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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작
- “엄마, 불완전한 세상도 참 따뜻한 거죠?”: 정상 이데올로기의 물결에 침투하는 불완전한 가족상을 주목하며_김하연 우수작 - 감동과 웃음의 어색한 경계: MBC 〈손현주의 간이역〉 _김미진 - 청년아, 너의 판타집을 구해주지는 못하는데, 빈집이라도 잠깐 살래?:MBC 〈빈집 살래 in 서울 확장판〉 비평 _범문영 - 〈괴물〉 같은 세상, 정의는 구원받을 수 있는가: 다크 히어로의 사적 제재에 열광하는 드라마, 정의의 존재 이유를 묻다 _이준목 - “잘 봐, 언니들 경기다”: 세 가지 시선에서 바라본 SBS 〈골 때리는 그녀들〉 _강지윤 가작 - 사람과 온기에 집중하는 세 개의 세계: KBS1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tvN〈유퀴즈 온 더 블록〉,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_이환희 - 용기 내지 않아도 될 세상을 위해: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가 보여준 용기, 그들이 사는 세상에 한정된 용기가 아니길 _최서영 - 스펙터클 인 블랙박스 ― 충격을 넘어: SBS 〈맨 인 블랙박스〉 _김주일 - 맛있게 요리된 타인의 고통: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_김서현 - 읽지 못하는 디지털 세대: EBS1 〈당신의 문해력〉 _정희성 - 너를 만나는 나를 만나라 _김누리 - 그 1000회 동안……알고 있었나요: 존재의 가치를 묻는 장수 프로그램의 노래 _문보성 - 아쉬운 밀도, 우리 주변의 잡학사전: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다시 읽기 _나은정 - 세상에는 완벽한 부모는 없고 노력하는 부모는 많다 _이미애 새로운 가족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나요? _조수인 입선 - 판타지 위에 세워진 히어로 ― tvN 〈빈센조〉 비평: 불가능한 ‘선한 히어로’의 표상 _황서영 - 금쪽아, 네 생각은 어때?_장예지 - 님아, 그 선(善)을 넘지 마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의 조작된 평화와 사라진 여성의 슬기로움을 중심으로 _양수진 - 여주(女主)예능, 비극의 탄생: tvN 〈식스센스〉와 SBS 〈골 때리는 그녀들〉 _이상호 - 정글에서 살아남기: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_이승민 - 마스크는 어떻게 얼굴이 되는가: SBS 〈펜트하우스〉가 그리는 시대의 초상 _허민선 - 클리셰와 클리셰 파괴 사이에서 하는 아찔한 외줄타기: tvN 〈여신강림〉 _정지현 - 대신 해석해 드립니다!: 과몰입을 부르는 이야기의 힘 _김혜연 - 나 혼자 사는 세상은 아니잖아요? _김혜성 -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벼운 질주 _정유리 - 나의 친애하는 그녀들 _오신혜 - 반복되는 국산 힐링이 지겹습니다 _손종욱 -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부동산 공화국의 민낯을 보여주는 드라마들: SBS 〈펜트하우스〉, JTBC 〈괴물〉, KBS2 〈대박부동산〉, OCN 〈경이로운 소문〉 _이유경 - 막장의, 막장에 의한, 막장을 위한 드라마?: SBS 〈펜트하우스〉에 대하여 _김유정 - 시청자가 원하는 관찰 예능 ‘제작 설명서’ _정민선 - 아무튼, 이 시대의 직장인을 다루니까 _김지현 - 제발 우리 좀 잘 봐주세요: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중심으로 _조원석 - 우리도 누군가의 ‘금쪽같은 내 새끼’ _김소현 - 괴담으로 둔갑한 실화: MBC 〈심야괴담회〉, 23회 _김소연 - ‘복수’라는 판타지 너머: 사적 복수와 재현, SBS 〈모범택시〉를 중심으로 이하은 - 〈미스트롯 2〉로 보는 3%의 불편함: TV조선 〈미스트롯 2〉 _ 손채정 - 괴물에게 서사를 만들어주는 일의 의미: tvN 〈마우스〉와 JTBC 〈괴물〉 _이행선 - 언(un)택트? 온(on)택트! ―그래도 집은 안전합니다: SBS 〈나의 판타집〉부터 tvN 〈바퀴 달린 집〉까지 _ 임종철 - 병아리 하이킥? 병아리 수난시대! _정현동 - 진정한 응원이란 무엇인가요 _김경은 - 모범택시의 아찔한 주행: SBS 〈모범택시〉 _고은강 |
책 속으로
이 순간에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자니 1990년대에 사용됐던 MBC의 로고송 하나가 떠오른다. “엄마, 세상은 참 따뜻한 거죠?” 옥구슬처럼 얇고 앳된 목소리의 어린아이가 부르던 짧은 멜로디였다. 그렇다, 아이러니하지만 세상은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부정부패가 비일비재하는 불온함이 섞여들어도 서로 더불어 살아가기에 참 따뜻하다. 다만 2021년을 지나는 지금 미디어를 접한 아이들이 이렇게 질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엄마, 불완전한 세상도 참 따뜻한 거죠?”……이 질문에 마땅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하며 방송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열린 시청자로서 다양한 가족상을 지지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기를 대망한다. _ 24쪽, “엄마, 불완전한 세상도 참 따뜻한 거죠?”
단순히 ‘간이역’을 보존하고 지키자는 것보다, ‘간이역’의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자는 접근이 더욱 공감을 얻었을 수 있다. 도시재생적인 측면에서 간이역이 새로운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개편하고, 긴 호흡으로 리모델링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간이역에 대한 기억을 시청자 개개인의 기억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해당 간이역에 특별한 추억이 있는 사람들의 사연을 모아, 에피소드로 구성했어도 흥미로웠을 듯하다. _ 30쪽, “감동과 웃음의 어색한 경계”
하지만 한국형 다크 히어로들의 모순과 한계는 철학이 부재한 맹목적 자기 확신에서 발생한다. <빈센조>는 주인공의 마초성과 나르시시즘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한국 사회를 현존하는 최악의 범죄 집단인 이탈리아 마피아의 세계보다도 못한 인외마경(人畏魔境)으로 매도하는 왜곡을 저지른다. …… 염세주의적인 다크 히어로들은 나약한 정의와 세상을 조롱하지만, 선악의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담론이나 자신의 한계와 오류를 스스로 경계하려는 의지는 결여되어 있다. 오로지 나보다 더 나쁜 악을 응징해야 한다는 ‘분노’와 ‘혐오’에만 의존하는 것은, 현실에 투영했을 때는 내로남불의 진영 논리로 변질되기 쉽다. _ 46쪽, “<괴물> 같은 세상, 정의는 구원받을 수 있는가”
빈집을 사서(buy) 살아가는(live) 자본을 가진 이와 그렇지 못한 이가 있으니, 빈집을 셰어 하우스로 만들어 청년들에게 양질의 집을 제공한다는 점은 그래도 현실과 타협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셰어 하우스 입주 과정은 현실과 타협은커녕 청년 기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청년들은 일생을 경쟁 속에서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다. 특목고 입시 열풍으로 중학교 때부터 경쟁에 치였고, 대입 경쟁은 물론이고 입사 경쟁까지 치열하게 치렀다. ‘건국 이래 최초로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는 살아가기 위해 평생을 경쟁했다. 그 경쟁을 위해 지·옥·고에서 살아가는 것도 감내한다. 그러나 방송은 그 청년이 안타깝다며 셰어 하우스를 만들고도 그 셰어 하우스에 잠시 입주할 청년을 다시 경쟁으로 선발했다. _ 37쪽, “청년아, 너의 판타집을 구해주지는 못하는데, 빈집이라도 잠깐 살래?”
<꼬꼬무>에서는 ‘스토리텔링’을 돕는 다양한 극적 연출을 사용한다. 그와 더불어 이야기 속에서 가해자든 피해자든 모두가 등장인물, 즉 하나의 ‘캐릭터’로 취급된다. 제작진은 이야기의 극적 쾌감을 위해 캐릭터의 특정한 면을 부각시킴으로써 원하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묘사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배경음악을 통한 분위기 고조, 감성을 자극하는 영상 연출 등으로 드라마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진행자들은 몰입감을 위해 직접 인물의 모습을 과장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모든 과정은 사건 당사자를 그저 극적인 캐릭터로 대상화할 수 있다는 문제를 낳는다. _ 92~93쪽, "맛있게 요리된 타인의 고통"
“자고 나면 뒤바뀌는 일터의 세계에서 우리의 밥벌이가 괜찮은지, 다들 어떤 밥벌이로 먹고사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남의 일터를 엿보는 국내 최초 직장인 브이로그 예능”을 표방하며, 익숙한 밥벌이에 대한 공감과 새로운 밥벌이에 대한 신선함을 제공하고자 하는 <아무튼 출근>은 기획의도에 걸맞게 여러 직장인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_278쪽, “아무튼, 이 시대의 직장인을 다루니까”
<모범택시>는 폭력을 정당화함으로써 사적 복수를 공적인 영역에 꺼내놓는다. 드라마의 후반으로 가면 복수는 결국 복수를 낳고 또 다른 영역에서 피해자를 발생시킨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만, 이는 책임을 피하고자 급조한 전개에 불과해 보인다. …… ‘다크 히어로’의 면모를 위해 필요 이상의 시간을 싸움 장면에 할애하고 있는 것 또한 부여받은 정당성에 의존해 있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깨닫고 본질을 바꾸려 노력하게 만드는 대신 <모범택시>가 선택한 사적 복수는 드라마의 퇴보를 가져온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공익적 특성은 자극적인 장면과 소재로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장치에 가려진 지 오래다. 결국,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모범택시>는 폭력의 미학화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_ 308쪽, "‘복수’라는 판타지 너머"
기존의 MBC <나 혼자 산다>, tvN <온앤오프>같이 개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1인 가구 세대가 늘어나 공감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진 것도 있지만 개인이란 존재가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개인은 더 이상 다수 속에 포함된 구성원이 아니라 홀로 설 수 있는 개성을 가진 존재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의 활동 반경이 줄어들었다. 장기간 사람들 간의 만남을 줄이고 심각한 경우 직장을 잃고 집에 고립되어 우울감이 높아졌다는 코로나 블루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그렇게 파편화된 사회가 도래하자 다시 함께하는 삶이 중요해진 것이다. 그 와중에 부담 없이 모일 수 있는 최소 단위가 가족이다. 가족은 서로를 아껴주고 위로를 하는 관계인데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그 목적을 달성한다. _ 335쪽, “언(un)택트? 온(on)택트!”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