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는 사회 안의 다른 구성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다양한 집단들이 어떤 선택을 하며, 그런 선택들은 나와 어떻게 다른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통계를 통해 이러한 현실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판단하고 앞으로의 변화를 미리 읽음으로써 효과적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도 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100여 가지 통계 키워드로 쉽게 풀어쓴 사회문화 이야기
공부도 해야 하고 다양한 활동까지 병행해야 하니,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무척 바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바삐 사는 만큼 고민도 많군요. 역시 가장 큰 고민은 공부였습니다. 2010년 조사에 따르면, 15~19세 청소년들은 첫째로 공부(55.3%), 둘째로 외모와 건강(16.6%), 셋째로 직업(10.2%)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2002년 청소년들의 응답 비율과 비교해 보면, 외모와 건강에 대한 고민은 줄어든 반면 직업에 대한 고민이 많이 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어려운 경제 상황이 청소년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킨 것이 아닐까 싶군요.
실제로 이 설문의 응답 대상인 15~19세 청소년 10명 중 7명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람은 10명 중 7명, 가정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람의 비율은 10명 중 4명이었죠. 20~24세 청소년들보다 15~19세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비율이 더 높은 것을 보면,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삶이 참 팍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혼율이라는 것도 통계이기 때문에, 어떤 통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는 이혼율이 세계 3위라고 말하고 누구는 세계 7위라고 말하는 경우, 서로 다른 통계 자료를 보고 이야기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종종 결혼한 부부 3쌍 가운데 1쌍이 이혼했다는 뉴스 기사를 본 적 있나요? 정말 그럴까요? 2012년 우리나라에서는 32만 7,100여 쌍이 결혼하고 11만 4,300여 쌍이 이혼했습니다. 이렇게 수치만 단순 비교하면 결혼한 부부 3쌍 가운데 1쌍이 이혼한 것처럼 보이네요.
하지만 이 해석은 옳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볼 때 한 해 동안 이루어진 결혼과 이혼의 비율이 3:1인 것뿐이죠. 이 비율로 이혼율을 이야기할 때의 문제점은, 전년과 올해의 이혼 건수가 동일해도 그해에 이루어진 결혼의 많고 적음에 따라 이혼율이 올라가거나 내려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혼 건수가 아주 많아지면 ‘결혼한 부부 1쌍 가운데 2쌍이 이혼했다’는 이상한 표현도 나올 수 있습니다. 1장 사회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
05.‘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는 옛 말 중에서
2010년 가구당 월평균 여가 비용은 16만 8,000원으로 2008년에 비해 약 2만 9,000원 증가했지만, 66%의 사람들이 여전히 이를 부족하게 느낀다고 대답했어요. 우리 국민이 희망하는 월평균 여가 비용은 26만 6,000원으로, 실제 소비 수준보다 10만 원가량 더 높습니다. 이런 수치를 볼 때 우리 국민이 만족스러운 수준의 여가를 보내게 될 날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결국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주장처럼, 우리는 돈 없이는 여가를 누리기 힘든 현실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풍요로운 여가 생활을 즐기려면 더 많이 일해야 하죠. 밖에서 일을 하려면 집안일을 대체해 줄 첨단 기계 또한 필요합니다. 이런 사회에서, 가전제품의 그 기능이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제품일수록 가격은 더욱 비싸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려면 더 많이 일해야 하는 모순이 생깁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여가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응답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시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15세 이상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평일 4시간, 휴일 7시간입니다. 2008년에는 평일 3시간, 휴일 6.5시간이었으니 조금 더 증가한 수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현재 여가 시간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