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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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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역사다

: 전선기자 정문태가 기록한 아시아 현대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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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36쪽 | 738g | 140*223*35mm
ISBN13 9788996023951
ISBN10 899602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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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도심은 아직 닫혀 있지만 폭동은 수그러들었고 버스와 택시들이 살살 다니고 있다. 그러나 하루 동안 외국인과 화교들 탈출이 극에 달했다.
자까르따 5월은 이제 뭔가 터질 것 같은 20일을 향해 가고 있다. 국민각성의 날이기도 한 그 20일에 맞춰 수하르또가 중대 발표를 할 것이란 소문이 도는 가운데 학생 시위대는 그날을 최후의 결전일로 꼽고 있다. 시민들은 학생(교내 시위자)과 폭도(가두 시위자)로 나눠 진압작전을 벌이겠다고 밝힌 군부의 움직임을 걱정스레 지켜보고 있다.
자까르따는, 1980년 5월 광주와 1992년 5월 방콕에 이어 다시 피를 부르며 아시아 현대사에 ‘5월’을 만들어가고 있다. 수하르또만이 그 피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연장과 솜씨를 지녔다. 수하르또의 결단이 필요하다.
--- p. 24

유도요노가 지닌 이 모든 강점들은 양날의 칼이다. 대통령이 의회와 내각과 당을 모조리 주무를 수 있는 현실은 균형과 책임이라는 정치적 상식을 뛰어넘어 독재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택은 유도요노 몫이다. 그이가 정치판에 묶이지 않아도 되는 강점을 살린다는 건 결국 시민사회와 손잡는 일이다. 마지막 5년 동안 그이가 시민을 중심에 놓고, 시민이 바라는 ‘변화’를 따라간다면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정치발전사에 중요한 모델을 남기게 될 것이다.
갈림길에 서 있다. 앞으로 5년은 인도네시아가 세계사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더 험한 수렁으로 빠져버릴 수도 있는 위기의 시간이기도 하다.
--- p. 92

타이 정치가 외형상 민주화를 이뤄가던 1990년대는 아시아 전역에서도 시민사회가 크게 자라면서 쿠데타와 군인정치가 한물갔다. 대신 자본가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권력까지 노리는 현상이 세계적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같은 시기, 타이 군인들도 정치권력에서 발을 빼는 대신 자본에 빌붙어 이윤을 챙기는 기생법에 눈떴다.
해서 1991년 쿠데타를 끝으로 모든 이들이 ‘이제 타이에서 쿠데타는 더 이상 없다.’고 단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자본을 끼고 온 군부가 있고, 타이 정치가 여전히 고질적 부패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근본 결함을 눈여겨보지 않은 지나친 낙관이었다.
타이 정치는 아직도 ‘매표’와 ‘뇌물’이라는 두 줏대를 통해 돌고 있다. 선거를 돈으로 산 정치인들이 정부 예산과 사업권으로 이문을 챙기고는 그 돈으로 다시 다음 선거를 치르는 구조는 오히려 1980~1990년대 경제발전과 맞물려 더 악질로 변했다.
‘돈줄’과 ‘부패’가 살아 있는 한 권력을 향한 군인들 의지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해왔다. 그 부패구조를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에 동력을 제공해왔던 주범인 쿠데타 군인들이 늘 ‘최후의 선택’이라며 부패정치 척결을 혁명과업 제1호로 내걸었던 사실을 눈여겨봐둘 필요가 있다.
--- p.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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