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는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상상의 행위’이며, 시공간적 맥락은 사물과 그 의미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든다.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인간에게 가지는 의미는 물질문화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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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내) 공간 속에서 가부장적이고 성적 담론을 탐색했던 여성주의 지리학은 식사, 식사 준비, 옷 입기와 같은 비교적 평범한 활동 들이 어떻게 정치적인 것이 되는지를 규명해 왔다. 상세한 민족지적 연구는 상품 관행이 어떻게 일상 속 사람들 사이의 경계와 관계를 정의하는 강력한 담론을 만들어 냈는지, 이 담론이 물질적인 지리와 어떤 방식으로 관련되는지를 보여 주었다(예를 들어 쇼핑에 대해 말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차이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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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등장한 부르주아 가정을 통해 소비주의는 새로운 존경심을 얻었고, 엘리트 계급의 과시적인 여가 추구와 노동계급의 과도하고 위험한 행위가 관련 있다는 논쟁에서 해방되었다. 한편 소비주의의 증가는 개인의 본질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개인주의, 감정, 탐미주의, 도덕성과 신체적 아름다움에 기반한 일련의 사상과 가치 집합인 낭만주의와 연결되었다. 낭만주의는 연극, 승마 경주, 소설, 시, 패션과 같은 다양한 여가 활동과 상품에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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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는 소비 연구자들의 관심을 끈 화려한 여가와 소비 공간의 예이다. 스테이시 워런은 방문객과 직원 들이 이야기한 내러티브를 활용하여, 이러한 ‘화려한’ 공간조차 도 균질한 경험이나 의미의 장소로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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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실드(2003)는 고프먼의 연구를 더 확대하여, 승무원과 채무수금 대행자를 대상으로 인간 감정의 상업화를 연구했다. 혹실드는 ‘감정노동emotional labour’의 요구 사항(사랑, 질투, 분노의 감정을 공적인 또는 ‘무대 앞 역할’에 적절한 얼굴과 신체 표현 형태로 생산하거나 억제하는 것을 포함하는)이 실제로 개인의 정서적 기능을 손상시켜 자아의 측면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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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의류 무역은 17,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부터 아프리카로 보내는 중고 수출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이 성장은 자선단체의 의류 기부와 상업적 구매자에게 과잉 재고를 판매함으로써 이루어졌다. 1980년과 1995년 사이에 전 세계 중고의류 수출액은 1980년 2억 7백만 달러에서 1995년의 1억 4천 백만 달러로 6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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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음악은 문화와 경제, 관행과 공간을 통해 의미가 구성되고 권력이 표현되는 것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혹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음악의 구매와 사용 그리고 경험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 간의 경계를 나타내며, 음악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성과 음악 생산의 정치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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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지리학에서 부재absences를 식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부재는 침묵을 알리는 신호일 뿐만 아니라, 지식이 공간을 통해 생산되고 소비될 때 그것이 불균등한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앵글로아메리칸 지리학과 영어의 헤게모니는 다른 이야기와 세상을 보는 방식, 특히 언어와 위치성이 이러한 권력 공간을 지향하는 사람들(나와 같은)에게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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