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고양이가 사는 집
중고도서

고양이가 사는 집

정가
13,000
중고판매가
6,000 (54% 할인)
상태?
최상 새 상품에 가까운 상품
YES포인트
배송안내
  • 배송비 : 3,000원(선불) ?
  • 책보세에서 3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 도서산간/제주지역의 경우 추가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  한정판매의 특성상 재고 상황에 따라 품절 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3쪽 | 346g | 145*210*20mm
ISBN13 9791160870091
ISBN10 1160870098

중고도서 소개

최상 새 상품에 가까운 상품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정정화
울산 울주 배냇골에서 태어나 지금은 언양에서 산다. 2015년 경남신문과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고양이가 사는 집」, 「담장」이 각각 당선되었다. 단편 「쿠마토」가 『2016 신예작가』에 실렸고, 『한국소설』, 『소설 21세기』 등에 작품을 발표했다. 현재 ‘소설 21세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밤이 지나고 희붐하게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밤새 호드기 소리를 내던 바람도 꼬리를 감추고 잦아들었다. 산에 빼곡한 소나무는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마다 검은빛으로 뒤덮였다. 붉은 불꽃은 가라앉고 군데군데 허연 연기가 피어올랐다. 꺼지지 않은 불씨들은 낙엽 더미에서 벌건 몸을 감추고 연기를 피워댔다. 불이 휩쓸고 간 자리마다 짙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불이 남긴 상처는 생각보다 크고 깊었다. 수십 년 수백 년을 자란 나무들이 불에 타버렸다. 산 위에서 헬기가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를 내며 낮게 비행을 했다. 뒷불을 잡기 위해 날이 밝자마자 물주머니를 단 헬기 두 대가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물주머니에서 폭포수처럼 수직으로 물이 낙하했다. --- p.49

동생들을 공부시키면서 아버지 산소를 친구 집 드나들듯 찾아갔다. 그럴 때마다 힘을 얻어 오곤 했다. 덤불숲이 이어진 소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산소가 있었다. 아버지, 하고 몇 번 부르면 서러움이 저만큼 멀어져가는 듯했다. 어떤 날은 새벽녘에, 어떤 날은 땡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또 어떤 날엔 별이 초롱초롱 박힌 밤에, 혹은 바람이 몹시 시리게 불던 저녁에, 대답은 없지만 위안을 주는 그곳으로 달려가곤 했다.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막막한 상태에서도 다시 용기를 얻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면 두려움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소주 한 병 들고 가서 아버지 한 잔, 저 한 잔 마시다 보면 그곳에서 잠이 들기도 했다. 어릴 때 그렇게 무섭던 산소가 어느 순간 아무렇지도 않았다. --- p.65

닭이 천 마리 넘게 땅속으로 사라진 이후로 이 마을에는 닭이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신 산속에서 그 소리가 들린다, 땅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 그곳을 지나칠 때면 죽음의 냄새가 나는 듯했다. 살 썩는 냄새, 비릿한 닭똥 냄새가 났다. 검붉은 핏물이 땅에 스며들어 물줄기와 합해지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날 춘복은 일당을 받고 닭 잡는 일을 했다. 백 포대 넘는 자루를 차로 실어 날랐다. 그날 밤 손끝에서 닭이 파닥거리는 느낌에 잠을 설쳤다. 그 증세는 며칠간 이어졌다. 방역차를 타고 온 직원은 산 전체를 뒤덮고 남을 정도로 뿌연 소독약을 뿌려댔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산속, 기계음만 들리는 그 속에서 고립된 죄인처럼 눈물을 흘렸다. --- p.66

춘복은 그 길로 집으로 가서 현미 두 되를 들고 다시 장터를 찾았다. 뻥튀기하는 장면은 늘 봐도 재밌고, 부풀려진 뻥튀기는 맛이 좋았다. 춘복은 어릴 때 명절 전에 마을을 돌며 뻥튀기를 하는 장수가 무슨 마법이라도 부리는 줄 알았다. 길게 늘어선 줄, 귀를 찢는 듯한 뻥 소리, 망 안에 들어간 튀밥에 이어 오목한 고무 받침대에 우르르 쏟아지던 뻥튀기의 하얀 알갱이……. 아저씨는 받침대에 쏟아진 튀밥은 한 줌씩 맛보는 걸 허락해줬다. 달착지근하고 사르르 녹는 맛이 일품이었다. 작고 단단한 쌀이 굵고 보드라운 튀밥으로 변할 때면 세상을 다 얻은 듯 가슴이 콩닥거렸다. 밤늦도록 집에 가지 않고 구경하느라 신촌댁에게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 춘복은 마법처럼 수희와의 일이 잘 풀리고, 병원비도 빨리 갚고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뻥튀기를 하러 갔다. --- p.68

가슴을 뛰게 하는 대상이 어느 날 마음을 지배하고 집착에 이르면 일상의 리듬이 여지없이 깨지기 시작했다. 사랑은 우울과 동의어가 되고, 상실과 동의어가 됐다. 마음을 차지한 것들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사랑에 빠진 순간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판단이 유보된 채 자신만의 우상 하나를 마음에 키울 뿐이다. 창기를 만났을 때도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직 이 남자만 옆에 있으면 될 것 같았다. --- p.118

머리 위에는 자수정이, 바닥에는 검푸른 물이 있었다. 두 사람이 스케치를 한다. 부드러운 곡선과 거침없는 직선이 어우러진다. 여자는 태우가, 남자는 수연이 맡아 음영을 넣는다. 희미하던 윤곽이 드러나고, 입체감이 살아난다. 물감을 칠한다. 가깝게 느껴지는 태우의 숨소리. 서로를 갈망하는 남과 여. 나신으로 밀착된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 수연의 붓이 그림의 귀퉁이를 누른다. 그림이 물속으로 빠진다. 색색의 물감이 풀어지면서 흐릿해지는 물빛……. 수연은 그림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보트는 계속 나아갔다. 그림이 점점 멀어져 갔다. 거무스레한 물 위에 그림 한 장이 희미하게 보이다 사라졌다. 수연은 그림을 잃어버려 미안하다고 말했다. 태우는 다시 준비할 테니 잊어버리라며 어깨를 토닥였다. --- p.191

금빛으로 넘실대는 들판에는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벼에 내린 투명한 이슬이 햇빛에 반짝거렸다. 군데군데 거미줄이 갓 세공을 마친 수정처럼 영롱한 이슬을 매달고 미풍에 가만가만 흔들렸다. 내 기분과 상관없이 벼들은 잘 여물어가고 있었다. 물이 많이 고이는 고논으로 들어가서 물 빠짐이 좋아지도록 논도랑을 치기 시작했다. 해마다 하는 일인데도 그날따라 허리가 뻐근하고 뒷다리가 평소보다 땅기는 것이 피로가 몰려왔다. 고인 물에서 비릿한 물비린내가 났다. 제대로 먹지 못한 바람에 속에서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어지럼증을 간신히 참으며 벼 포기를 뽑아 물길을 텄다. --- p.209

아내가 한창 부업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였다. 말이라도 나누려면 일을 같이하면 좋을 것 같아 아내 쪽으로 발걸음을 뗐다. 아내는 세 걸음 이내에 앉아 있었다. 물리적 거리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지만, 아내와 나 사이에 메워지지 않는 미세한 틈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렸다. 아내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말린 야생화가 장식된 머리끈으로 묶은 채 기계적으로 손을 놀렸다. 박스 안에는 아귀가 맞춰진 플라스틱 원형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고무 패킹을 집으려는 순간 아내는 눈을 치뜨곤 손사래를 쳤다. 일을 같이하다 보면 자연스레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말문이 트이거나 잠시라도 잡념에서 벗어날 텐데, 극구 말리는 바람에 나는 소파에 몸을 뉘었다. 걱정이 머리를 헤집어놓았다. --- p.223

고양이 우는 소리가 아기 울음처럼 들려왔다. 소리는 커졌다가 작아졌다가를 반복하며 절규하듯 이어졌다. 어미 고양이는 발정이 난 것 같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떠올린 건 내가 아내 생각에 골몰해 있었던 탓이었다. 아내는 지금도 패킹을 끼우고 있을 것이다. 나는 불현듯 아랫도리가 뻐근해져 왔다. 불쑥 솟아오른 성기는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모자를 쓴 사내에 대한 질투심이 불길같이 치솟았다. 아내의 패킹 끼우는 소리와 교성이 뒤엉켜 들리는 것 같았다. 아내는 젊을 때의 모습으로 내 곁에 누워 있다. 긴 생머리에서는 풋풋한 과일 향이 난다. 나는 아내를 부둥켜안는다. 고양이 울음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여섯 개의 면으로 둘러싸인 방안에 침묵이 흘렀다. 오롯이 나만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느끼는 익숙한 감정, 하지만 고립된 느낌이 서로 뒤섞였다.
--- p.241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정정화는 단단한 문장, 절제된 시선을 바탕으로 익명의 공간, 익명의 존재들의 삶을 고집스럽게 주시한다. 농부들, 노인들, 돈에 팔려온 외국인 여자… 지극히 평범하고 남루한 인물들과 그 삶의 풍경들은, 순전히 대도시의 과잉된 욕망 및 감각에 포획된 주인공들로만 넘쳐나는 작금의 여타 소설들과는 분명한 대비를 이룬다. 정정화의 이 첫 번째 작품집은 작가 자신과의 진지한 다짐이자 독자와의 약속이라 믿어진다. 지금 한국 소설이 은연중 외면하고 생략한 채 지나치려 하는 이 엄연한 현실의 실상, 그 들끓는 진흙탕에 내던져진 인간 삶에 대한 치열한 응시를 자신은 결코 포기하지 않겠노라는. -임철우 소설가

정정화는 농촌 사회의 정경을 참으로 맛깔나게 잘 쓰는 작가다. 하지만 거기서 머무르지 않고 부단히 새로움을 추구하여 소재와 서사의 지평을 넓혀 왔다. 도시와 농촌, 세대와 계급을 아우르는 풍성하고 다양한 이야기는 스토리텔러의 능력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뛰어난 묘사력에 힘입어 폭넓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에도 충분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귀한 것은 사람살이와 관계에서 인생의 기미를 예민하게 포착해내는 작가의 웅숭깊은 시선과 약자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와 연민이 아닐까. 그것이 소설을 얼마나 깊고 그윽하게 하는지. 읽고 나면 이상하게 이 힘겨운 세상, 그래도 다 용서하고 살아보고 싶다는 눈물겨운 생각이 든다. -권지예 소설가

정정화의 문장이 자연스러운 것은 감정을 담금질하는 숙련에서 온다. 주인공의 아픔에 감응하다 보면 독자는 보이지 않는 ‘사회의 그늘’을 발견한다. 사사로운 감정을 뭉쳐 사회 비판으로 인식을 넓히는 능청이다. 여운으로 다가오는 비애는 인간의 본성인 ‘사랑’을 파고드는 작가의 세계관에서 비롯된다. 소설의 행간 마디마디에 독자가 화답할 차례다. -장창호 극작가

상품정보안내

  •  주문 전 중고상품의 정확한 상태 및 재고 문의는 PC웹의 [판매자에게 문의하기]를 통해 문의해 주세요.
  •  주문완료 후 중고상품의 취소 및 반품은 판매자와 별도 협의 후 진행 가능합니다. 마이페이지 > 주문내역 > 주문상세 > 판매자 정보보기 > 연락처로 문의해 주세요.

부적합 상품 신고하기 신고하기

  •  구매에 부적합한 상품은 신고해주세요.
  •  구매하신 상품의 상태, 배송, 취소 및 반품 문의는 PC웹의 판매자 묻고 답하기를 이용해주세요.
  •  상품정보 부정확(카테고리 오등록/상품오등록/상품정보 오등록/기타 허위등록) 부적합 상품(청소년 유해물품/기타 법규위반 상품)
  •  전자상거래에 어긋나는 판매사례: 직거래 유도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판매자 배송
  •  택배사 : CJ대한통운 (상황에 따라 배송 업체는 변경 될 수 있습니다.)
  •  배송비 : 3,000원 (도서산간 : 3,000원 제주지역 : 3,000원 추가 배송비 발생)
배송 안내
  •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입니다.
  •  판매자 사정에 의하여 출고예상일이 변경되거나 품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6,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