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이누가미 가문의 모든 재산, 즉 모든 사업의 상속권을 의미하는 이누가미 가문의 세 가보, 요키(도끼), 고토(거문고), 기쿠(국화)는 다음 조건 하에 노노미야 다마요에게 물려준다. (……) 단 노노미야 다마요는 그 배우자를 이누가미 사헤의 세 손자, 스케키요, 스케타케, 스케토모 중에서 골라야 한다. 그 선택은 노노미야 다마요의 자유지만, 혹시 다마요가 셋 중 아무와도 결혼하지 않고 다른 배우자를 고를 경우에는 다마요는 요키, 고토, 기쿠의 상속권을 상실한다.”
즉 이누가미 가문의 모든 재산 밑 모든 사업은 스케키요, 스케타케, 스케토모 세 사람 중 다마요의 사랑을 얻는 자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뭐라 말할 수 없이 기묘한 흥분으로, 온몸에 전율이 이는 것을 느꼈다.
--- 제2장 중에서
긴다이치 코스케는 몸을 앞으로 내밀고 푸른 대나무로 만들어진 칸막이를 부서뜨릴 것처럼 움켜쥐었는데, 그때였다. 가사하라 단카이(가부키 ‘국화 밭’의 주인공)의 목이 끄덕이듯 두세 번 흔들흔들 움직이나 싶더니 이윽고 몸통을 떠나 데굴데굴……. 코스케는 개구리라도 밟은 것 같은 소리를 지르며 무심코 뒤로 물러섰다.
가사하라 단카이…… 아니, 스케타케의 목의 절단면에서는 검붉은 피가 가득 달라붙어 뭔가 자욱한 게 보인다. 그것은 무참하면서도 구토를 유발시킬 듯 더럽고 불쾌하고 오싹한 스케타케의 진짜 목이었던 것이다.
“이, 이, 이건…….”
얼어붙은 듯한 몇 초의 침묵 후에 긴다이치 코스케가 헐떡이듯 중얼거렸다.
“사, 살해당한 것은 스, 스케타케 군이었군요.”
후루다테 변호사와 경관들이 말없이 끄덕였다.
“그, 그리고 범인은 목을 잘라 국화(기쿠) 인형의 목과 바꿔치기 했군요.”
--- 제3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