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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모든 것은 변한다 |
저구본형
작가의 사락具本亨
삶에는 어떤 흥분이 있어야 한다. 일상은 그저 지루한 일이나 노력의 연속만이어서는 안 된다. 어제 했던 일을 하며 평생을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격랑과 같이 사나운 지금이다. 부지런함은 미덕이지만 무엇을 위한 부지런함인지가 더욱 중요하다. 그저 바쁜 사람은 위험에 처한 사람이다.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영역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 또한 매우 위험하다. 단순 반복적인 일로 매일을 보내는 사람 역시 위험하다. 그가 진정 성실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 -59쪽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혁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말이다. 껍데기는 많이 변한 것 같지만 실상은 별로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 바로 실패한 혁명의 참 모습이다. 인생은 단순한 것이 아니며, 변화하지 않아도 되는 수십 수백 가지의 이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항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수많은 모순에 싸여 있고, 불행한 수많은 사람들의 등을 쳐서 먹고사는 소수의 부유한 악질들이 여봐란 듯이 살아간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와 똑같이 그럭저럭 살아갈 수밖에 없는, 정말이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65쪽 저항의 또 다른 얼굴은 변화의 필요를 인정하지만 지금은 적당치 않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이것 또한 만만치 않게 많은 패턴이다. 그들은 자신의 조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이를 혁신하여 새로운 조직으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음을 환기시킨다. 만일 새로운 개혁의 시작점이 일 년 중 후반기라면 연말 영업을 마감한 후, 내년부터 새롭게 시작하자고 한다. 연초가 되면 새로운 조직 개편이 자리를 잡은 후에 시작하자고 주장한다. -80쪽 전 국제기계협회 회장이었던 윈피싱어(William Winpisinger)는 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향후 30년 이내에 세계 전체의 재화를 생산하는 데 현재 노동력의 2% 정도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예측은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그 감소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예측이다. 예를 들어 1950년대에는 미국 전체 노동력의 33%가 제조 부문에 고용되어 있었다. 지금은 그 절반인 17% 미만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이런 추세로 간다면 앞으로 사람이 필요 없는 무인 공장의 출현은 어렵지 않게 예상된다. 그렇다면 윈피싱어의 말은 농담이 아니다. -128쪽 스스로 힘을 가지려면 명함의 주술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자신의 경영자라고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다른 시각에서 자신의 일을 해석하는 힘을 제공한다. 자신을 마치 한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는, 대응력이 민활한 ‘1인 기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회사와 자신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게 한다. 충성심과 시간을 판 대가로 먹거리를 해결하는 고용관계가 아니라, 계약에 의한 상호 협력관계라는 새로운 인식은 스스로를 직장에서 해방시킴으로써 1인 기업의 경영주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가능하게 한다. -163~164쪽 며칠 하다가 그만 두지 마라. 바쁜 일이 있어 며칠 있다가 다시 계속하겠다고 다짐하지 마라. 욕망의 불길이 계속 타오르게 하라. -347쪽 --- 본문 중에서 |
1998년, 저자 이름은 낯설지만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책이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바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저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40대 남성으로서의 자기 고민, 즉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지금까지 무엇을 이루었는가에 스스로 답을 찾고 자신의 삶을 바꿔보기로 마음먹은 터였다. 개인과 조직의 혁명적 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을 역설한 이 책은 당시 IMF 구제금융 사태와 맞물려 큰 방향을 일으켰다. 또한, 1999년 교보문고가 발표한 ‘전문가 100인이 선정한 90년대의 책 100선’에 선정되어 하나의 콘텐츠로서 그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총 여덟 권이 채택된 경제경영 분야에서 이 책은 유일한 국내 저자의 도서였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책이 말하는 ‘변화’는 여전히 중요한 화두다. 저자는 “변해야 산다”는 이 시대의 극단적 강요를 ‘변화할 수 있다’는 설렘으로 바꾸어놓는 특유의 인문학적 화법으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개정판은 그중 지난 10년 동안 자기혁명을 이룬 독자의 글을 실어 이 책이 말하고 있는 자기혁명이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 그 독자는 바로 ㈜휴머니스트의 김학원 대표다.(‘나의 자기혁명 일기’) 그는 자기 인생의 다섯 번의 분기점에서 이 책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는 한국IBM에서 경영혁신 팀장을 지낸 변화경영 전문가로서 저자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그중 중요한 것은 ‘1인 기업론’(4장 1인 기업가로 다시 시작하라)과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론(7장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다섯 가지)이다. 1인 기업론은 자신을 한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는 1인 기업으로 규정하라는 것인데, 이를 통해 회사와 고용관계가 아닌 상호 협력관계를 이룰 수 있다. 이는 직장의 울타리 안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켜줄 새로운 인식론이기도 하다. 저자가 말하는 ‘1인 기업, 그 여덟 가지 경영 원칙’은 1인 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다섯 가지’에는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발견하는 방법부터 이를 이루기 위한 시간관리 방법까지 소개되어 있다. 1. 묘비명, 마음을 열고 욕망이 흐르게 하라 자신의 묘비명에 무엇이 적혀 있으면 좋겠는지 떠올려보면 하고 싶은 수많은 일들 중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발견할 수 있다. 2. 지능 목록, 그대 또한 잘하는 것이 있다 마이어스-브릭스 유형지표 등 지능의 종류를 참고하여 자신의 지능 목록을 작성해보라.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보고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남이 잘한다고 알아준 것, 그래서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기억을 떠올려라.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3. 진기한 조합, 욕망과 지능을 연결하라 묘비명과 지능을 연결시켜라.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할 수 있다. 4. 일상의 자유, 하루에 두 시간은 자신만을 위해 써라 자신의 현재 삶이 앞서 발견하게 된 진정한 욕망과 거리가 있다면 그 교정을 위해 하루 두 시간을 할애하라. 다행스럽게도 그 교정 과정은 괴로운 것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쏟고, 재능이 있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므로 교정 자체가 즐거움이며 삶의 활력이 된다. 5. 숙련과 기록, 한번 시작한 일은 멈추지 마라 일상에 매여 살다보면 하루에 두 시간을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믿음 없이는 자기혁명을 이룰 수 없다. 자기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욕망을 믿고 매일 마음을 다해 그 일에 빠져들면 시간을 씀에 있어 절제를 배우게 된다. 각고와 단련을 통해 비로소 숙련이 주는 ‘멋’에 이른다. 한번 시작한 일을 계속하는 방법 중 하나는 기록이다. 기록함으로써 우리를 돌아볼 수 있다. 아이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