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서 조카의 탄생을 보았기에 ‘아기를 낳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일부분이었음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지금껏 임신과 출산에 대해 무지했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아기 낳는 만화』가 나오기 전에는 ‘아기 낳는 만화’가 없었으니까. 누구도 나에게 이렇게 자세히 얘기해주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안 해봐서 혹은 여자가 아니라서 모른다는 말은 못 하게 되었다. 『아기 낳는 만화』가 있으니까.
임신과 출산에 대해 한마디라도 거들려면 최소한 이 만화는 보고 이야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출산을 하려는 사람뿐 아니라 출산을 통해 태어난 세상 모든 사람이 이 만화를 봤으면 한다.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정도는 확실히 알고 다른 생명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 수신지 (『며느라기』 저자)
처음 인터넷에서 『아기 낳는 만화』를 보았을 때 참 정직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제목 그대로 ‘아기 낳는 일’에 관한 담백한 기록인데 읽는 동안 웃기기도, 화나기도, 뭉클하기도 해서 어느새 다음 화 업데이트를 기다리게 되는 웹툰이었다. 생각해보면 아이 낳는 일이 그러하다. 경험한 것들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기만 해도, 굳이 임신·출산·육아의 고단한 점을 감추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이 책이 그 증거이다.
인생의 많은 좋은 단어들은 그 안에 여러 의미를 품고 있다. 가령 ‘환희’라는 단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기다림이나 아픔 같은 말들이 보인다. ‘사랑’ 안에 사랑만, ‘행복’ 안에 행복만 있지 않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즐거움’도 그렇다. 괴로움, 고통, 경이로움, 기쁨 등 갖가지 감정이 포함된 삶의 정수와 같은 단어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유독 여기에 대해서만큼은 정직한 서술에 냉담하다. 사랑을 말할 때 이별과 외로움을 빼놓을 수 없음은 상식처럼 이해하면서, 아이 키우는 기쁨에 대해 말할 때 산후우울증과 젖몸살은 제하고 이야기하길 원한다. 육아에 관한 한 솔직한 경험담보다는 ‘숭고한 모성애’ 같은 뜬구름 잡는 소리를 더 좋아하는 현실에서, “임신은 기쁘기도 하지만 엄청 스트레스이기도 해요”, “자식을 사랑하는 감정이 생기는 시기는 사람마다 달라요”라고 담담하게 적어내는 글은 얼마나 소중한가.
우리 모두 임신·출산·육아의 시간을 거쳐 어른이 되었다. 이 세상에 ‘아기 낳는 일’과 관계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우리는 여기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작가의 말대로 우리에게는 여러 임신부들의 더 많은 목소리가 필요하다. 『아기 낳는 만화』같은 책 말이다.
- 장수연 (MBC 라디오 PD,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