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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 봤자 소용없다
중고도서

울어 봤자 소용없다

정연철 | 온다 | 2018년 08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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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2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416g | 137*210*20mm
ISBN13 9788934993858
ISBN10 893499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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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얼마나 걸었을까? 주위를 둘러보니 마을 입구였다.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 있고 그 아래 평상이 놓여 있었다. 평상에 슬쩍 걸터앉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느티나무는 수많은 가지를 촘촘하게 뻗치고 있었다. 그리고 가지마다 빼곡하게 자리 잡은 ‘V’ 자들. 나뭇가지들은 무얼 얻고 저렇게 승리의 ‘V’ 자를 하고 있는 걸까. 어쩌면 나뭇가지는 단순하게 찢어지고 쪼개지고 갈라지고 벌어지는 게 아닌지도 몰랐다. 나누는 건지도. 가지로 고통을 나누면 그 고통은 반이 되고, 반이 된 고통은 반의반이 되고……. 그러다 보면 고통은 점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이파리와 꽃과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기적 같은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저 느티나무를 보면서 들었다. 하지만 내 가슴에 빼곡하게 자리 잡은 고통은 누구랑 나누지. --- p.172

담쟁이는 성장을 멈춘 채 바싹 말라 있었다. 이 상태로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이 되면 새순이 돋아 아래로 아래로 덩굴손을 뻗어갈 거였다. 문득 내려가는 것도 또 다른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올라가는 것만 능사는 아니었다. 올라가다가 내려갈 수도 있고, 내려가다가 올라갈 수도 있고, 그러다가 옆으로 새기도 하고, 다시 내려갈 수도 올라갈 수도 있는 거였다. 그 모든 게 다 길이었고, 그 길에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고, 그 세상에서 사는 삶 또한 의미와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만 했다. --- p.173

우리 둘은 절벽 위에 서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순간 민규가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더니 절뚝절뚝 수면 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도 망설이지 않고 몸을 던졌다. 내 몸은 가뿐하게 날아 수면 위에 가 닿았다. 잔물결이 발바닥을 간질였다. 조심스럽게 오른발을 내디뎠다. 그다음은 왼발, 오른발, 왼발……. 여전히 다리를 절었다. 웬일인지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느새 우린 잔잔한 수평선 위에 서 있었다. 마주보고 서로의 복사뼈에 손을 댔다. 거기에 리셋 버튼이 숨겨져 있었다. 꾹 눌렀다. 수평선에 잔물결이 일었다. 난생처음인 듯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발갛게 해가 떠올랐다. 아팠던 기억들이 흐릿해지고 가슴은 환해졌다. --- p.178

엄마한테 마음속으로 말하는데, 할 말이 더 남아 있는데, 스르르 눈꺼풀이 닫히려고 한다. 엄마의 자궁 속으로 들어간 듯 포근하고 다사로웠다. 문득 댕 댕 댕 댕, 작은 암자의 풍경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가슴속에서 바람이 느껴졌다. 그동안 불었던 것과 다른 바람이었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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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어쩌면 바람일지도 모른다. 때론 가볍고 때론 꽃잎을 살랑, 어루만지다가 거세게 파도를 떠넘기며 질주하기도 하는. 여린 바람이었다가 거센 바람으로 휘몰아치던 이 책의 주 인공 영재, 다시 여린 바람이 되어 서성이는 영재가 나 혹은 그대가 아닐까? - 이옥수 (작가)

현직 교사의 눈으로 섬세하게 읽어낸 요즘 아이들의 진짜 이야기! - 윤영선 (교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나답고 싶은 아이들. 그러나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르다가 끝내 그 발톱으로 자신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낸다. 누가 그들의 마음을 아물게 할 수 있을까? - 김여진 (교사)

책을 펼치자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드러내야 하지만 한편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 아이들에 게 힘이 되지 못한 어른들이 부끄럽다. - 이경선 (학부모)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닥친 불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작위적이지 않아 큰 울림을 선사한다. - 허재봉 (교사)

저마다 다른 이유로 책상 앞에 꼽등이마냥 쭈그리고 앉아 있는 우리. 하지만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며 언젠가는 등을 펴야 한다. 우리는 긴 겨울을 견디며 봄을 기다리는 담쟁이니까. - 배수완 (고3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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