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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6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72g | 128*188*20mm
ISBN13 9788957075111
ISBN10 89570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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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그대로 호흡을 멈췄다. 지갑 끝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뽑아낸다. 손끝에서 어깨로 떨림이 흐르고 따끈한 열기가 조금씩 몸에 퍼지는 것을 느꼈다. 주위의 다양한 인간들, 그 무수히 교차하는 시선이 이 부분만은 공백이 되어 전혀 날아오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긴장하는 손가락과 지갑의 접점을 견뎌내면서, 접어놓은 신문 틈새에 지갑을 끼우고 오른손으로 바꿔 들어 내 코트 안주머니에 넣었다. 숨을 조금씩 토해내고 체온이 다시 오르는 것을 의식하며 눈으로 주위를 확인했다. 손가락에는 아직도 이물을 잡았던 긴장감이, 타인의 영역에 비집고 들어섰던 저릿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 “타인의 인생을 책상 위에서 규정해나간다. 타인 위에 그렇게 군림한다는 건 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만일 신이 있다면 이 세계를 가장 유쾌하게 음미하고 있는 건 신이다. 나는 수많은 타인들의 인생을 조종하면서 이따금 그 인간과 동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들이 생각하고 느낀 것이 내 속에 고스란히 들어오는 일이 있어. 여러 인간의 감정이 동시에 침입해 들어오는 상태. 너는 그런 건 맛본 일이 없으니 잘 모르겠지. 다양한 쾌락 중에서도 그게 최상의 쾌락이야. 자, 똑똑히 들어.”
그자가 내게 다가왔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소설의 1인칭 화자로 등장하는 니시무라는 도쿄를 무대로 활동하는 천재 소매치기다. 그는 한눈에 알아보기 쉬운 유복한 환경의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아 과히 천재적이라고 할 만큼 교묘한 솜씨로 사람들의 지갑을 훔친다.
니시무라는 오랜만에 도쿄로 돌아와서 활동을 시작했다. 몇 년 전에 빠져나올 수 없었던 임무를 수행한 후 같이 일했던 친구를 잃고 도쿄를 떠났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된 도쿄에서 생활은 늘 그렇듯 흐르고, 시내를 돌아다니며 소매치기를 하던 니시무라는 그날도 어떤 남자의 지갑을 낚아챘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남자에게 손목을 잡혔다. 그가 고개를 돌린 순간, 니시무라는 알았다. 선글라스를 낀 무표정한 얼굴, 목에 난 상흔의 그자가 ‘기자키’라는 것을. 같이 일하던 친구들과 함께 벗어날 수 없는 임무를 하게 만들었던 기자키가 바로 그의 앞에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기자키는 니시무라의 운명을 잡고 흔들기 시작한다. 니시무라에게 있어 절대적인 운명의 지배자가 된 기자키는 불가능해 보이는 세 가지 임무를 제안하고, 니시무라는 어쩔 수 없이 차곡차곡 수행해나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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