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선정 이유서> 중에서
몸의 아름다움과 몸에 내재된 삶의 의미를 천착한다는 점에서 현대 문예이론인 '몸 담론'의 정수를 잘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은, 현대인들이 상실한 몽고반점을 예술적 상징으로 삼아, 잃어버린 원초적 '순수성'의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이 시대의 주목할 만한 소설이다.
<수상소감> 중에서
작고 연푸른 ‘몽고반점’은 나에게 먼 태고의 것, 식물성의 흔적이었다. 동물성에 반대되는 식물성이라기보다는, 고등생물이 되기 이전의, 근원성의 낙인 같은 것이라고 할까. 그 몽고반점에 사로잡힌 자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극단을 그리고 싶었다. 그 아름다움이란 사막 같은 덧없음을 내장한, 삶과 죽음이 동시에 격렬하게 깃들인 몸의 아름다움이다.
어떤 다짐이나 각오의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부터 글쓰기는 나에게 밥 같은 것이었다. 자유와 위안, 충일로 몸을 덥혀주는 밥, 한동안 쓰지 못해 마음이 서늘하고 배고프던 때 수상 소식을 들었다. 부족한 글을 격려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심사평> 중에서
한강의 〈몽고반점〉은 기이한 소재와 특이한 인물 설정, 그리고 난亂한 이야기의 전개가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차원 높은 상징성과 뛰어난 작법으로 또 다른 소설 읽기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 이어령(문학평론가)
소설은 당대의 사람살이를 얼마만큼 깊이, 그리고 풍요하게, 혹은 명료하게, 혹은 역설로 보여주는가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한강의 〈몽고반점〉은 소설을 끌어나가는 힘이며 디테일 묘사며, 우선 기본적으로 그 역량(力量)이 인정된다. 야심에 찬 작품임에 틀림없다.
- 이호철(소설가)
〈몽고반점〉의 흡인력은, 풀어내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 자연스레 이끌리도록 하는 이 작가의 역량일 것이다. 주인공이 ‘진화 이전’ ‘태고’로 상징되는 처제의 몽고반점을 동경하는 것은 육체에 대한 탐미나 에로티시즘에서라기보다 구원을 향한 몸짓으로 보인다.
- 김채원(소설가)
한강의 〈몽고반점〉은 오늘의 현실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육체와 성, 욕망과 일탈의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자칫 빠져들기 쉬운 소재주의적 함정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욕망을 절제와 투사라는 상반된 장면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가적 상상력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 권영민(문학평론가·서울대 교수)
한강의 〈몽고반점〉은 탐미와 관능의 세계를 고도의 미적 감각으로 정치하게 묘사함으로써, 한국문단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예술가 소설’의 뛰어난 전범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소설은 삶과 예술의 관계를 천착하는 중후한 주제와 참신한 소재로 독자들의 지적 기대에 부응한다.
- 김성곤(문학평론가?서울대 교수)
〈몽고반점〉은 작품의 무게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중량감이 있었으며 완성도에 있어서도 만만찮은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치밀한 복선과 적절한 심리묘사, 벽돌을 쌓아놓은 듯한 단단한 문장으로 인해 오히려 지나치게 짜여져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군더더기가 없었다.
- 신경숙(소설가)
한강의 〈몽고반점〉은 과도기적 징후를 가장 정확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올해의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다웠다. 잊어버린 순수성의 발견, 예술을 향한 정열, 금기를 넘어선 사랑과 비상의 욕구를 다룬 이 작품은 진지하게 이 시대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 최혜실(문학평론가?경희대 교수)
2005년도 제29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대상 한강 〈몽고반점〉
자선 대표작 한강 〈아기 부처〉
1999년 한국소설문학상 수상 작품.
타인의 상처에 부단히 찔리면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끌어안는 힘겨운 과정을 마치 구도자의 그것처럼 웅숭깊게 표현한 작품!
우수작(등단년도 순)
이혜경 <도시의 불빛>
삭막한 현대인의 인간관계에 대한 신랄한 비판
윤영수 <내 여자친구의 귀여운 연애>
소외된 인물의 환상과 자아 찾기의 긴 여정
이만교 <표정 관리 주식회사>
가식과 조작이 팽배한 사회제도에 대한 신랄한 패러디
김경욱 <나비를 위한 알리바이>
TV 드라마와 광고로 환치된 현대인들의 고독한 초상
천운영 <세 번째 유방>
원초적 생명의 근원을 희구하는 고도의 심리소설
박민규 <갑을고시원 체류기>
풍자의 시각으로 꿰뚫어 본 90년대 서울의 암울한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