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라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든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친구들 간에도 얼마든지 다툼과 불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럴 때면 가끔 드는 생각이 있다. ‘저 인간은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내가 옳고 자기가 틀렸다는 걸 납득하지 못할까?’ 하는 것이다. 때로는 내 쪽에서 말귀를 못 알아들을 때도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말귀가 어두운 사람보다 더 나쁜 건 특정 행동이나 말을 통해 상대방에게 테러를 가하는 인간들이다. 얼핏 보기에는 사소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교묘한 술수와 엄청난 폭발력이 잠재해 있다. 이 책의 미션은 바로 그런 인간들을 색출해서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제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 p.8
왜곡된 인지 속에는 커다란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 상대방을 왜곡된 시각으로 판단할 경우, 본래의 목표를 놓치거나 ‘정신줄’을 놓아버릴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다. 감정 테러리스트들을 경계해야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들은 상대방이 가장 민감해하는 부분을 공략하고, 상대방의 시야를 흐리게 만들며, 이로써 결국 객관적인 판단 능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게다가 그 방법도 매우 교묘해서 처음에는 내가 감정 테러리스트의 그물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 p.32
다혈질인 이들에게 이해심이나 배려, 공감, 헌신, 희생 같은 말들은 낯선 단어일 뿐이다. 그 때문에 다혈질 보스들은 직원들을 공격적으로 대하는 대신 건설적 관계를 구축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많은 이익들을 놓치고 만다. 다혈질인 사람들은 팀을 짜서 일하는 데에도 재주가 없다. 팀원들과의 화합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세계는 경쟁의식으로 점철되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자기편을 들지 않는 사람을 적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방식 때문에 오히려 타인의 공격 대상이 되기 쉽다. 실제로 누구든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지닌 이들을 쉽게 조종할 수 있다. --- p.77
자만심 과다형 감정 테러리스트들에게 있어 남들이 자기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더 큰 관심을 쏟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 자기가 늘 모임의 중심, 화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가 그중 제일 잘난 사람, 제일 예쁜 여자, 제일 잘생긴 남자, 제일 똑똑한 사람, 제일 성공한 사람, 제일 예리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교만한 이들은 언제나 남들보다 잘나고 싶어 하고, 남들의 모든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싶어 하고, 세상 모든 것이 자기 발밑에 있어야 하고,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의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 --- p.102
악명 높은 불평꾼, 혹은 모든 걸 어둡게만 보는 염세주의자나 비관주의자들을 대할 때에는 늘 주의가 필요하다. 어떻게든 그 사람들이 그런 작자들이라는 걸 미리 파악하고 그 사람들이 놓은 덫에 걸려들지 않아야 한다. 만일 이미 덫에 걸려버렸다면 최대한 빨리 거기에서 도망쳐 나와야 한다. 불평불만분자들과의 잦은 접촉은 결국 내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그들은 총천연색이던 내 삶을 우울한 흑백사진으로 바꾸어버린다. 그런데 누차 강조하지만 불평불만분자라는 생물종들은 보호색을 지니고 있어 다른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난 뒤 별 이유 없이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면 그 사람이 ‘언더커버 불평불만분자’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p.146
이번에도 똑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만성 스트레스 환자형 감정 테러리스트를 가까이하다 보면 자신도 거기에 물들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최선의 예방법은 최대한 빨리 도망치는 것이다. 물론 잽싸게 달아난다는 게 말만큼 쉽지 않다. 무엇보다 만성 스트레스 환자형 감정 테러리스트들이 남들을 자기 곁에 붙잡아 두기 위해 다양한 속임수를 쓰기 때문인데, 주로 죄책감 안겨주기, 양심의 가책 느끼게 하기 같은 수법들이 동원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수법들이 통할 때가 상당히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대상은 바로 ‘선한 사마리아인 콤플렉스 환자들’이다. --- p.179
다른 어떤 종류의 감정 테러리스트들을 대할 때보다 더 시급을 다투어 대처해야 하는 대상이 바로 술수꾼형 감정 테러리스트들이다. 최대한 빨리, 최대한 조기에 그들의 정체를 파악해야 한다. 술수꾼형 감정 테러리스트들의 속임수에 한번 빠져 들면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술수꾼형 감정 테러리스트들은 매우 뛰어난 기억력을 자랑한다. 자기들이 당했다 싶을 때엔 결코 그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사소한 일들도 모두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반드시 되갚는데, 복수의 강도는 대체로 자기가 당한 것의 수십, 수백 배에 달한다. 주변 사람들의 약점을 간파하는 데에도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다. 남들의 약점을 잘 기억해뒀다가 ‘때가 되면’ 그야말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p.212
전형적인 똑똑이형 감정 테러리스트들은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포장하기에 능하고, 고집이 세고, 오만하며, 자신의 뜻을 절대 굽히지 않고, 자기와 의견이 다른 이들은 모두 제압하려 든다. 그에 반해 남들을 배려하거나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은 수준 이하다. 누구의 약점을 모두 앞에서 공개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런 상황을 즐기기까지 한다. 중요한 건 타인의 감정이 아니라 자기가 잘났다는 걸 인정받는 것뿐이다. --- p.232
말이 많은 사람도 감정 테러리스트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좀 피곤한 스타일에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왜 우리는 쉴 틈 없이 종알거리는 사람을 보면 피곤함을 느낄까?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말도 있다. 날카로운 말이 그만큼 큰 상처를 준다는 뜻이다. 그런데 날카로운 말을 남발하지는 않지만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이들이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듣겠지만,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말들이 오늘도 내일도 계속된다면? 그러면 아마도 듣다 지쳐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제발이지 그 입 좀 다물라’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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