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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노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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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노잉

: 체비 스티븐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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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504쪽 | 561g | 146*209*23mm
ISBN13 9788925553030
ISBN10 892555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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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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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체비 스티븐스 Chevy Stevens
캐나다 최고의 스릴러 작가로 떠오른 체비 스티븐스의 본명은 Rene Unischewski로, 그녀의 필명은 아버지의 별칭인 Chevy와 남자 형제의 이름 Steven에서 유래한 것이다. 30대 초반까지 평범한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던 그녀는 혼자 일하는 시간 동안 독특한 방법으로 작가의 꿈을 키워 나갔다.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무섭고 끔찍한 일을 상상하던 중에 작품의 영감을 얻은 체비 스티븐스는 결국 일을 정리하고 소설을 쓰는 일에 전념하기로 결심하고는, 스스로가 느낀 두려움과 불안감을 작품에 모두 쏟아 부었다.
그렇게 완성한 첫 장편소설 ≪스틸 미싱≫은 일반적으로 신인 작가의 첫 소설책 초판을 수천 부 정도 찍는 것에 비해 무려 15만 부를 찍음으로써 화제를 모았고, 그해 최고의 데뷔 소설이라는 호평과 함께 〈뉴욕 타임스〉, 〈피플〉 등으로부터 찬사를 들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에 세인트 마틴 출판사는 집필이 끝나지 않은 작품까지 포함한 세 작품을 그녀와 한꺼번에 계약하였고, ≪스틸 미싱≫으로 체비 스티븐스는 국제 스릴러 작가 협회(ITW) 2011년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체비 스티븐스는 불안정한 가족 관계 속에 심리학적 요소를 녹여 낸 스릴러 쓰기를 선호하는데, 두 번째 장편소설 ≪네버 노잉≫에서도 그러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친아버지를 찾아 나섰다가 그가 연쇄 살인범임을 알고 비극적인 상황과 맞닥뜨리게 되는 세라 갤러거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데뷔작 못지않은 충격적인 스릴러라는 평을 들으며 마찬가지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13년 ≪Always Watching≫, 2014년 ≪That Night≫를 발표하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체비 스티븐스는 현재 남편과 함께 캐나다 벤쿠버 섬에 거주하면서 ≪Those Girls≫를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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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선생님, 제가 왜 다시 상담하러 왔는지 이해하시겠죠? 얼음 위에 서 있고 주변 얼음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데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 모르겠는 기분이에요. 왜 친어머니가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내야 할까요? 아니면 에번 말대로 그냥 둘까요? 선생님은 그건 제가 결정해야 한다고 하시겠죠. 하지만 선생님 도움이 필요해요.
계속 우리 개 무스가 생각나요. 아주 어린 강아지였을 때, 어느 추운 토요일 날 세탁실에 놔두고 우리만 외출한 적이 있었어요. 아직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서 앨리가 자기 인형의 기저귀를 어찌어찌 채우곤 했죠. 그때 우리 집 세탁실엔 솔트스프링 섬 여행에서 사 온 아주 아름답고 환한 색깔의 두꺼운 실로 짠 러그가 있었는데, 무스가 그걸 모서리부터 조금씩 물어뜯은 거예요. 그러고 나서 계속 실을 잡아당기고 잡아당긴 거죠. 우리가 집에 와 보니 러그는 다 풀어 헤쳐져 있더라고요. 내 인생이 바로 그 고왔던 러그 같아요. 그걸 짜는 데 수년이 걸렸는데, 저는 지금 제가 이대로 한쪽 모서리 실을 잡아당기는 걸 계속하다가, 모두 풀어져 버릴까 봐 두려워요.
하지만 제가 이 짓을 멈출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p.31

“여보세요.”
남자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고가구 복원을 하신다고요?”
몸을 일으켜 앉았다. “네. 뭘 도와드릴까요?”
“몇 점 있어요. 식탁, 그리고 의자 몇 개. 큰 가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머니 유품이고 딸에게 물려주려고 합니다.”
“가치란 무언가를 팔 때만 생기는 게 아니에요. 고객님에게 어떤 의미인가도 중요해요.”
“네. 이 식탁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죠. 여기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가 웃었고 나도 웃으며 답했다.
“식탁은 가족의 역사를 말해 주죠. 어떤 손님들은 리폼을 해 달라고 하면서도 아이들 낙서 자국 같은 건 남겨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보통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일단 제가 한 번 봐야 견적이 나올 것 같은데요.” 나는 침대에서 나와서 로브를 걸치고 펜을 찾으러 서재로 향했다. “제가 댁으로 방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보통 고객 분들은 이메일로 사진을 먼저 보내 주세요.”
“모르는 사람 집에 그렇게 가도 되나요?”
나는 복도에서 멈춰 섰다.
그가 말했다. “당신 혼자 가나요?”
그래. 절대 이 일은 맡지 말아야겠다.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한데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잠시 아무 소리도 없었다. 그리고 말했다. “난 네 아버지다.”
아, 이거구나. 또 어떤 미친 자식이 아침부터 지랄 발광이야.
“누구라고요?”
“말했잖니. 네 아버지라고.”
“전 아버지 있고요. 이런 전화는…….”
“그 사람은 네 아버지 아니잖아.” 그리고 불쾌한 듯이 말했다. “나 같으면 절대 내 애를 안 버리지.” 그가 말을 멈추자 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끊으려고 하다가 갑자기 너무 화가 났다.
“당신 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지 모르겠지만…….”
“헛소리 아니야. 캐런 사진을 보니 알 수 있었어. 내 세 번째 여자였지.”
“세상 사람 모두 캐런이 세 번째 희생자라는 거 알거든, 이 자식아.”
“하지만 난 아직 그녀의 귀걸이를 갖고 있는데.”
내 위장이 바로 목으로 넘어오는 것 같았다. 이놈은 대체 뭐길래 진짜 살인마 행세를 하지?
“당신 이게 재밌어? 이딴 저질 장난 전화나 하는 게? 그따위로 살아서 인생이 즐거워?”
“널 겁주려는 게 아니다.”
“그럼 뭘 원하는데?”
“널 알고 지내고 싶다.” ---pp.94~96

또 하나의 상자가 배달되었다. 일요일에 샌디와 빌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가 또 연장을 보냈는지 알고 싶었고 잠시 그게 왜 궁금한지도 생각했지만 그 생각을 곧 지워 버렸다. 이 상자는 지난번 막대패보다 더 작았고 가벼웠다. 장갑을 찾아서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자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상자를 들어 올렸다. 혹시 또 다른 피해자의 액세서리가 아닐까? 경찰에게 전화할까 0.5초 정도 갈등했지만 참지 못하고 상자를 열고 말았다.
10센티 길이에 너비 5센티 정도의 투박한 금속 인형이 솜 위에 놓여 있었다. 몸통은 순철이나 철강 같은 중금속이었고 팔과 다리는 장난감 병정처럼 굵었으며 일직선으로 늘어져 있었다. 미니 청치마와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옷은 정교했고 바느질도 섬세했다. 하지만 얼굴이 없었다. 눈도 입도 없었다.
가운데 가르마를 탄 긴 갈색 생머리가 머리끝에 붙어 있었고 자세히 보니 머리카락 사이로 접착제 자국이 보였다. 존은 왜 이런 걸 보냈을까? 상자를 뒤져 봤지만 쪽지 한 장 없었다. 인형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진짜 같은 옷과 머리카락을 보고 경탄하고 있었다.
그래, 진짜 머리카락. ---pp.206~207

기다리고 있자니 머리가 쿵쿵 울리는 것 같았고 눈물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편두통 증상이 빠르게 심해지고 있었다. 시계를 보고 나서 주변과 주차장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12시 30분이 되었다. 존은 보이지 않았다. 들어오는 모든 차량을 보았다. 바람에 머리가 날려 내 시야를 가렸다. 머리를 뒤로 넘겼다. 한 남자가 작은 차에서 내려 주변을 돌아보더니 야구 모자를 벗었다. 약간 붉은 기가 도는 머리카락이었다. 그래, 저 남자야. 그는 자동차 문을 닫고 자갈길을 걸어 내려왔다. 경찰은 다 어디 갔지? 지금 당장 저놈을 잡아야 할 것 아닌가?
가까이 와, 가까이. 조금만 더.
드디어 그가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왔다. 그는 너무 젊었다. 나는 한숨을 내뱉었다. 그는 지나가면서 이상하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다시 주차장에 시선을 고정했다. 내가 못 본 사람이 있나? 새 차는 없었다. 시계를 다시 보았다. 또 5분이 흘러가 있었다.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기 시작했고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지만 그냥 예민해진 탓이라고 생각했다. 해가 나와 있어도 바람이 차가웠고 내 몸은 마치 얼음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꽁꽁 얼어 있었다. 다리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양손을 겨드랑이에 끼워 넣었다.
또 10분이 흘렀다. 아무것도 없었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존이 마지막으로 전화한 번호를 눌렀다. 받지 않았다. 지금 뭐 하는 거지? 섬에 오긴 온 걸까?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위쪽 바위에서 여경이 바다를 바라보며 스케치하고 있었다. 다시 앉아서 편두통이 심해진 머리를 뒤로 쭉 젖혔다. 다시 시계를 보았다. 약속 시간에서 30분이 지나 있었다.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중에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울렸다.
꺼내서 열어 보았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너 거기 있니?” ---pp.304~305

학교 다닐 때 엄마랑 항상 싸우는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그 친구 엄마는 항상 그런데요. “난 네 나이 때 그러지 않았는데 넌 왜 그 모양이니?” 그러면 제 친구는 계속 엄마 욕을 하면서 자기는 절대 엄마와 닮지 않았다고 주장하죠. 그런데 사실 전 이해가 안 됐어요. 일단, 그 둘은 정말 정말 닮았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 전 그때 부모님에게서 자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게 더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저처럼요. 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인내심 강한 여인인 엄마를 닮지 못했잖아요. 물론 아빠는…… 글쎄요. 우리가 다른 점을 찾자면 한 시간 이상이 필요하겠지요.
어쩌면 줄리아를 만났을 때 그렇게 실망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을지 몰라요. 줄리아에게서도 제 모습이 안 보이더군요. 그러니까 제가 존이랑 너무 닮았다는 게 끔찍해요. 그의 즉흥성, 그의 짧은 집중력, 그의 성격 모두. 이 두통은 말할 것도 없죠. 더 무서운 건 제가 점점 더 그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그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자꾸 그를 죽이는 상상을 하게 돼요. 칼을 들고 만나러 가서 그를 계속해서 찌르고 또 찌르는 거예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피를 흘리면서 누워 있는 그를 내려다보는 거죠. 드디어 그가 죽었다는 걸 실감하면서. 아, 기분이 끝내줘요.
---pp.373~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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