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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Seras-tu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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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Seras-tu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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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86g | 153*224*21mm
ISBN13 9788984374409
ISBN10 898437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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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의사에게 물었다.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습니까?”
의사는 질문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되물었다.
“무슨 뜻이죠?”
“반드시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극심한 피로감 탓인 듯 갑자기 감상에 젖은 의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꼭 한 번 만나고 싶은 여인이 있습니다.”
“여인이라면?”
“내게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했던 단 하나의 여인이죠.”

그 순간 문명세계와는 동떨어진 곳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두 사람 사이로 엄숙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흘렀다.
노인이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 여인은 지금 어디에 있는데요?”
“30년 전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노인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잠시 생각에 빠져들었다. 한동안 말이 없던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걸어갔다. 선반 대용으로 쓰는 판자 위에 말린 해마, 인삼, 포르말린에 담긴 독사 따위가 어지럽게 늘어서 있었다.
한참 동안 선반을 뒤지던 노인이 자그마한 병 하나를 찾아내 손에 들었다. 노인이 의사에게 다가와 병을 건넸다. 병에는 황금색 알약 열 개가 들어있었다.
--- pp.13-14

엘리엇은 당혹감을 금치 못하며 노신사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그야말로 놀라울 만큼 아버지와 흡사한 얼굴이었다. 전체적인 얼굴 형태뿐만 아니라 집안 내력인 보조개까지 파여 있었다.
‘아버지일까? 아니야, 정신 차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어. 병원에서 시신을 입관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잖아.’
엘리엇이 가까이 다가서자 노신사가 몇 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 역시 엘리엇만큼이나 크게 혼란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엘리엇?”
‘아니, 이 노신사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을까? 게다가 이 목소리는?’

아버지와 다정하게 지낸 적이 없다고 한다면 대단히 완곡한 표현이었다. 엘리엇은 아버지에게 자주 맞고 살았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좀 더 이해해 보려고 애쓰지 않은 걸 후회했다.
엘리엇은 아연실색했고, 감정이 북받치며 목이 메어왔다.
“아버지?”
“난 자네 아버지가 아니야.”
당연한 답변을 듣고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그럼, 당신은 누구시죠?”
노신사가 엘리엇의 어깨에 손을 얹어놓았다. 그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엘리엇, 나는 바로 자네야.”
엘리엇은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화석처럼 몸이 굳었다.
“나는 틀림없이 자네야. 30년 후의 모습.”
--- pp.22-23

일리나는 수의사라는 직업에 만족했다. 그녀는 오션월드에 상주하는 수의사였고, 동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었다. 수족관 관리, 식사 준비와 감독, 조련사 훈련에도 관여했다. 오션월드에서 그녀처럼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녀의 나이와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빠른 승진은 전심전력을 다한 결과였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바다에 매료되었고, 그중에서도 고래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일리나는 대학에서 해양생물학을 전공하며 동물심리와 관련해 심도 있는 교육을 받았고, 수의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녀의 전공 분야는 사실 취업 기회가 매우 적은 편이었고, 전망도 어두웠다. 돌고래나 범고래와 같이 일할 기회를 잡는다는 건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일리나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그녀의 선택이 옳았다는 걸 증명해 보였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1971년에 월트디즈니사에서 올랜도에 디즈니월드를 건설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디즈니월드가 생기면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든 덕분에 작은 시골마을에 불과했던 올랜도는 일약 플로리다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변모했다. 월트디즈니사는 뒤이어 마이애미에 미국 최대의 동물원인 오션월드를 건립했다.
--- pp.55-56

“슈퍼 글루의 연기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지문 위에 침착하게 되면 일종의 보호막을 형성하게 되는데, 그 과정을 통해 지문이 드러나게 하는 한편 보존하는 작용을 하게 되는 거야. 방금 내가 설명한 일련의 과정이 중합반응을 통해 이루어지는 거야.”
매트와 더글러스 형사는 의아한 눈길로 맬든 형사를 쳐다보았다.
그들은 몇 년 후 지문 채취 작업을 혁명적으로 개선시킬 선구적인 실험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엘리엇은 결과가 궁금해 종이상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맬든 형사가 시간이 충분히 지났다는 판단 아래 종이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라이터의 세 군데에 딱딱한 침전물이 하얗게 새겨져 있었다. 틀림없는 지문의 흔적이었다.

맬든 형사가 몸을 숙여 지문을 살피며 말했다.
“라이터의 한쪽 면에 선명하게 찍힌 지문은 엄지이고, 다른 쪽 지문은 검지와 중지의 끝부분으로 보여.”
맬든 형사는 손수건으로 조심스럽게 증거품을 싼 뒤 트렌치코트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맬든 형사가 엘리엇에게 말했다.
“이제 이 지문을 경찰 데이터에 있는 지문들과 대조하면 되지?”
엘리엇이 요구사항을 말했다.
“이 지문을 저의 지문과 대조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다음 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내 테이블에 잉크를 조금 쏟아놓고 손가락마다 잉크를 축축하게 묻힌 다음 수첩의 깨끗한 페이지를 찾아 지문을 찍었다.
--- pp.100-101

미래의 남자가 어떤 방법을 통해 오는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는 공상과학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지만 대학에 다닐 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여행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빛의 속도를 뛰어넘을 수 있어야만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그러나 그 기이한 방문객이 마치 슈퍼맨처럼 초당 30만 킬로미터의 속도로 날아온다는 가정은 도무지 성립되기 힘들었다.
시간 여행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해답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블랙홀 쪽에서?’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블랙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다. 블랙홀에는 공간과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중력장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론적으로는 사람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경우 다른 시간에 다시 나타나는 게 가능하다고 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한 가설은 아니었다. 만약 사람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경우 중력장 지대를 통과하는 동안 몸이 갈가리 찢기고 산산조각으로 부서질 테니까. 사람의 몸이 블랙홀에서 견딜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 p.115

시간여행자가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주머니에서 말보로를 꺼냈다.
엘리엇이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여주며 물었다.
“원하신다면 라이터를 다시 가져가세요.”
“그냥 넣어둬. 어차피 자네 라이터가 될 테니까.”
카페의 뮤지션들이 비틀스의 〈예스터데이(Yesterday)〉를 부르고 있었다.
“미래에는 주로 어떤 음악을 듣죠?”
“다양한 음악이 유행하고 있지만 비틀스보다 낫다고 장담 못 해.”
“비틀스는 재결합했습니까?”
“결국 재결합하지 못했어. 이제는 재결합 가능성이 단 1퍼센트도 안 돼. 존 레넌은 암살당했고, 조지 해리슨은 죽었으니까.”
“폴 매카트니는?”
“그는 아직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공연이 시작되면서 실내가 조용해졌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고래 수족관을 향해 몸을 돌렸다. 수의사들이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노인이 눈을 가늘게 떴다.
“저 여자가 일리나인가?”
“예, 일리나.”
“난 여기 오래 머물러 있지 못해. 이제 몇 분만 더 지나면 다시 돌아가야 하니까. 이제부터 일리나만 바라보고 있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엘리엇은 시간여행자가 카페 밖으로 나가 관람석 위쪽으로 걸어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 pp.169-170

엘리엇은 마지못해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시간여행자가 재킷 안주머니를 뒤져 사진을 한 장 꺼냈다. 그가 엘리엇에게 사진을 건넸다.
엘리엇은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누군지 짐작할 거야. 그 아이의 이름은 앤지이고, 현재 스무 살이야. 내게는 목숨보다 소중한 딸이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지.”
“아이 엄마가 일리나인가요?”
“이 아이 엄마는 일리나가 아니야.”
“그럼 누구죠?”
“일리나가 목숨을 잃은 지 10년이나 지났을 때 앤지가 태어났어.”
“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죠?”
“내가 거짓말할 이유가 없잖아.”
엘리엇은 어젯밤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는 궁금증을 털어놓았다.
“제가 일리나를 죽게 했다고 말한 이유가 뭐죠?”
시간여행자가 신중하게 어휘를 선택하려는 듯 잠시 머뭇거렸다.
“자네는 일리나를 제대로 사랑해 주지 못했어.”
엘리엇이 화를 벌컥 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저는 지금 일리나를 목숨보다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자네는 인생이 한참이나 남은 것처럼 일리나를 대했어. 사랑은 그런 식으로 느긋하게 하는 게 아니야.”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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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와 상상력의 위력적인 혼합이 돋보인다. 기욤 뮈소는 기막힌 재간을 부리며 우리를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의 세계로 던져놓는다. 누구나 한번쯤 스스로에게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당신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뒤얽힌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엘르]
기욤 뮈소는 서스펜스 자체를 하나의 문학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 [마리 끌레르]
기욤 뮈소는 3년 전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시간의 개념과 인생의 선택에 대한 성찰의 기회 제공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훌륭하게 결합해 그만의 독특한 러브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 [르 파리지앵]
이 정감 넘치는 두 남자의 대면은 너무도 매력적이다. 뮈소는 간결한 문체에서 벗어나지 않는 뛰어난 감각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추리소설의 효과적인 서술방식을 빌어 인간 감정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기욤 뮈소는 미국 스릴러 대가들의 효율적인 방식으로 서스펜스를 다루고 있다.
- [렉스프레스]
사랑, 우정, 미스터리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마치 매우 뛰어난 영화 시나리오를 보는 느낌을 준다. 이 유쾌하고 이국적인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장래가 촉망되는 기욤 뮈소의 이름을 잘 기억해두라.
- [갈라]
로맨스와 미스터리에 기욤 뮈소 소설만의 독특한 맛을 내는 초현실적 요소를 등장시켜 대단히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기욤 뮈소는 시간의 비밀을 통과해 대담하고도 감각적인 플롯을 이끌어가고 있다. 나는 그의 이번 신작을 손에 잡는 독자의 수가 대단히 많을 것으로 확신한다.
- [RTL]
작가는 친근하면서도 너무나 적절한 어휘 선택으로 독자에게 낯설지 않은 꿈의 세계를 열어준다. 우리는 도저히 이 소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시선을 잡아끄는 스토리가 우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 [까르푸르 사브와르]
존 그리샴, 할런 코벤, 로빈 쿡의 작품처럼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다. 뛰어난 예술이다.
- [인조이]
유려한 글쓰기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 [노르 에끌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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