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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사람 그릇
중고도서

다산의 사람 그릇

: 18년 유배지에서 정약용을 만나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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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68g | 148*210*17mm
ISBN13 9791185257860
ISBN10 118525786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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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은 만덕사 서쪽에 있는데, 처사 윤박의 산정이었다.
바위에는 정석(丁石) 2자를 새겨 표지하였다.
- 자찬묘지명

칠언시로 지은 다산4경의 맨 첫 번째는 초당 왼편 위쪽에 있는 바위에 새긴 정석(丁石)이다. 정석이 의미하는 것은 다산 정약용을 뜻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다산이 존경하는 인물 4사람의 뜻을 새긴 것이다.

그 첫째가 마을 어귀의 돌에까지 인사하고 자신을 낮추는 삶을 산 송나라 때 학자 미불이고, 둘째는 마흔한 살에 미련 없이 관직을 버리고 소박한 전원생활을 통해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한 ‘귀거래사’의 시인 도연명이고, 셋째는 담장을 쌓는 노예 신세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 재상의 자리에까지 오른 은나라 부열이고, 마지막이 백성을 위해 수로를 건설할 때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잡초 무성한 동굴에서 잠을 자며 일한 우임금이다.

다산이 이렇게 18년의 유배 생활을 하면서 그 시련과 고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우울한 마음을 또 다른 원동력으로 승화시켰다는 것이다. 그것은 저술과 자연과 시이다. 다산은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하면서 자신의 울분과 한을 책 속에 묻기 시작했다. 자신이 죽더라도 언젠가는 볼 거라는 희망으로 자신의 길을 가면서 책으로 엮었다. 그리고 보고, 느끼고 분한 것들은 시로 엮었다. 뿐만 아니라 자연과 벗이 되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자신의 분노와 유배의 시련을 시와 글 속에 묻으면서 울분과 우울함을 밝혀 나갔다.

“내가 죽은 뒤에 아무리 정결한 희생과 풍성한 안주를 진설해 놓고 제사를 지내준다 하여도, 내가 흠향하고 기뻐하는 것은 내 책 한 편을 읽어주고 내 책 한 장(章)을 베껴주는 일보다는 못하게 여길 것이니, 너희들은 그 점을 기억해 두어라.”

다산은 이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제자에게 “이 시는 절대로 남에게 보여 주면 안 된다.”라며 세상에 알리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면서 다산은 제자의 시를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운 심정으로 다시 “애절양”의 시를 쓰게 되었다. 그동안 관료 시절 암행어서와 황해도 곡산 부사로 있을 때 많은 처참한 상황을 보긴 했어도 이렇게 처참한 상황은 처음이었다. 처절한 심정으로 다산은 한 구절 한 구절 써 내려가며 아전들의 가혹함과 관청에서 하는 짓거리에 대한 분통을 삭히고 있었다.

노전마을 젊은 아낙 그칠 줄 모르는 통곡소리
蘆田少婦哭聲長
현문을 향해 가며 하늘에 울부짖길
哭向縣門號穹蒼
쌈터에 간 지아비가 못 돌아오는 수는 있어도
夫征不復尙可有
남자가 그걸 자른 건 들어본 일이 없다네
自古未聞男絶陽
시아버지는 삼상 나고 애는 아직 물도 안 말랐는데
舅喪已縞兒未?
조자손 삼대가 다 군보에 실리다니
三代名簽在軍保
가서 아무리 호소해도 문지기는 호랑이요
薄言往?虎守?
이정은 으르렁대며 마구간 소 몰아가고
里正咆哮牛去?
칼을 갈아 방에 들자 자리에는 피가 가득
磨刀入房血滿席
자식 낳아 군액 당한 것 한스러워 그랬다네
自恨生兒遭窘厄
무슨 죄가 있어서 잠실음형 당했던가
蠶室淫刑豈有辜
민땅 자식들 거세한 것 그도 역시 슬픈 일인데
??去勢良亦慽
자식 낳고 또 낳음은 하늘이 정한 이치기에
生生之理天所予
하늘 닮아 아들 되고 땅 닮아 딸이 되지
乾道成男坤道女
불깐 말 불깐 돼지 그도 서럽다 할 것인데
?馬?豕猶云悲
대 이어갈 생민들이야 말을 더해 뭣 하리요
況乃生民恩繼序
부호들은 일 년 내내 풍류나 즐기면서
豪家終歲奏管弦
낟알 한 톨 비단 한 치 바치는 일 없는데
粒米寸帛無所捐
똑같은 백성 두고 왜 그리도 차별일까
均吾赤子何厚薄
객창에서 거듭거듭 시구편을 외워보네
客窓重誦?鳩篇
--- 「다산시문집 제4권 / 시(詩)」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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