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엠마의 가슴이 갑자기 가쁘게 뛰기 시작했다. 혀는 입 밖으로 축 늘어졌고, 두 눈은 빙빙 돌면서 꺼져가는 두 개의 램프 등피처럼 빛을 잃어갔다.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을 치듯 늑골이 심한 숨결에 흔들려 움직이고 있었다. 차차 속도를 빨리 하는 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더라면 이미 죽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펠리시테는 십자가 앞에 꿇어앉아 있었다. 심지어 약제사도 무릎을 약간 굽혔지만 카니베는 멍하니 뜰을 바라보고 있었다. 침대 모서리에 얼굴을 기울인 부르니지앙 신부는 다시 기도를 시작했다. 그의 등뒤로 검은 신부복 자락이 길게 꼬리를 끌며 마룻바닥에 펼쳐져 있었다. 샤를르는 반대쪽에 무릎을 꿇고 앉아 엠마에게 두 팔을 내밀고 있었다. 그는 아내의 손을 움켜쥐고 그녀의 심장이 고동칠 때마다 폐허가 무너지는 충격을 받은 것처럼 몸을 떨었다. …… 그때 갑자기 보도 위에서 무거운 나막신 소리가 지팡이를 질질 끄는 소리와 함께 들려왔다. 그리고 노래하는 목소리까지 들렸다. 그것은 목쉰 소리로 이렇게 노래하고 있었다.
화창한 날의 후끈한 열기에 못 이겨 젊은 아가씨도 사랑의 꿈을 꾼다네.
일순 전기가 통한 시체처럼 엠마가 벌떡 일어났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눈길은 꼿꼿한 채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있었다.
낫으로 베어진 보리이삭들 그것을 열심히 거두어 모으려고, 보리가 무르익은 밭이랑에서 나의 나네트 아가씨 애를 쓰시네.
“거지 장님이군!” 엠마가 부르짖었다. 그리고 웃기 시작했다. 마치 거지의 추악한 얼굴이 무시무시한 괴물처럼 지옥의 영원한 암흑 속에서 솟아오르는 것이 보이는 듯 소름이 오싹 끼치도록 미친 듯한 절망적인 웃음 소리였다.
그날은 몹시도 바람이 거세게 불어 짧은 치마가 날려버렸네!
엠마는 한바탕 경련과 함께 다시 침대 위로 쓰러졌다. 모두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