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는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이 있다. 세상을 향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하려는 마음은 좋은 생각이다. ‘좀 더 나아지기 위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지?’와 같은 것이 좋은 생각의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조성진이 인터뷰에서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말자’고 했을 때의 생각은 좋은 생각이 아닌 나쁜 생각을 말하는 것이었을 테다. 나쁜 생각이란 대표적으로 ‘걱정’을 들 수 있겠다.
걱정은 ‘안심되지 않아 불안한 감정 또는 어떤 것을 위하거나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 걱정이란 것이 하면 할수록 는다. 걱정도 레벨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살면 걱정이 없다. 걱정이 쓸데없이 많아지는 순간 그 걱정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무기력하게 한다. 걱정의 레벨이 늘어나 봐야 할 수 있는 것은 ‘무언가를 하지 못함’뿐이다.
--- p.15~16, 「생각 없이 살면 이렇게 됩니다」중에서
걱정이 몰려올 때는 의식적으로 천천히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살펴보려고 한다. 움직임, 말, 먹는 것, 지하철을 타는 것까지 조금 시간을 두면서 느끼려고 한다. 의식을 현재에 초점을 맞추면서 어느덧 걱정보다는 현재를 받아들이는 자신을 맞이한다. 이는 명상의 한 기법으로 명상 전공의 교수님에게 받은 조언이다. 갑작스럽게 걱정에 힘들어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교수님은 “걱정을 걱정하면 걱정이 더 커진다”라고 말하면서 잠시 자신으로 돌아올 것을 권했다. 그중의 하나가 천천히 내 움직임에 관심을 두는 일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갑작스럽게 나에게 불안이나 걱정이 왔다고 치자. 어떤 이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장소가 복도가 되었건, 집 앞이 되었건, 아니면 사무실 주변의 한적한 길이건 관계없이 잠시 걷는다. 단, 걸을 때 조건 하나를 둔다. 바로 왼발로 땅을 디딜 때는 마음속으로 ‘왼발’이라고 말하고, 오른발로 디딜 때는 ‘오른발’이라고 되새기는 것이다.
이것이 끝이냐고? 끝이다. 이것이 무슨 걱정과 불안을 없애느냐고? 지금 자리에서 일어나 5분만 해보라.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 자신을 바라보고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가기를 바란다.
--- p.47, 「피한다고 피할 수 있으면 걱정이 아니지」중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가 한 말이 기억난다. 한 기자가 물었다. “경기 전 스트레칭하면서 무슨 생각을 합니까?” 김연아의 대답은 ‘쏘쿨’했다.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지.” 시작하는 힘은 그 말처럼 ‘그냥 하는 것’, 오직 그것뿐이다.
가끔 “너 그렇게 생각 없이 살아서 되겠니?”라고 듣는다. 솔직히 모욕적이고 기분 나쁜 말이다. 하지만 이제 그 말에 당당하게 답할 수 있다. 김연아가 한 말처럼.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사는 거지.”
시작은 그냥 하는 것이다. 인생의 전환이 되는 순간을 만났을 때, 나를 믿고 자신의 힘으로 나아가는 것은 그냥 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세상에서 이미 시작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시작은 내가 출발시킬 때 가능해진다. 시작하는 힘, 실천력의 키워드는 ‘그냥’이다.
첫걸음을 떼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시작은 늘 막막하다. 하지만 시작해보면 사실 별것이 아니라고 느낀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였을까.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도 ‘그냥’ 하라고 하지 않는가.
--- p.79~80,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중에서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배움에서 시작하기를 권한다. 이제는 평생교육의 시대다. 아니 교육이라는 단어는 너무 무거우니 ‘평생배움’의 시대 정도로 표현해도 되겠다. 어쨌거나 배우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배움에 선입견을 품을 필요는 없다. 영어를 공부하라거나 미적분 문제를 풀어야 하는 배움이 아니다.
배움이란 ‘내가 조금만 일찍 깨달았다면 공부했을 모든 것’을 말한다. 개인마다 배움의 종류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누군가의 배움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무언가를 배우려는 시도는 당장 하기를 권한다. 배움에 늦은 때는 없지만 배움이 늦춰지는 일은 있기 때문이다.
--- p.127, 「배움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중에서
인생의 성장을 방해하는, 하지만 늘 내 곁에서 끊임없이 유혹하는 덜 중요하고 급하지 않은 일을 외면하되 외면한 노력에 스스로 보상하는 것은 굉장한 능력이다. 그것이 끝까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행동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하지 않음이란 어떻게 보면 ‘매우 적극적인 행함’이라고 볼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못 해서 늘 자책하고 괴로워하는 당신이었다면, 이제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들어 ‘하지 않음’이라는 목표 속에 집어넣어 보면 어떨까.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해야 할 일의 목록은 줄이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목록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두 가지만 기억해도 최소한 쓸데없는 일에 파묻혀 허우적대는 자신과 이별할 준비가 된 셈이다.
--- p.203,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