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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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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화

: 시대를 초월한 걸작 영화와의 만남

로저 에버트 저 / 최보은,윤철희 공역 | 을유문화사 | 2003년 02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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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616쪽 | 896g | 154*224*35mm
ISBN13 9788932460857
ISBN10 89324608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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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로저 에버트
미국 일리노이주 어배나에서 태어나 일리노이대학과 시카고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1967년에 <시카고 선 타임스>에서 영화평론가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1975년에 영화비평가로서는 처음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그는 같은 해 진 시스켈과 함께 '시스켈과 에버트 Siskel & Ebert'라는 TV프로그램의 공동진행을 시작해 오래도록 명성을 쌓았다. 1999년에 시스켈이 사망한 후, 새로운 파트너로 리처드 로퍼를 맞아들인 에버트는 "Two Thumbs Up!" 제스처로 유명해진 엄지손가락에 상표등록까지 마치고 지칠 줄 모르는 글쓰기의 열정으로 <뉴욕 타임스>의 재닛 매슬린, <뉴스위크>의 데이비드 얀센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비평가의 길을 걷고 있다.
역자 : 최보은
서강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중퇴했다. <한겨레> 신문 정치부, 사회부, 편집부 기자를 거쳐 영화주간지 <씨네21> 한국영화팀장과 격주간 <케이블TV가이드> 편집장을 지내고 2001년 8월부터 영화월간지 <프리미어> 편집장으로 재직중이다.
역자 : 윤철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영화전문지 <프리미어>,스크린> 등의 외고를 번역하면서 번역활동을 시작했다. 번역작품으로 미국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위대한 영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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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계명, 열 편의 영화. 크쥐쉬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바르샤바에 있는 담배 연기 가득한 작은 방에 앉아 1980년대 초반 폴란드 자유노조 재판 때 만났던 변호사와 함께 몇 달 동안 시나리오를 썼다. 감독은 크쥐쉬토프 피지비츠가 시나리오 쓰는 법은 몰랐지만 말을 할 줄은 알았다고 회상하였다. 두 사람은 동요하던 폴란드 정국에 대한 얘끼를 몇 시간 동안 나눴고, 계엄령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를 다룬 '결말 없음(No End)'의 시나리오를 함께 썼다. 폴란드 정부 당국은 그 영화가 자기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영화라고 생각했고, 반정부 세력은 타협적인 영화로 간주했으며, 카톨릭 교회는 비윤리적인 영화로 치부하였다. 영화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던 중에 두 사람은 빗속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골칫거리를 더 만들고 싶어했는지도 모르는 피지비츠가 고함을 쳤다.
"누군가는 십계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야만 해."

그들은 폴란드방송국을 위해 각각 1시간 분량의 영화 10편을 만들었다. '십계 연작'은 1980년대 후반 방영됐고, 베니스와 다른 영화제에서 상영됨ㄴ서 놀라운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영화의 형식은 극장 상영에는 적합하지 않았고(관객들에게 10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달라고 요청할 것인가? 아니면 두 편씩 상영할 테니 극장에 다섯 번 와달라고 요청할 것인가?), 결국 '십계 연작'은 미국에서는 정상적으로 극장에서 상영되지도 않았고 비디오로 출시되지도 않았다. 북미 지역에서는 2000년에 이르러서야 비디오와 DVD가 출시되었다.

몇 년 전에 영국에서 출시된 비디오를 사용하여 '십계 연작'을 강의한 적이 있다. 그때 영화와 계명을 일치시키는 데 꽤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십계 연작'의 영화와 계명은 일대일 대응이 되지 않는다. 어떤 영화는 둘 이상의 계명과 관련이 있었고, 어떤 영화들은 십계명이 표방하는 전체 윤리 시스템과 관련이 있었다. '십계 연작'은 단순히 계명을 묘사하는 수준의 영화가 아니다. '십계 연작'은 복잡한 현실 문제에 직면한 현실 세계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룬다.

'십계 연작'은 바르샤바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영화를 볼수록 아파트 구조에 점점 친숙해진다. 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이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다든지 하는 식으로 다른 영화의 주변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10편 중 8편에 등장하는 젊은이가 있는데, 우울한 구경꾼인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며, 가끔씩 사람들과 슬픈 눈빛을 주고받는다. 나는 그가 그리스도를 상징한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키에슬로프스키는 '십계 연작'에 대한 에세이에 이렇게 썼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는 우리를 그리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키에슬로프스키는 자신이 만든 이미지의 의미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악며이 높은 감독이다. 나는 아네트 인스도르프가 귀중한 키에슬로프스키 관련 저서 '이중의 삶, 두번째 기회'에서 전개한 이론을 좋아한다. 그녀는 십계 연작의 구경꾼을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의 천사에 비교하였다. '베를린 천사의 시'의 천사는 "순수한 시선으로 인간의 우둔함과 고통을 기록"할 수 있지만, "자신들이 목격하는 인간의 삶에 개입해 변화를 일으킬 수는 없다."

열 편의 영화는 추상적인 철학적 관념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곧장 파고드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이다. 그 중 몇 편의 영화를 볼 때면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가 힘들다. 스탠리 큐브릭은 '십계 연작'을 보고 난 후 키에슬로프스키와 피지비츠가 "자신들이 아이디어를 얘기하는 수준을 넘어서, 아이디어를 극화할 줄 아는 아주 희귀한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하였다. 정말 그렇다. "십계 연작'의 캐릭터들이 특정한 계명이나 윤리적 문제를 언급하는 장면은 하나도 없다. 대신 계명들은 캐릭터들이 실생활의 윤리적 난제들을 해결하려 애쓰는 과정에 스며들어간다.

(중략)

결과적으로 여러분은 계명이 과학처럼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처럼 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계명은 우리의 삶을 물감 삼아 가치 있는 초상화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가르침이다.

키에슬로프스키와 피지비츠는 각각의 시나리오를 각기 다른 감독들이 연출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시나리오를 썼다. 그러나, 키에슬로프스키는 시나리오들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고, 열 편 모두를 연출하였다. 그리고 비주얼 스타일이 지루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각의 작품마다 다른 촬영감독을 고용하였다. 배경은 거의 동일하다. 실외는 음산하고, 대부분은 겨울철이 배경이며, 작은 아파트와 사무실이 등장한다. 등장인물의 얼굴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뚜렷이 보여준다.

'십계 연작'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할리우드 영화의 플롯처럼 멍청한 투쟁을 벌이지는 않는다. 그들은 성숙한 어른들이고, 대부분의 경우 조직화된 종교의 영역 외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윤리적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십계 연작'을 보려는 사람은 한 자리에서 10편을 한꺼번에 보려 하지 말고, 한 번에 한 편씩 보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운이 좋아서 '십계 연작'에 대해 얘기할 사람을 찾게 되면 그 사람과 토론을 하고 인생에 대해 배우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고 여러분이 의논할 사람이 없는 외로운 처지라면 여러분 스스로와 토론을 하기 바란다. 키에슬로프스키의 대다수 캐릭터들이 그랬듯이.
--- pp. 27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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