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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중] 코튼로드
중고도서

[중고-중] 코튼로드

: 목화의 도시에서 발견한 세계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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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18쪽 | 440g | 148*210*30mm
ISBN13 9788960177031
ISBN10 8960177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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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농업 종사자들과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되는 식량 원조가 미래의 기근이라는 고질을 배태하고 있듯이, 의류 기증 역시 지역 생산 경제를 망친다. 북구 지역 자선단체들과의 교묘한 공모를 통해서 중국 의류 산업은 말리에 섬유업이 태동될 수 있는 씨를 말렸다.
1970년대에 아프리카 서부와 중부 지역 국가들은 제사와 제직 공장들을 세우기 위해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계획을 벌였다. 그러나 실제로 투자를 한 사람도 많지 않았고, 그나마 왔던 사람들마저도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떠나 버렸다. 중고 의류(시장 점유율 25퍼센트)가 아니더라도, 관세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아시아 수출품에 어떻게 당해 낼 수 있겠는가? 더구나 아프리카 나라의 멋쟁이들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직물이 아니라 네덜란드산 직물로 옷을 해 입어야 직성이 풀리니, 어떻게 고급 직물 산업을 키울 수 있겠는가?
오직 가나만이 ‘국산품 애용’을 의무로 삼아 자랑스럽게 실천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히려 외제 옷을 입어야 자랑하고 행세하는 형편이다.(50-51쪽)

우즈베키스탄은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는 ‘백색 황금’을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훨씬 유리하게 잘 이용하는 나라다. 터키 사람들이 경영하는 자국의 섬유 산업을 위해서는 극히 적은 양(20퍼센트 미만)의 목화만을 할애한다. 나머지, 즉 80만 톤의 목화는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으로 분배된다.
최근에 거래소가 문을 열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국제 기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장담하건대, 우즈베키스탄의 거래소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아주 미미한 양의 교역만을 다루게 될 것이 확실하다.
면화는 석유가 아니다. 하지만 국가 간의 힘겨루기에 이용된다는 면에서는 석유와 다르지 않다.(242-243쪽)

‘적정 가격’, ‘공정’ 무역……. 이 같은 목표를 어떻게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누가 정한 가격이 적정한 가격이며, 이 같은 윤리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원칙에 따라야 하는가? 아마도 우리들 대부분은 목화 값을 조금 비싸게 내더라도 그렇게 함으로써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농부들이 좀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태세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할 경우 브라질의 농업 노동자들은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일하는 방식이 ‘공정’ 무역 방식에서 인정하는 방식이 아닌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자기 잘못이 아닌 이 ‘잘못’ 때문에 아프리카 농부와는 달리 브라질 농업 노동자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돌아가면 안 된다는 말인가?
또 어린이들의 노동 문제는 어떤가?
아프리카에서 면화를 수확하는 방식(“아, 가족 간의 유대감이 대단하군요!”)에 대해서는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의 수확 방식(“어쩔 수 없어, 구소련의 독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니까!”)은 강제 노동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해도 좋은가?
‘공정 무역’이라는 아이디어 덕분에 푼돈을 주고 윤리를 살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렇게 한다고 해서 경제 활동 자체가 비폭력적으로 변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어떤 분야에서 ‘공정성’을 추구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그 분야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 그렇다면 벌써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양심적인 무역 거래에 대한 의식이 눈뜰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정부단체들의 노력 덕분에 최근 들어 공정 무역은 국가 간의 거래에서 차츰 목소리를 높여 가고 있다.(296-297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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