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선배’의 역할은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하다. 불쌍한 우리의 주니어들은 ‘선배’가 역할을 제대로 해주는 것을 바라지도 않고, 무언가를 희생하며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주니어들은 ‘선배’가 ‘후배’를 하나의 인격체이자 자신과 동등한 감정을 가지는 사람임을 인정받고 싶어 하며 더 나아가 회사생활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다. 참으로 소박한 소망이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자 권리라고 볼 수 있지만 ‘멱살선배’들로 인하여 이러한 소박함은 산산이 깨지게 된다.
‘멱살선배’란 ‘멱살을 잡고 바닥에 내팽개치고 싶은 직장 내 선배’들을 모두 통칭하며, 직장 내에 자신이 직접 일을 지시하는 후배가 있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직급을 불문하고 이 사람이 될 수 있다. ‘멱살선배’의 특징은 이제부터 서서히 기술해 보겠지만 아래와 같은 대표적 특징을 몇 가지 가지고 있다.
1. 후배는 내 봉이자, 내가 막 써먹기 위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2. 후배가 느끼는 감정은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3. 내가 내야 하는 성과(Performance)는 그 어떤 것 보다 소중하고 우선되어야 한다.
한가지 좋지 않는 소식이 또 있다. 흔히 나쁜 것일수록 항상 빨리 배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고스란히 적용되어 ‘멱살선배’가 가지고 있는 습성은 바이러스처럼 항상 다른 사람에게 전이된다.
주니어 시절에 ‘멱살선배’에게 치가 떨리게 당하고 엄청난 스트레스로 고생했던 사람인 경우 그 선에서 그쳐지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다. 어느새 그 ‘멱살선배’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니, 멱살선배가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많다.
그리하여 ‘멱살선배’의 만행이 대물림 되고, 옆의 부서로 전이되는 상태가 발생해 버린다.
우리 직장에서 이러한 ‘멱살선배’는 사라져야 한다. 반드시! ‘멱살선배’는 후배들의 꿈과 희망을 갈취하고 착취하는 동시에 회사의 활력을 떨어뜨려서 엄청난 손실을 안겨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멱살선배’는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아마 거의 대부분 정도의 차이만을 가질 뿐 ‘멱살선배’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나오는 ‘멱살선배’의 모습을 하나하나 지켜보면서 혹시나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나를 고민하고 이렇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져줬으면 하는 것이 이 책을 쓰고 있는 저자의 바램이다.
‘멱살선배’, 아마 당신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멱살선배 등장이요!' 중에서
경영학적인 용어로 ‘인적자원’이라는 말은 영어로 표현하면 Human Resources라고 표현되며, 회사를 이루는 여러 부서 중에서 ‘조직구성원의 선발, 육성, 평가, 보상’을 실행하는 인사(人事)부서의 영어표현은 Human Resources Management라고 한다. 여기서 Resources라는 것은 ‘자원’ 의 개념으로서 무언가를 추진하거나 달성할 때 기반이 되고 기초가 되는 근원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자원은 활용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유지, 확보’의 대상으로도 보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하고 높게 보는 느낌이 같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가장 하급의 개념으로 해석해 버리면 ‘자원’이 아닌, ‘재료’로 해석이 일어나게 되어 버리고, 이 경우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뉘앙스는 완전히 달라진다. 사람에게 ‘재료’라는 단어가 옆에 붙기 시작하면 비인간적인 느낌이 병행되기 시작하고, 노예라는 이미지가 같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경영학적인 접근에서 사람은 하나의 자원으로 간주를 할 수는 있겠지만, 절대로 재료의 개념으로 치부되어서는 안된다. 사람은 단순하게 일반적인 물질이 아닌 정신적인 주체성을 가진 개체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빤한 얘기고, 당연한 얘기이지만 회사 속에서는 특히나 ‘멱살선배’에게는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 개탄스러운 현실이다. 최근 많은 회사들은 ‘인본(人本), 인화(人和)’를 상당히 높은 가치로 편성하면서 회사의 조직문화를 이끌어 가려 한다. 아무리 회사가 사람의 중요성을 높게 부르짖고 경영의 이념으로 설정한다 하더라도, 현장의 ‘멱살선배’에게는 그저 먼 빤한 이야기로만 들리게 된다. .
멱살선배는 속칭 ‘내 밑에 있는 애들’은 자신이 이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이자 노동자, 또는 인부(人夫)로 생각하는 성향이 짙다. 물론 겉으로는 “후배들이 육성되고, 역량이 강화되는 것이 자기에게는 최고의 기쁨이자 최고의 즐거움”이라는 가식적인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과 의사결정, 표현은 이러한 가식적인 말과 완전히 다르다. 후배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감정일 것인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업무 중심에서만 생각하거나,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 중심에서만 생각하면서 업무지시를 한다. ‘멱살선배’의 눈에 보이는 것은 ‘주변과 아래’가 아닌 오로지 ‘위’만 보이는 경우가 많고, 머리에 드는 생각은 ‘관계와 감정’이 배제된 ‘일’, ‘계획 대비 추진현황’만 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후배는 자신이 헤쳐나가야 하는 길의 동반자이자 반려자의 개념이 아니라 자신에게 할당된 ‘인력’, ‘식솔’의 개념으로 파악하게 된다.
‘멱살선배’에게는 현재 후배들이 느끼는 감정과 동기부여 상태보다는 업무의 진척과 관리가 언제나 우선으로 느끼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후배가 이러한 말을 했다고 한다면?
“어제 밤에 아이가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서 밤을 새웠습니다. 방금 두살짜리 아들이 입원수속을 마쳤고 계속 상태는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오전에 출근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 방금 전화가 왔는데, 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멱살선배’의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오전에 계획된 상무님 보고는 어쩌라는 말이야? 보고일정 늦춘다고 하면 싫어할 텐데,, 아 참 난감하네.. 그냥 잠깐이라도 나오면 되는 거 아니야?”
“지금 하고 있던 프로젝트 마무리라서 엄청 바쁜데, 미치겠네! 왜 하필이면 이런 때에 그러는 거야?,, 어차피 직계가족도 아니니까 마무리는 하고 가라고 해야겠다!”
그리고 ‘멱살선배’는 이러한 생각을 우회적으로라도 바깥으로 표현한다. 그리로 후배가 해야 하는 일과 결부시켜 그 상황을 업무위주로 가도록 끌어가 버린다. 이런 경우 과연 후배는 어떻게 느낄까? 아무리 회사라 하더라도 서로간에 배려하고 이해하고 일정부분은 포용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을 진대...
선배라면 물론 업무적인 일 처리를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그 이전에 후배가 어떤 심리상태일지를 고민하지 않는 선배는 더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성향의 선배는 후배의 진실된 마음과 따름을 절대로 얻지 못한다.
---'후배는 당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재료’가 아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