화물을 아주 적게, 단백질을 적당히, 건강한 포화지방과 단일불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한다면 케톤은 인체의 주 연료가 될 때까지 증가하기 시작한다. 인체 기능에 아주 적은 양의 포도당이 필요하게 될 때까지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 케톤 상태가 인체에 매우 유익하며 심지어 인체에 더 바람직한 이유를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수렵-채집인 조상이 오래 전에 그랬던 것처럼 인체가 이러한 방식으로 먹도록 설계되었다고 볼 수 있다. --- p. 41~42
〈미국영양학회저널〉 2013년 5월 1일 호에서 롱아일랜드 대학의 생화학 교수인 글렌 로렌스(Glen Lawrence) 박사는 비만과 심장병과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가 지방 때문이라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썼다. 그는 포화지방의 역할과 관련해 현재의 식단 권장안을 합리적으로 재평가하는 동시에, 고도불포화지방(카놀라유, 콩기름 같은)과 같이 이른바 건강한 기름의 높은 염증 요인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칭 건강 전문가라는 많은 사람들이 대담하게도 포화지방이 건강에 해롭다고 말하지만, 로렌스 박사는 포화지방의 역할을 특별히 더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식단 정책에 좀 더 전일적인 접근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백번 지당한 말이다!
그리고 마침내 2014년 2월 12일, 미국 공영 라디오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모닝 에디션〉에서 ‘지방의 역설: 전지 우유를 먹으면 날씬해진다’를 방송하며, 지방의 진실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오브리는 〈스칸디나비아 국가 1차 의료 저널〉의 연구를 인용했다. 이 연구에서는 버터와 크림, 그 밖의 고지방 유제품을 먹은 남성들이 유제품을 먹지 않은 남성들에 비해 비만해질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그녀는 〈유럽영양저널〉에 발표된 메타분석(데이터의 일관성을 찾기 위해 다수의 연구 논문을 면밀히 조사하는 것)을 근거로 들어 고지방 음식이 비만이나 심장병에 일조한다는 증거가 없고, 사실상 유제품을 먹으면 비만의 위험이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지방에 관한 상식에 완전히 배치되는 이야기다. 지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 p. 110~111
우리는 이 책에서 지방, 특히 포화지방과 단일불포화지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였을 때 늘려야 하는 다량영양소(생물체가 생존하기 위해 다량으로 필요한 원소)가 지방이다. 30년 이상 위력을 발휘해 온 저지방 선전 체계 아래에서 오랫동안 정설로 주장된 이론 중 하나는 지방이 해롭고, 동맥을 막으며, 살을 찌운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이러한 생각을 믿는 이유는 거의 평생 동안 머릿속에 불변의 진리로 거듭거듭 주입되었기 때문이다. 거짓말이 자주 반복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믿기 시작한다. 바로 이러한 방식으로 지방, 특히 포화지방이 나쁘다는 미신이
탄생했다. --- p. 152
내가 영양적 케톤 상태를 실험하면서 알게 되었듯이, 케톤에 적응하게 되면 정말로 놀라운 일들이 인체에 일어나기 시작한다.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아서 식사를 까먹을 수도 있고, 식사 사이에 공복 시간이 길어도 기운이 빠지지 않고 정신이 초롱초롱하다. 인체에 생성되는 케톤체가 뇌에 효율적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동안, 몸은 하루 종일 저장된 체지방을 말 그대로 ‘먹는’ 것이다. 따라서 제때에 밥을 먹어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통념과는 달리, 아마도 그럴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지방을 연료로 태워 케톤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하루에 한 끼 혹은 두 끼로도 충분히 포만감을 느끼고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섭식 장애 따위를 조장하는 허튼 소리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배도 고프지 않고 몸이 케톤을 대체 연료원으로 사용하여 완벽하게 작동하는데 음식을 왜 더 먹어야 할까? 케톤 상태가 되면 끼니 사이에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다. 매 끼니 배불리 먹고 다시 배가 고프기 전까지는 음식을 먹지 마라. --- p. 155~156
케토제닉 다이어트는 인류가 뇌전증 치료를 위해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방법을 현대적으로 개발한 방법이다. 이 식이요법이 다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4년부터이다. 20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로 난치성 뇌전증의 치료로 사용되면서 이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왔다. 이 치료의 기전이라든가 적용 방법, 치료 프로토콜의 변형 그리고 이에 대한 경험이 꾸준히 축적되면서 무엇보다 적용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이 식이요법은 단순히 뇌전증의 발작을 억제하는 치료가 아니라, 뇌의 에너지 대사에 변화를 일으켜 뇌 기능을 개선해서 발작을 억제하는 기전이 증명되면서, 그러한 기전을 공유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뇌질환 치료를 위해 시도되고 있다. 자폐, 치매, 불응성 두통 그리고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난치성 뇌종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일부에서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 p. 394
『지방을 태우는 몸』을 읽고 나면 미세한 케톤 상태에서 체중 감량이 잘 된다는 사실 또한 알 수 있다. 한국에서도 고지방식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후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가 열풍을 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데, 케톤이 높을수록 살이 잘 빠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케톤 측정에 몰두하는 사람 중에는 높은 케톤 수치에 도달했는데 왜 체중이 줄어들지 않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낮은 케톤 수준에서(애보트 측정기 기준으로 0.3~1.0)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체중 감량만을 원할 때는 굳이 높은 케톤 수치를 목표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중략 ……)
케톤식의 핵심 원리 중 하나는 인슐린 과잉을 정상화시키는 데 있다. 현대인들은 설탕과 개량 과일, 정제된 탄수화물 등을 지속적으로 섭취해 만성적인 인슐린 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 그 결과,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뇌졸중, 치매, 암 등의 질환에 걸리는 사람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케톤식은 인슐린 과잉을 정상화시키는 방법 중에서 매우 중요하며 효과적인 식습관이다. 나는 『지방을 태우는 몸』이 한국의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의 제2막을 열게 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와 환자, 그리고 장래에 언제든지 환자가 될 수 있는 평범한 우리들에게 같은 소리만 반복하는 지루한 책이 아닌,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는 책인 『지방을 태우는 몸』이 한국에 소개되어 가슴이 벅차다. --- p. 397~399
『그레인 브레인』이 저자의 명석한 통찰과 반박할 수 없는 과학적 증거로 탄수화물의 폐해를 입증한 학술서에 가깝다면, 『지방을 태우는 몸』은 탄수화물이 좋지 않은 이유뿐만 아니라 우리가 악마 취급하는 지방, 특히 동물성 지방을 왜 많이 먹어야 하는지를 연구 결과와 함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증언, 자가 실험 등을 동원해 쉽고, 상세하고, 확실하게 알려 준다. 따라서 이 책은 대중을 위한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다. 확신하건대,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엇갈린 정보와 의구심으로 혼란스러웠던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리될 것이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다른 책들이나 방송 프로그램과 달리 유독 『지방을 태우는 몸』이 우리의 머릿속을 더욱 명쾌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 22명이 실제 연구에서 입증되었거나 환자 진료와 자신의 실생활에서 경험한 내용을 ‘고수의 한마디’ 코너에서 간략하고 명쾌하게 전달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들은(역자를 포함해) 이 코너를 읽고 의심을 거두는 동시에 혼동과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우리의 생각과 달리, 단백질을 과하게 먹으면 좋지 않다고 밝힌다. 따라서 이 책에서 권하는 식단은 엄밀히 말해 저탄수화물, 중단백, 고지방 식단이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저탄수화물 식단(앳킨스 식단이 이에 가까움)이나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넘어선, 새로운 개념의 건강 식단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포도당신생합성’이라는 최첨단 과학 개념으로, 책에 상세히 설명된다.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AI가 인간을 능가하기도 하는 이 시대에 영양과 식단에 대한 개념도 점점 정교해지고 과학적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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