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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말하였네 - 옛시
중고도서

나무가 말하였네 - 옛시

: 나무에 깃들어 살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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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74g | 135*224*20mm
ISBN13 9788960903708
ISBN10 896090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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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찾는다는 건 나무만 만나는 게 아니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온 나무를 온전히 만나려면 나무와 더불어 사람을 만나야 한다. 사람의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 땅의 나무가 모두 그렇다. 나무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가며 우리 사는 세상을 더 아름다운 세상으로 일궈간다.
--- p.78

모든 생명이 그렇다. 쌍둥이도 똑같지 않다. 오래 보지 않았고 자세히 살피지 않았기에 똑같은 것처럼 보일 뿐이다. 꽃 아니어도 세상의 모든 생명들 사이. 그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차이는 바라보는 사람에게 기쁨과 사랑을, 미소와 희열을 전해준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 다르다.
--- p.187

한참 땅에 엎드려 꽃을 바라보고 나면 이제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심지어 뽑아버리기 일쑤인 풀 한 포기가 이 땅의 여느 생명 못지않게 귀한 생명 존재로 가슴 깊은 곳에 자리잡는다. 바라보는 사람 많지 않은,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나의 생명은 그렇게 태어난다.
--- p.203~204

꽃은 역시 산 깊은 곳 길섶에서 우연히 문득 만나야 생명의 깊은 속내를 알 수 있다. 생식능력을 잃지 않고 온전히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한창 생명 활동에 나선 바로 그 꽃, 원초적 본능의 그 꽃!
--- p.228

나무 곁에 머무르면서, 나무의 온갖 표정을 하나둘 헤아리는 시간이 속절없이 흐른다. 나무를 스치고, 나무 앞에서 있는 내 곁을 흐르는 시간이다. 언제나 시간 흐른 뒤에야 깨닫는다. 저녁 되어야 겨우 허기를 느끼는 텅 빈 배 속과 다르지 않다. 천 년을 사는 나무 앞에서 흐르는 세월의 속도를 뒤늦게 깨닫자 백 년을 채 못 사는 사람살이의 세월이 서러워진다. 사람의 마을에서 떠나보내는 봄을 아쉬워하는 짧은 시 한 수가 가슴에 오래 남는 이유다.
--- p.249

사철 푸른 잎, 꺾이지 않는 꼿꼿함, 사람들은 대나무의 듬직한 자세를 사람의 절개에 비유했다. 그래서일까. 대나무 곁에는 벌도 나비도 꼬이지 않는다. 꽃이 없으니 벌 나비가 찾아들 이유가 없다. 그러나 시인은 꽃도 벌도 나비도 없는 대나무를 번거로움을 피하려는 대나무의 순결함 때문이라 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서 일으켜 세우는 사람살이 의 지혜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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