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알 수 없는 슬픈 예감 그 무엇!
신혜영 (orangehy@yes24.com)
요시모토 바나나. 일본 소설계에서 유명한 여 작가 중 한명이다. 소설, 특히나 일본 소설에는 무뇌한이었던 내가 우연히 도서관에서 일본 소설을 검색하다가 익숙하게 들어본 작가로 검색하다 이 소설을 읽게 되었다. '슬픈 예감'이라는 제목이 뭔가 심상치않은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고, 연보라색 표지가 맘에 들었다. 또한 슬픈 예감이라는 제목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이 작품은 작가의 다른 작품『키친』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쓰게 된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내용인 즉,
어렸을 적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소녀가 과거의 기억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다룬다. 출생의 비밀, 남매간의 사랑, 혈육의 죽음 등이 어우러져 제목에서도 느꼈던 묘한 슬픈 기운을 느끼게 한다. 현실에서 얼마나 일어날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게 되는 주제가 출생의 비밀인 이모와의 관계, 그리고 남매간의 사랑이었다. 열아홉 살의 주인공 야요이에게는 서른 살의 젊은 이모가 있는데, 미모의 고등학교 음악 선생이며 외딴 집에성 혼자 살고 있다. 그런 이모에게 알 수 없는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어느 날 야요이는 이모 집에서 머물던 중 이모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알 수 없는 친밀감의 이유가 밝혀지게 된다. 바로 자매였다는 사실. 그리고, 진실을 털어놓은 후 이모는 집에서 사라지고, 남동생과 야요이는 이모를 찾아 나선다. 서로 늘 편안함과 위로를 느끼던 두 사람은 이모를 찾아나서는 여정 중에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현실에선 쉽게 납득이 되지 않고, 드라마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지극히 현실적인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었지만, 이모를 찾는 여정 속에서의 야요이의 심리묘사를 보며 어떤 마음일지 짐작할 수는 있었다. 좋은 부모님 밑에서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는 야요이와 나. 전혀 슬픈 일이 없을 것 같은 주인공이지만, 슬픔과 그리움에 사로잡히듯, 나또한 때때로 그런 감정을 느끼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야요이가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기 전 언니와 함께 단란했던 모습을 꿈을 꾸는 대목이다. 아빠가 막 새 차를 뽑았을 때 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할 뻔했다. 여행을 가기 전 왠지 모를 슬픈 느낌에 울어버린 야요이의 모습도, 그런 야요이를 사랑스럽게 안아주는 엄마의 모습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런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준 이모, 아니 언니를 야요이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